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남들이 제 글씨 못 알아봄.

그래서 일기장 쓰면 남들이 내꺼 뒤져봐도 뭔 글씨인지 모름.

보안유지 생각보다 잘되서 은근 꿀임.

에니그마 암호 이딴 거 필요없음. 그냥 내 필체로 글씨쓰면 그게 암호임.

2차 대전, 냉전 시절, 현대전까지 겪어온 암호 해독가 모셔와도 못 품.


문제는 분명 내가 쓴 일기장인데, 나도 못 알아봄.

볼펜으로 쓰나 연필로 쓰나 6개월 정도 지나면 글씨 번지거나 빛바래있거나 함.

나도 내 일기 읽는데, 몰라봐서 그냥 당시의 상황이나 내가 느낀 감정이나 맥락으로 내가 여기 쓴 단어를 유추해가면서 읽음.

그러면 문맥이 맞아 떨어지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