괴롭히지 말아요, 나가토로 양

 

사실 나는 최신 만화라고 안보는 건 아니지만, 꼴리는 거만 보다보니 예전 만화를 좀 많이 보는데

작년 가을이었나. 타카기양이 완결났지.

그리고 그때 내가 나가토로랑 타카기양을 전혀 구분 못하고 있었단 사실을 깨달았어.

나가토로도 타카기인 줄 알았었음.

뭐 하여튼 그러고나서 아 좀 최신만화도 읽어야겠다 하고 본 게 코미양. 그리고 봐 봐야겠다 하고 생각했던 게 바로 나가토로였고, 다시 월급 타자마자 바로 이번에 사서 봄

 

개인적으로 메스가키를 별로 좋아하지 않음.

일단 그런 캐릭터들을 보통 씹덕 모바게에서 접하다보니까 캐릭터들이 상당히 단편적이고 그러다보니 행동이 예측이 되니까 그냥 재수없는 캐릭터처럼 보이는 거야.

나가토로도 그런 류의 만화라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그런 류 만화 중엔 가장 하드하게 남주를 굴릴 거 같아서 봐야지 싶었음.

구체적으로는 나는 캐릭터의 변화를 좋아하는데, 초반에 하드하게 굴리던 애가 러브코미디 전개로 변하는 모습이 제일 잘 보일 것 같아서 보고싶어졌음.

 

이런 류 만화가 그렇듯 주인공 둘이서 다 해먹는 만화잖아? 물론 조연들도 재미있는 애들이 많지만 비중이 그다지 많지 않고. 그런만큼 주연 캐릭터들에 주목해봤음.

나가토로는 내 예상보다 많이 순한 맛이었지. 1화부터 대놓고 호감을 표시할 거라곤 생각 못했음.

구체적으론 괴롭힘의 수위가 높진 않아도 본인의 감정을 주체 못해서 풀파워로 때려버린다던가 그런 코믹함을 기대했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더라.

물론 나가토로 행동의 이유 자체가 워낙 뻔히 보이다보니 순수하게 귀엽단 느낌이 강했고, 나가토로의 행동이 불쾌하다기보단 제 3자 입장에서는 공감하게 되더라고. 내가 안당하니까 그런 것도 있겠지마는.

특히나 장난질 하다가도 가끔씩 보이는 갭이 나가토로라는 캐릭터의 순수성을 잘 보여주지.

나가토로의 매력은 거짓된 행동에 비해 캐릭터는 상당히 솔직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선배에게 호감을 갖고 있고, 그 호감이 독자의 눈에는 정말 선명하고 강하게 보여. 선배 관련된 일이면 자기 친구나 가족도 견제하고 성격도 확 바뀌는 게 눈에 들어오지만, 선배에 대한 행동은 맨날 괴롭히고 놀리고 그런 것 밖에 없잖아.

이 부분이 나가토로란 캐릭터가 정신적으로 미성숙하단 걸 보여주고, 이 미성숙함이 나가토로라는 캐릭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거든.

실제로 작중에서 나가토로의 포지션은 후배고 동생 같은 느낌을 확 풍기잖아. 그런 애가 까칠까칠하게 굴면서 비비는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

 

두번째는 선배

선배는 상당히 유약하고 소극적인 캐릭터고 그와 동시에 나가토로처럼 솔직하지 못한 캐릭터지. 작품이 진행되면서 어느정도 개방이 되기는 하지만.

선배와 나가토로의 대비는 솔직하지 못하단 점에서도 차이가 드러나는데, 나가토로 같은 경우에는 순전히 자신의 감정 때문에 선배에게 거짓말을 한다면, 선배 같은 경우에는 이성과 윤리라는 개념 때문에 거짓말을 하거나 감정을 애둘러 표현하지.

이 부분이 후배 + 미성숙함인 나가토로보다는 성숙함이라는 점에서 대비가 되지만, 선배라는 캐릭터의 진짜 매력은 그 성숙함이 조금씩 이기적으로 변하면서 보인다고 생각해.

나가토로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서 선배에게 거짓된 행동을 하지만, 선배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면서 본성에 충실한 행동을 조금씩 하게 되잖아. 꼭 야한 게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변화라는 점에서는 나가토로보다 선배 쪽이 훨씬 마음에 들긴 했음.

근데 작품의 시작부터 나가토로의 감정이 워낙 확고하다보니 변화가 딱히 두드러지진 않더라. 조금 아쉬웠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욧시라던가 싯키 같은 조연 캐릭터들이 더 맘에 들기도 했고, 순수하게 귀여운 맛이 강해서.

 

그림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초반부나 후반부나 데포르메라던가 단순한 그림이 좀 있는 편이지만, 작가 특유의 과장된 표정이 상당히 잘 어울려서 캐릭터들의 감정이 강렬하게 전해지더라.

뭐랄까 캐릭터마다 주요한 표정을 하나씩 갖고 있는 느낌. 나가토로, 선배, 가모, 요시, 사쿠라, 싯키, 부장, 스노미야 등 캐릭터들이 메인으로 갖고 있는 표정이 강렬해서 그걸 데포르메한게 상당히 귀엽게 보이더라.

 

현재 연재분에는 무슨 갈등관계가 나오고 있다고는 하는데, 나는 정발충이라 거기까진 못봤고 그래서 연애물보단 코미디적 요소가 강하다고는 생각해. 물론 나가토로 귀여운 맛으로 다 해먹는 수준이라 상관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나가토로의 감정 변화나 변화한 모습이 필수적으로 보이긴 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네.


다음 만화는 짓궂은 안죠양

근래 본 만화중에선 상당히 마음에 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