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끝에도 있지만 미리 세줄요약

1. 메이플은 의외로 시즌제가 가능한 구조임

2. 근데 운영진이 일하기 싫어서 안했음

3. 원창섭 병신


특정 레벨마다 열리는 신규 지역과 해당 지역에서 진행되는, 하지만 메인 스토리아크에 연결성을 가지는 신규 스토리를 대형 패치마다 주요 컨텐츠로 제공한다는 시스템은 대다수 시즌제 rpg들이 채택하고있는 형태의 진행방식임.

대표적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그런 방식을 채택중이고, 국내에서는 운영과 주류 유저성향 때문에 고개도 못 들지만 해외에서는 와우랑 호각을 겨루는 파이널판타지 14도 마찬가지임.

얘네는 월정액이니 그런거 아니냐 라고 한다면 플레이 자체는 무료로 가능한 로스트아크나 검은사막조차도 거의 같은 방식으로 게임 패치를 진행하고 있고, 얘들은 메이플처럼 부분유료화인데도 메이플과 달리 성장을 판매하지는 않음.

메이플스토리도 아케인리버 사가가 시작됐을 때 이런 방식으로 바꿀 수 있었음. 단순히 신규 지역 나왔다고 구 지역 최종템을 못쓰게 하는 것만이 시즌제는 아님. 대다수 시즌제 게임들이 하드리셋처럼 보이는 소프트리셋 구조를 채택하고 있음.

캐릭터 레벨이 아닌 아이템 레벨 기반의 레벨 스케일링을 하는 게임들의 경우, 일정 시점까지는 이전 시즌의 최종 단계 아이템이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이전 단계 아이템들에 대한 접근성을 매우 늘려서 신규 유저들이 유입하기도 좋게 만들어줌.

그리고 만일 이전 시즌 아이템을 쓸 수 없게 만드는 방식이라면 이 경우에는 시즌 전용 육성 가이드라인을 주고 그 안에서 현 시즌 최종 단계 아이템까지 도달하기 쉽게 각종 지원을 제공함.

하지만 메이플은 이 두 가지 방식 중 어떤 것도 채택하지 않았음. 기본적으로 위 방식들은 모두 신규 지역이 다음 패치까지 기다리면서 천천히 진행할만큼 컨텐츠 볼륨이 크고 최종장비가 계속 나오며 그 장비에 도달하기까지 누구나 충분히 획득에 도전할 만하고 도전하고 싶어진다는 전제 하에 가능함. 세 전제 모두 메이플에서는 통하지 않음.

메이플도 이렇게 하려면 충분히 할 수는 있었음. 소멸의 여로를 만들 때 에르다 기억 모으는 것과 불새 타는 것 사이에 보스를 하나 넣고 아르마도 정규 보스화해서 볼륨을 키우고 "감정의 기억 장비" 세트와 "에르다 ○○○(직업명) 장비" 세트를 만들어 유저들이 앱솔랩스 다음 티어 장비를 가지게 만들 수 있었지만, 그런 건 전혀 없었음.

아이템 가치보존에 대해서 얘기하고싶은 사람도 있을거임. 템값수호단이 아니라도 51별 시대를 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럴만 함. 근데 그것도 방법은 있었음. 맨 처음 아이템을 설계할 때부터 150레벨 보스장비가 일부 고래를 제외한 모든 유저의 종결템이 될 수는 없는 스펙으로 만들었으면 됐을 일이고, 잠재나 추옵은 전승으로 윗 단계 장비에 올릴 수 있게 만들었으면 될 일임. 이랬으면 거래는 적더라도 개인이 소유한 아이템의 가치 자체는 보존됐을 거임.

이 얘기하면 그럼 게임사는 뭐먹고사냐는 사람도 나옴. 근데 사실 유저 입장에서 그건 아무 상관이 없음. 그럼에도 게임사가 걱정된다면, 얘들은 여전히 자석펫과 코디템을 이중가챠로 팔고 있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될거임. 물론 스펙을 돈으로 파는 것보단 덜 벌리겠지만, 그 일러 사건 이전까지 메이플의 아트팀은 호평이 더 많았다는 걸 생각해보면 "유저가 갖고싶은" 코디템을 많이 팔면 매출에 보탬이 안 될 수가 없음.

어쩌다보니 글이 겁나 길어졌는데, 내가 하고싶은 말은 메이플은 시즌제 게임이 하는 것들 중 작업강도가 높은 것만 빼고 전부 다 하고있다는 것임.

논쟁이 생길 수도 있는 글을 썼다는 건 나도 알고 있지만 나는 비겁자라서 싸우고싶진 않음. 그러므로 반박시 니네 말이 전부 정답이며 원창섭은 병신임.


세줄요약

1. 메이플은 의외로 시즌제가 가능한 구조임

2. 근데 운영진이 일하기 싫어서 안했음

3. 원창섭 병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