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는 돼지답게 꿀- 꿀- 소리를 내야지?”


 -휙!


 데본셔의 엄격한 목소리와 함께, 승마용 채찍이 허공을 가른다. 아슬아슬하게 지휘관의 몸을 스쳐지나가는 풍압에 밑에 무릎꿇고 엎드려 있는 그의 몸이 움찔 떨린다.


 “...데본셔… 그만.”

 “데본셔가 아니라, 데본셔 님이겠지요?”


 -짜악!


 강렬한 고통. 등이 얼얼하다 못해 열상이 새겨졌을 등 뒤로 식은땀과 뒤섞인 비릿한 피냄새가 피어오른다. 지휘관은 이를 악문 채 힘겹게 다시 말을 내뱉는다.


 “이제 됐으니까… 그만하라고.”

 “하아? 지금 돼지가 명령질인 건가요? 데본셔의 돼지 주제에?”


 눈앞에 승마용 채찍이 흔들렸다. 지휘관은 마른침을 삼키며 가볍게 SM플레이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던 자신을 후회했다. 세이프 워드는 이미 수십 번 외쳤지만, 빌어먹을 함순이는 지금의 우위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적당히… 큭.”

 “적당히는 뭐를 적당히 하라는 지 모르겠네요. 정교회를 배신하고 카톨릭의 창녀들과 어울린 것도 적당히라고 해야할까요?”


 빌어먹을 리슐리외, 장바르 자매. 그새를 못 참고 정교회에게 티배깅을 시전한 것 같았다. 오늘도 장난스레 데본셔에게 SM플레이를 하자고 인사차 말했다가, 단단히 벼르고 있었던 청교회에게 ‘교정’ 당하고 있다는 것 정도가 인과를 설명하는데 충분할 지도 몰랐다.

 

 “정말이지, 주인님. 아니, 우리 돼지는 똑바로 교육시켰어야 했는데. 모두 무르다구요. 메이드장이 너무 오냐오냐 기른 게 문제입니다.”


 데본셔는 이틀 전에 메이드들에게 지시하던 메이드장을 갑자기 방안으로 끌고가 그대로 거사를 치른 것을 떠올리며 채찍을 쥐고 있는 손을 부르르 떨었다.


 방 문밖에서 세워둔 메이드들은 그 안에서 벌어지는 메이드장의 짐승처럼 낮은 울음소리와 거칠게 흔들리는 문 앞에서 어쩔 줄 모른채 그 자리에서 두 시간 동안 서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자신이었고. 그리고 팬티가 흠뻑 젖을 정도로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는 자신들을 무시하고 메이드장을 공주님 안기로 들어서 숙소까지 다시금 가는 무례하기 짝이 없는 행동에 이 날만을 기다리고 있기도 했다.


 “당신 같은 돼지는 저 같은 정당하고, 옳바르게 교육할 수 있는 존재가 ‘교육’해야만 합니다. 사정관리도 메이드장이나, 프랑스의 암캐들이 아니라. 이 데본셔가 직접 책임져드리지요.”


 데본셔는 하복부가 안쪽이 제멋대로 흔들리는 느낌을 받으며 조심스레 지휘관 머리에 발을 올렸다. 가버릴 것 같다. 다리에 힘을 조금만 줘도 될까. 허벅지 아래에 찐득한 음액이 질질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만하라고 했어. 경고야.”

 “경고는.”


 데본셔가 다시금 채찍을 들었다. SM 플레이를 위해 만들어진 채찍이기에 아무리 요령 좋게 휘두른다고 해도 얕은 열상일 뿐이었다. 마음대로, 내 마음대로 지휘관님을 교육시킬 수 있는 도구였다.


 -짜아아악!


 “큭!”

 “밑에서 꿀꿀 울어야하는 돼지가 아니라, 당신의 여왕님인 이 데본셔가 해야하는 거에요. 알겠나요?”


 데본셔는 환희에 가득찬 얼굴로 지휘관의 머리를 꾸욱 짓밟았다. 카페트 위에 이마를 박고 부들부들 떠는 지휘관의 모습에 가볍게 절정을 느낀 그녀는 길게 뜨거운 숨을 천천히 내뱉었다.


 이거야. 멍청한 프랑스 창녀들. 이렇게 쉬운 지휘관을 설득하겠다니 뭐하겠다니 하면서 자매가 동시에 깔고 뭉개지며 앙앙 울부짖다니, 이래서 개구리 놈들과 상종하면 안 됐다.


 “마지막 경고니까, 그만해. 정말로 화낼 것 같으니까.”


 잠시 여유를 주니 지휘관이. 아니, 돼지가 제멋대로 또 떠들고 있었다. 자신의 교육이 무른 것일까.


 “당신이 여기서 할 말은 꿀- 꿀- 밖에 없다고하지 않았나요? 정말이지, 구제불능의 좆방망이네요. 당신을 사모하는 마음이 있기에 조금은 사정을 봐주려고 했지만, 이렇게 말 귀를 못아아 먹어야.”


 데본셔가 손을 높이 들어올렸다. 지휘관의 식은땀이 잔뜩 묻어서 번들거리는 승마용 채찍이 중력을 타고 거칠게 휘둘러졌다.


 -꽈아아악.


 아니, 휘둘러질 뻔했다. 데본셔의 눈이 커졌다. 가볍게 속박하긴 했어도 그래도 꼼꼼하게 묶어둔 밧줄을 풀고 지휘관이 서 있었다. 아니, 자신의 손목을 잡고 있었다.


 “적당히 놀아주려니까, 끝도 없이 까불고.”


 자신의 손목을 강하게 움켜쥔 지휘관이 낮게 으르렁 거리자 데본셔가 멍하니 눈을 깜빡이더니 채찍을 쥔 손을 움직이기 위해 힘을 준다.


 “노, 놓아! 놓으라구요! 돼지 주제에! 어떻게, 어떻게 내 속박을…!”

 “배려해준다고 너무 살살 묶었잖아. 채찍질도 장난스럽고, SM플레이도 제대로 모르는 주제에 그런 표정이나 짓기나 하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지휘관의 짐승같은 눈동자에 데본셔는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끼며 막 태어난 사슴처럼 허벅지를 부르르 떤다.


 “새로 인재가 들어왔나 싶었지만, 별거 아니잖아. 정말이지….”

 “노, 놓으세요! 지금, 다시, 제대로 해드릴…. 꺄악!”


 잠시 몸이 부웅 뜨는 느낌에 데본셔는 저도 모르게 비명을 내질렀다. 세이렌과 싸울 때 어뢰에 직격당했을 때와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닌 고통이었다. 아니, 고통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그냥 힘으로 내던져진 것 뿐이니까.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격한 위기감을 느끼는 데본셔는 침대 위에서 덜덜 떨며 지휘관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함순이는 말이야….”

 “다, 다가오지 마세요! 돼, 돼지주제에! 그, 그만!”


 침대에 성큼성큼 다가오다 못해 자신의 발목을 잡고 그대로 들어올리는 지휘관의 행동에 데본셔가 사정해보지만 함대에 날고 긴다는 년들과의 기싸움에서 매우 높은 확률로 승리를 점하는 지휘관에게는 통할리가 없었다.


 어느새 벗어 던진 것인지 모를 벨트가 침대 옆에 던져지며 그 우람한 고기몽둥이가 세상밖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제대로 된 SM플레이를 알려줄게, 데본셔. 열심히 공부하라고.”

 “그, 그만! 너, 넣지마세요! 자, 잠깐…! 처, 처음은 이, 이런 게 아니라! 수, 순서에 마, 맞…. 우우….”


 푹 젖어있는 살단지에 애무 따위 필요 없어 보였기에 그대로 꽃잎 아랫부분의 구멍에 그 무자비한 크기의 육봉을 억지로 비비며 밀어넣는 지휘관의 행동에 데본셔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다.


 “가짜 돼지 여왕님은 이런 취급이 맞다고, 오늘 제대로 교육 시켜줄 테니까. 똑바로 꿀꿀- 하고 울게 해줄게. 응?”


 비릿한 미소를 짓는 지휘관의 모습에 데본셔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푸우우우욱!


 “우우우우…..”

 “넣는 것만으로 가버린 거야? 여왕님하고 싶었던 거 아니었어, 데본셔?”

 “으아… 아으… 자, 잘못….”


 -푸우우욱!


 그 거대하기 짝이 없는 육봉이 데본셔의 복부 안쪽을 휘저으며 용서를 구하는 암컷의 말을 끊는다.


 “오옷…. 오…. 오오옷….”

 “진짜 돼지처럼 우네, 데본셔?”

 “흐으… 자, 잘못…. 우욱…!”


 -찌걱!


 단호하게 허리를 흔드는 지휘관의 행동에 대본셔가 짐승처럼 낮은 울음 소리를 낸다.


 “그러면 제대로 울어야지, 돼지 여왕님? 응? 꿀- 꿀- 이라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주인님의 모습에 데본셔는 눈물을 질질 흘리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아직 교육이 필요해보이는 모습에 지휘관이 움직일려는 찰나.


 “꾸… 꾸울… 꿀… 꿀꿀…! 꿀꿀! 꾸우우울!”


 지휘관에게 제대로 교육받을 마음이 생긴. 아니, 마음이 꺾인 데본셔는 SM의 플레이의 여왕님이라고 자신하던 모습과 다르게 너무나도 손쉽게 돼지처럼 울음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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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야하지는 않게 썼는데, 연재처에서 수위로 말이 많아서 걍 18붙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