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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우스

 ~해프닝!?

???: …주인님! 영예로우신 주인님!?


쏟아지는 햇빛과 파도 소리, 처음 보는 해변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시리우스: 다행입니다…! 영예로우신 주인님께서 무사하셔서……!


그것은 갑작스런 일이었다.


나는 항로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장거리 항해에 나섰지만, 그만 폭풍우와 맞닥뜨리고 말았다.


원래라면 이 정도의 폭풍우로 조난당할 리는 없겠지만…. 하필이면 낙오된 세이렌 양산함을 만나 전투가 벌어졌고, 그 후――


시리우스: 아직 경황이 없으실 텐데 송구합니다만, 일단 현 상황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시리우스: 어흠. …주인님께서 탑승하고 계셨던 양산함은 폭풍우 속에서 돌진해 오던 세이렌함과 충돌하고 말았습니다.


시리우스: 전투 중이라 양산함을 전개하진 못했지만, 시리우스가 어떻게든 영예로운 주인님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섬으로 밀려와 버렸습니다…….


…………


시리우스와 단 둘이 이 고도에 조난당했고, 연료 부족으로 양산함을 이용해 모항으로 귀환할 수도 없었으며, 지금은 이렇게 구조 신호를 보내며 동료들의 구원을 기다리는 중이라…….


시리우스: 영예로우신 주인님의 호위를 자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시리우스: 영예로우신 주인님. 부디 이 천한 메이드에게 벌을 주십시오…!


눈물 젖은 얼굴로 말하는 로열 메이드 시리우스. 그런 말을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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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우스: 영예로우신 주인님. 텐트가 준비되었습니다!


가지와 각종 표류물들을 이용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텐트가 세워졌다.


시리우스: 영예로우신 주인님. 잠자리가 준비되었습니다!


주워 모은 부드러운 잡초와 시트로 즉석 침대가 만들어졌다.


시리우스: 영예로우신 주인님. 욕조가 준비되었습니다!


표류하는 연료 드럼통을 이용해 즉석 욕조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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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난에 대비해 휴대하고 있던 식료품으로 식사를 끝낸 후, 시리우스가 준비해 준 욕조에 들어갔다.


시리우스: 후우…………. 죄송합니다. 영예로우신 주인님.


시리우스: 결국 발단은 시리우스가 영예로우신 주인님을 지켜내지 못한 탓인데, 이렇게 주인님에게까지 폐를 끼치게 되어서….


하지만 시리우스가 없었다면 짧은 시간에 이렇게 여러 시설들을 준비할 수 없었을 것이다. 뭐가 됐든 혼자서 하려면 역시 힘드니까.


다행히 호위 임무에 능숙한 시리우스는 체력도 기사대 수준이어서, 힘쓰는 일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그녀의 덜렁이 기질을 생각하면 역시 혼자 하게 놔둘 수는 없었다.


시리우스: 영예로우신 주인님. 물 온도는 어떠십니까?


시리우스: 시리우스, 아직 메이드로서는 미숙하고, 솔직히 잘 해낼 자신이 없어서…


시리우스: …평소에는 다이도나 메이드장, 동료들의 도움만 받고 있는지라 혼자서는 영예로우신 주인님께서 만족하실지….


드럼통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자니, 시리우스의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로열 메이드대 내에서 시리어스의 메이드로서의 실력은 빈말로도 높다고 할 수 없다.


시리우스: 처음에 영예로우신 주인님의 양산함이 세이렌과 충돌했을 때, 만약 영예로우신 주인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봐 불안해서 어쩔 줄을 몰라서….


시리우스: 영예로우신 주인님을 발견했을 때는,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봉사할 수 있을지, 역시 불안했습니다….


시리우스: 메이드장의 말을 빌리면 “쾌적하고, 우아하고, 마음 가는 대로”라고 합니다만, 시리우스가 아는 한도 내에서 정말로 그걸 실천할 수 있을까요….


시리우스가 생각하고 있는 만족스러운 봉사가 어떤 것인지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이 환경에서 그걸 실현하는 것은 역시 무리지만.


그래도, 필사적으로 노력해서 이루려는 그녀의 마음만은 제대로 받아들이고 싶다.


시리우스: 마음만이라도… 받아주시는 건가요?


시리우스: 감사합니다, 영예로우신 주인님!! 아아, 시리우스는 어찌나 행복한지…….


시리우스: 천하고 서투른 메이드임에도 불구하고 영예롭고 다정하신 주인님께서 “마음만으로” 만족하셨다고 말씀해 주시다니….


시리우스: 마음… 아뇨. 시리우스 자신을 영예로우신 주인님께 바치겠습니다…!


시리우스: 영예로우신 주인님. 부디 무엇이든지 이 시리우스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좀 과한 반응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기대에 부응해서 물의 온도를 조금만 더…… 어?


시리우스: 앗…! 영예로우신 주인님, 동료들의 구조대입니다! 살았습니다!!


좋아. 이제 동료들에게 무사히 돌아갈 수 있어. ……그 전에 일단 옷을 입어야지.


시리우스: ………아아!!!!


시리우스: 죄송합니다, 영예로우신 주인님!! 시리우스가 실수로 그만 주인님의 옷을…, 옷을…… 목욕물의 연료로…….


시리우스: 으으… 영예로우신 주인님. 부디 이 천한 시리우스에게 벌을 내려주십시오…!


시리우스와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알몸이 되어버린 건지를 동료들에게 필사적으로 설명한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 나가토

 ~소녀친목회

야마카제: 기다리고~!!


무츠: 기다렸던~~!!


우미카제: 지휘관님과의 파, 파티……입니다!


야마카제·무츠: 예~~~~~~이!!


카와카제: …………하아…….


평소 인기척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천수각은, 여러 함선과 대량의 만쥬(와 유흥물과 음식 음료 그 외 등등)로 매우 붐비고 있었다.


나가토에게 “친목회” 초대를 받아 이렇게 성에 오게 되었다만…….


야마카제: 무츠 님. 이 “버팔로 윙”이라는 거 엄청 맛있대!


우미카제: 하으으, 야마카제. 맨손으로 먹다니 그렇게 황공한 짓을…….


무츠: 진짜!? 먹을래 먹을래! …달콤하고 살짝 신맛도 나고…. 카와카제, 이거 어떻게 만들어?


카와카제: …! 죄송합니다. 바로 조사하겠습니다.


무츠: 야마카제가 준비한 마술은 언제 해? 우미카제는 안 해? 나가토 언니한테도 보여 줄래!


야마카제: 바로 준비할게! 좋~아! 야마카제의 엄청난 마법을 보여줄 테다-! 오-!


딱딱한 친목회는 아니겠다 싶었지만, 그럼에도 이런 “파티” 분위기일 줄은 상상 못했다.


모두 시끌벅적 즐기는 건 좋다만…….


주최자이자 주역인 나가토가, 이 자리에 없다.


----


나가토: ………윽!?


나가토: 그, 그대인가. “파티”라던가 하는 것은 즐기고 있느냐?


천수각을 나오자, 바로 옆 통로에서 파티를 몰래 훔쳐보고 있는 나가토를 발견했다.

안쪽 상황이 궁금한 거라면 왜 참석하지 않는 걸까…….


나가토: 그, 그다지 참석하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애초에 친목회를 열자고 한 건 다름 아닌 이 몸이었으니.


나가토: 하지만 중간부터 무츠가 점점 예정을 탈선시켰느니라. …요리가 부족하다든가 지휘관이 재밌어 할 것 같지 않다든가….


나가토: 깨닫고 보니 친목회가 아니라 “파티”가 되어 있었다…….


……원래의 “친목회”는 무슨 느낌이었을까.


나가토: 그, 그야 물론 히에이가 자리를 주선하고, 평소의 감사를 담은 사사를 카와카제에게 읽게 하고, 그리고…….


나가토: 연합함대의 총기함인 짐이 지휘관만을 초대하는 친목회이니만큼 이 정도의 격식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과연. 그러니 무츠가 “재밌을 것 같지 않다”라고 한 거로군…….


친목회든 파티든 나가토의 마음은 충분히 전해지기에 격식에 연연할 생각은 없지만, 기왕이면 “즐겁게” 하고 싶은 것도 이해가 간다.


나가토: (힐끔힐끔)


나가토: (안절부절)


무엇보다 나가토 역시 파티를 꺼리기는커녕 같이 즐기고 싶은 모양이다.


나가토: 모, 모처럼 초대받은 것인데 짐이 즐기지 못하면 그대도 흥이 깨질 테지. 하면 주역은 무츠에게 양보하고…… 응?


나가토: 그, 그대! 대체 뭘 하는 건가!? 그, 그렇게 잡아 끌면――


마음을 정하고 나가토의 손을 이끌어 통로에서 파티장으로 데려왔다.


야마카제: 다음 마술은~ 꽃보라와 비툴기다아!!


나가토: 이, 이놈! 이 손 못지 못할까!


무츠: 나가토 언니하고 지휘관이다!!


(퍼―――――엉!)


카와카제: 어호(御狐)님!


우미카제: 으아아아! 어어어찌 이리도 황공할 데가…….


나가토: …………엥?


꽃보라가 흩날리는 가운데 야마카제의 실크해트를 뚫고 날아오른 비둘기들이 천수각에 들어온 나와 나가토의 어깨와 머리에 앉았다.


……………….


나가토: (안절부절, 두근두근)


넋이 나간 나가토는 조심조심 손을 들어 내 얼굴을 향해 팔을 뻗었다.


나가토: 그, 그대. 코 밑에 깃털이 붙어 있느니……라?


………뭐?


야마카제·무츠: 콧수염이다-!


우미카제: 후, 후후훗……. 콧수염이네요, 지휘관님.


카와카제: ………풉.


나가토: ……후, 후후훕……푸하하하하!


모두: 아하하하하하하하하!


흥겨운 웃음소리가 천수각에 울려퍼졌다. 나는 나가토를 바라봤다.


그곳에 있는 것은―― 제사를 집전하는 어호, 연합함대 총기함이 아니라 동료들과 함께 어울려 웃고 있는 어린 소녀였다.




● 론

 ~취미 교제

론: ♪~♪~♪~


론: 자, 지휘관님. 오래 기다리셨죠~


론은 신나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점심을 실은 트레이를 내 앞에 가져다 주었다.


론: 직접 드시겠어요? 아니면 아앙~ 해드리는 게 좋을까요? 후후후.


론: 어느 쪽이라도 괜찮아요~ 지휘관님을 위해 만든 요리니까요.


론: 저번에, 지난번보다 잘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 너무 기뻤답니다~ 그래서 오늘도 분발해봤어요♪


론이 만든 요리를 언제 칭찬했는지는 까먹었지만…. 확실히 론의 요리 실력은 요즘들어 점점 능숙해지고 있다.


적당한 양에 식욕을 돋우는 냄새와 빛깔. 그리고 플레이팅…….


(츄릅)


론: 지휘관님. 그러고 보니 요즘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고 계시나요?


론: 평화로운 건 좋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일상이란 가끔 허무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론: 지휘관님이 함께 있어주시는 덕에 저는 괜찮지만, 지휘관님은 조금 걱정되네요.


론: 사무 업무라든가, 모항 시설의 일상 점검이라든가, 그리고…… 위탁이나 임무?


(냠냠)


론: 아무리 비서함이 도와준다고 해도 업무는 어느새 루틴이 되어 버리지요.


론: 저희는 지휘관님 대신 싸울 수는 있지만, 지휘관님 대신 결재 같은 건 못하는 걸요.


론: 흔히 말하는… 아드레날린? 음… 트랜스? 프렌지? 같은, 조금 다르지만 저희 함선에도 비슷한 감각이 있습니다.


론: 그것은 포화로, 의장으로, 적을 쓰러트리고, 짓밟는 감각…. 이를 직접 체험할 수 없다는…… 그런 의미에서


론: 어떻게 보면 지휘관님이 조금 불쌍하네요.


(우적, 우적)


론: 아, 그래도 지휘관님 말씀대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취미 활동에 몰두하는 건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론: 자기가 하는 것도 좋고, 남에게 추천받는 것도 좋죠~ 요즘은 퓐의 노래를 듣고 있답니다.


론: 이렇게 요리를 만들고, 그 요리의 뒷정리를 하고 있으면 싸움만큼은 아니지만 약간의 충실감을 느껴요.


론: 지휘관님을 위해 하는 거라면, 더더욱이요♪


론이 준비한 요리를 다 먹었다. 살짝 멍했던 감각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론에게 손수 요리를 대접받는 날이었다.


론: 죄송합니다. 이야기가 빗나갔네요. 지휘관님의 스트레스에 대해 얘기하던 참이었죠~


론: 저는, 사실 스트레스를 받고 계신 지휘관님을 보면 마음이 괴로워져요.


론: 누군가가 지휘관님을 다치게 하는 것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휘관님께서 혼자 떠안아 버리는 것도 어떻게든 해드리고 싶어요.


론: 그래서, 이렇게 지휘관님을 달래 드리기로 했답니다.


(꼬옥)


내가 젓가락질을 멈춘 틈을 타 론이 다가와서 포옹을 해주었다.


론: 언제나 열심히 하고 계시네요~ 정말 장하답니다~


론: 목욕하고, 기분 좋게 자고, 맛있는 밥을 먹고, 뭐든 다 잊어버릴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마음이 한층 가벼워지기를.


론: 론과는 달리, 싸울 수 없는 지휘관님은 이런 것 만으로밖에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따스한 포옹 가운데 그녀――론의 향기가 코에서 뇌로, 온몸으로 스며든다.


전장에서 귀신처럼 적을 유린하고 철저히 박살내는 그녀의 철과 피 냄새가 아닌, 포근하고 “따스한” 향기.


론: 저도, 지휘관님께 이렇게 해드리면서 여러 가지로 해소되고 있답니다.


론: 네. 이렇게 지휘관님의 한정된 시간을 빼앗아서, 평소 모두를 이끄는 지휘관님이 조금 약해져 있는 모습을 눈에 새기는 게….


론: 최고로 기분 좋아요♡ 후후후♡


귓가의 속삭임과 함께 그녀의 팔에서 벗어났다.


론: 음… 슬슬 시간이 다 되었네요~ 리필은 나중에 또 하도록 하죠.


론: 제 취미에 어울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어요~


평소와 같은 다정한 얼굴로 돌아온 론은, 일어나 방문을 열어 주었다.


론: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역시 조금 이상하네요~ 이 취미.


론: 후후훗. 지휘관님, 자――――


론: 자유  로워져도 괜찮아요~



론 마지막에 무슨 의미인지 진짜 모르겠다 대체 머임??? 저기는 왜 띄워 놓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