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동쪽 바다 산호숲 어딘가엔

다 죽어가는 늙은 조개가 산다


백옥같던 조갯살은 누렇게 삭아지고

별을 품던 눈조차 탁해진 늙은 조개는

백발에 머리 빠진 우리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 누구보다 밑바닥에 살며 모래를 이불삼아 살았을

그러나 누구보다 출렁이는 햇빛을 동경한

오랜 세월을 함께한 조개의 꿈은


희노애락은


이윽고 눈부신 진주를 낳았다


당신의 아름다운 인생의 찬사가

아직 못 다 이룬 꿈에 대한 아쉬움이

고통스러웠던 삶의 탄식이 담긴 오색빛깔의 진주는

그 무엇보다 찬란한 삶을 살아온 당신의 일기장이다


푸르른 동쪽 바다 산호숲 어딘가엔

살아 숨쉬는 듯 빛나는 진주보석이 묻혀있다






똥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