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아키] 아란,



[아키] 아란, 일어나, 회사 갈 시간이야


[아란] ......

[아란] 응......

아란은 자리에서 일어나 오랜만에 직장에 출근할 준비를 했다.

[리프] 안녕히 주무셨어요, 아란?

[아란] 응, 그래 잘 잤어

아이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아침으로 간단한 쉐이크를 먹고 곧바로 씻은 후 출근을 준비했다.

[아란] 응? 내 가방이 어디갔지?

[아키] 여기,

[아키] 내가 아란을 위해 준비했어

[아란] 아, 고마워, 아키

[아키] 잘 갔다와

[리프] 안녕히 다녀오세요, 아란

[아란] 갔다올게, 얌전히 집 보고 있어

그렇게 아란이 집을 떠난 후,

사이는 TV로 드라마를 보고 있고

밀리는 컴퓨터로 여러 기사를 알아보고 있고

리프는 조용히 앉아있었다.

아키는 침실로 들어가 파란 상자를 조용히 열었고, 상자 안에서 파란색 꽃을 꺼냈다.

[아키] .....

[아키] 박사.......













[소방관] 어서! 빨리 진압해!!!

[소방관2] 불길이 줄어들질 않습니다!!!!

한 건물이 통째로 불길에 휩쌓였다.

그 순간,

[소방관] 안돼!!!

아키가 불길속으로 뛰어들었고 소방관이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

[아키] 죄송해요. 가야만 해요.... 찾아야할 사람이 있어요,

아키는 소방관을 뿌리치고 불길속으로 뛰어들었다.

아키는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건물 계단을 타고 내려간 후,

건물 이곳 저곳을 뒤지며 박사를 찾기 시작했다.

[아키] 박사!!!

[아키] 박사, 어딨어!!!!!!

그렇게, 불길속에서 아키는 박사를 찾아 해맸다.

[아키] 박사!!!!!

아키는 박사를 목청껏 소리치며 찾았다.

쿵! 쿵!

[아키] 박사....?

어느 한 방의 문이 덜컥거리자, 아키는 손으로 문을 열기 위해 힘을 썼다.

[아키] 끄으응......

결국 아키는 힘으로 문고리를 내려쳤다.

쾅!

쾅!

쾅!

마침내 문고리가 부서졌고 안에서 사람이 나왔다.

[박사] 으... 아파라....

[아키] 박사....?

아키가 간절히 찾기를 바라던 자신의 박사였다.

[아키] 박사!!!!

[아키] 박사.... 보고 싶었어....

아키는 박사를 본 순간 바로 그녀를 끌어안았다.

[박사] 아키..... 고마워.... 우선 여기를 나가자,

[아키] 그래, 우선 여기를......

펑!!!!!



콰당!


















[박사] 아키......?

[박사] 아키!!!!

건물의 물건이 폭발한 나머지, 아키는 박사를 끌어안은채 폭발에 휘말렸고 그대로 불바닥에 넘어졌다.

[박사] 아키!!! 일어나!!

[아키] 으으으......

[아키] 박사.... 괜찮아....?

[박사] 아키.... 너 다리가.....

아키의 왼쪽 다리가 폭발로 인해 완전히 만신창이가 되었다.

[아키] 괜찮아 박사..... 내가... 내가 꼭 데려다줄게....

아키는 박살난 다리를 잡고선 박사를 업으려 했다.

[박사] 아키, 지금 업으면 못견딜거야, 안돼

[아키] 아니야, 할 수 있어.... 그러니깐.... 날 믿어줘

[아키] 안그러면 불바다가 된 여기를 못빠져나가...

[박사] 아키.....

그렇게, 아키는 박사를 업은채로 힘겹게 앞을 나섰다.

[아키] 박사, 무슨일이 있어도.... 반드시 박사를 구해줄게.... 꼭, 박사를 행복하게 만들어줄게......

[아키] 내가... 박사를 많이 좋아하는거... 알지....?

[박사] 알지, 나도 아키를 많이 좋아하는걸,

[아키] 돌아가면, 꼭 옆에 있어줄게, 어서 가자

그 순간,



[소방관] 건물이 무너진다!!!! 어서 피해!!!

순식간에 건물 1층 천장이 무너져내렸다.

[아키] 안돼.....

[아키] 안돼!!!!!

아키는 필사적으로 몸을 돌려 박사를 끌어안았다.

아키의 등으로 수 많은 불에 젖은 구조물들이 넘어졌다.














[아키] .....

아키가 정신을 차린 후에는, 수술대에 누워있었다.

[아키] 박사....

[아키] 박사!!!!!

수술대를 박차고 나온 순간,

쾅!

[아키] 아야......

[아키] 어....?

아키의 왼쪽 다리는 기계부품으로 둘러쌓인 다리로 변해있었다.

[아키] 이건.....

게다가 피부도 상당히 그을려 있었고, 몸에서도 꽤나 망가진 신호들이 눈에 보였다.

[기술자] 눈을 떴네,

[아키] 당신은....?

[기술자] 너, 인명 구조를 하려 했었지...?

[아키] 내가 업고있던 사람..... 어디있어....?

[아키] 살아 있는거 맞지.......? 제발..... 제발..... 맞다고 해줘.....

[아키] 제발 부탁이야.......

아키는 울음을 쏟아내며 자신의 옆에 있던 사람에게 빌었다.

[기술자] ......

[기술자] 미안하다.....



그 말은 들은 아키는, 바닥에 주저앉은채 허공만을 바라보았다.

[아키] 박사........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바닥에 엎드렸다.

마치 어미 잃은 양처럼 서글프게 울었다.

한동안 그칠지 모르는 눈물을 마구 쏟아냄과 동시에, 처음으로 부정적인 감정들을 많이 알게된, 그런 하루였다.











.............

[리프] 아키, 무엇을 하고 계신가요?

[아키] 리프...?

[아키] 잠시 나의 박사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었어,

[리프] 박사님이요....?

[아키] 응.....

그렇게, 둘은 한참동안 대화를 나눴다.











[리프] 박사님은 당신을 원망하지 않을거에요. 오히려 아키가 박사님의 옆에 있어줬기에, 아키가 박사님을 좋아하는 것처럼 박사님은 아키를 좋아할거에요.

[아키] 응, 박사가 나한테 많은 것들을 해줬으니깐, 아마 그럴것 같아

[아키] 리프,

[리프] 예?

[아키] 있잖아, 나는 더 이상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싶지 않아,

[아키] 소중한 사람이 사라지는걸로 슬퍼하고 싶지 않아,

[아키] 더 이상 그런 감정들을 느끼고 싶지도 않고, 그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는 것도 싫어,

[리프]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아키

[아키] 비록 이런 몸이지만 내가 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기꺼이 도울게

[리프] 너무 무리하진 마세요 선배,

[리프] 그리고 아키 선배, 아란이 집 전화로 아키를 만나고 싶다 했어요, 아키가 회사에 와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아키] 응? 아란이?

[리프] 네, 아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대요.

그 말을 들은 아키는 곧바로 집을 나섰고 아란의 회사로 향했다.



[아키] 아란.... 나한테 어떤 말을 해주려고 그러는거지?

아키는 오토바이를 타고 4분만에 아란의 회사 정문에 도착했다.

[아란] 아키! 여기야,

[아키] 아란!

아키는 오토바이에서 내려 아란을 만났다.

[아키] 아란, 일은 안해도 되는거야?

[아란] 쉬는시간이라 지금은 괜찮아,

[아란] 그보다 아키, 우리 조금만 걸을까?

[아키] 응,

아란과 아키는 공원을 산책하기 시작했다.

[아란] 아키, 궁금한게 있어,

[아키] 뭔데?

[아란] 아키는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고 싶은거지?

[아키] 응,

[아란] 그렇구나, 아키가 사람들을 구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몸 상태가 안좋아서 속상해 하는거 같아서,

[아키] 응..... 사고의 희생자들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인물이니깐,

[아란] (아키랑 박사도...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였겠지?)

[아란] 아키가 구호활동을 그만 둔 이후로 너무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불러봤어,

[아키] 그렇구나....

[아키] 아란,

[아란] 왜 그래?

[아키] 있잖아,

[아키] 나는 더 이상 구호활동을 못하는 몸이지만,

[아키]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해도,

[아키] 그것이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드는거라면,

[아키] 나는 할거야,

[아란]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는거야, 아키

[아키] 나는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으니깐, 남들에게 슬픈 감정보단 행복한 감정을 주고 싶으니깐,

아란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란] 아키, 누가 뭐래도 너 자신이 제일 소중한거야, 그런 생각은 하지 마

[아키] 하지만... 나는 박사를 잃은 이후로 생각이 바뀌었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감정을 알아버리고, 두번 다시 그런 끔찍한 경험을 남들도 느끼고 싶게 만들기는 싫었거든,

[아란] 그렇구나.....

[아란] 아키, 여기 벤치에 조금만 앉을까?

[아키] 여기.... 벤치.....?

[아란] 왜 그래? 뭔가 걸리는게 있어?

[아키] 그건......

아키가 벤치에 앉으며 말했다.

[아키] 이 벤치는..... 나에게 특별한 기억이 있는 공간이야,

[아키] 나의 박사가, 이 공원 벤치에 앉아서 파란 꽃을 줬거든,

[아키] 내 머리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아키] 나는 그 때 처음으로 물건이란 걸 받아봤어,

[아키] 내가 태어날 때는 나는 어떠한 감정도 없는 상태였거든,

[아키] 하지만, 박사와 함께 살면서 하나 둘씩 다양한 경험을 하고 다양한 감정들을 알아가기 시작했어,

[아키] 그리고.... 나는 박사로부터 파란 장미를 받을 때 행복이라는 감정을 처음으로 배웠어,

[아키] 그때가..... 나의 삶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어,

[아키] 머릿속에서 수도 없어 돌려본 행복한 기억,

[아키] 수 많은 감정들 중에 가장 나를 웃게 만들어준 감정을 처음으로 배운 순간이니깐,

갑작스럽게 아키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란] 아키....?

[아키] 흑....... 흑.......

[아란] 아키, 괜찮아, 울어도 돼

나는 아키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해줬다.

[아키] 고마워..... 내가 박사를 구하지 못한게 난 아직도 가장 슬퍼,

[아키] 가장 나를 힘들게 만든 감정이자 순간이.... 그때였거든.......

[아란] 아키.......

[아키] 아란,

[아키] 정말 고마워,

[아키] 나를 신경써주고, 또 나를 이해해줘서..... 내 옆에 있어줘서....

[아란] 아키, 나는 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밀리, 사이, 리프도 마찬가지고,

[아키] 아란......

[아란] 이제 미안하지만 시간이 다되었어, 이제 다른 회사로 가봐야하거든,

[아키] 응...? 다른 회사로 가는거야?

[아란] 회사를 옮기는건 아니고, 저기 건널목에 보이는 카모그룹이라는 건물에 오늘 하루 할 일이 있어서 그래,

[아키] 그래,

[아키] 아란, 항상 고마워, 이따 보자

아키가 애써 웃음을 지으며 아란을 떠나 보냈다.

[아란] (아키는 웃는게 예뻐.....)

[아키] 그리고 아란,

[아란] 응? 왜그래

[아키] 아란은,

[아키]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아키]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일이 있어도,

[아키] 반드시,

[아키] 꼭, 내가 행복하게 만들어줄게,

[아란] 아키......

[아란] 아키는 믿음직스럽네,

[아란] 하지만 너무 일에 목메달 필요는 없어,

[아란] 잘가,

[아키] 그래, 이따가 보자,

그렇게, 둘은 인사를 하고 서로를 떠나 보냈다.

아키는 다시 벤치에 앉아 박사와의 추억을 한편 한편씩 돌려보고 있다.

처음으로 여러 감정들을 배운 일, 박사와 함께 놀이공원에 간 일, 집안일을 시작해 박사에게 칭찬받은 일 등,

박사와 함께 했던 다양한 일들을 되새기고 있었다.




[아키] 박사,

[아키] 내가 힘들때면,

[아키] 당신과 함께 했던 기억들을 돌려보고 있어,

[아키] 박사가 내게 수 많은 행복을 줬으니깐,

[아키] 나도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도록 노력할게,

[아키] 그렇게 몇시간 동안 수 많은 기억들을 돌려본 후, 아키는 벤치에서 일어나 자리를 떴다.


[아키] 어라?

건물의 11층 창문에서 아란이 일을 하는 것이 보였다.

[아키] 아란.... 저기서 일하고 있구나,

[아키] 아란은,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할 존재야,

[아키] 아란에게 마저도 슬픈 감정을 주고 싶지 않으니깐,

[아키] 아란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건 다른 이들에게 슬픈것을 주는 거니깐,

아키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아키] 나 다녀왔어,

[사이] 아란의 회사는 어땠어?

[아키] 응?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는데? 건물은 좀 컸던 것 같아,

[리프] 아란과는 잘 이야기를 나눴나요, 선배?

[아키] 응,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많이 했어,

[아키] 그건 그렇고, 아란은 정말 나를 아껴주는 것 같아,

[리프] 그렇군요, 아란은 보면 볼수록 착한 것 같아요.

[사이] 맞아, 우리를 위해서 집도 통째로 빌려줬잖아

삐! 삐! 삐!

컴퓨터 위에 놓인 경보가 적색 신호와 함께 소리를 냈다.

[밀리] 비상! 비상!

[밀리] 반경 5km 건물에 대형 화재 발생!

[사이] 뭐야....화재가 난거야??

[리프] 으으...... 재난이 안 일어나는 날이 없네요.... 어서 준비해요...!

[밀리] 애들아, 바로 출동하자,

리프는 곧바로 방에서 장비를 챙겼고 사이와 밀리도 바로 출동 준비를 마쳤다.

[밀리] 아키, 우리 갔다올게,

[아키] 잘 다녀와, 몸 조심하고,

셋은 오토바이에 옹기종기 앉았고 굉음을 내며 빠르게 달렸다.

[아키] ......

[아키] 나도, 다른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면,

[아키] 다른 이들의 행복을 되찾을 수 있다면......

[아키] 다시 그럴 수 있다면, 좋겠는데



[아키] 음....?

밀리의 컴퓨터속 화면이 눈에 띈다.

화면에는 불타는 건물이 실시간으로 보여지고 있다.

[아키] 이렇게 나오는 건가?

아키는 밀리의 컴퓨터를 살펴봤다.

[아키] 어.... 어....?


쿵,

아키가 몸에 힘이 빠진채로 주저 앉았다.

[아키] .....

[아키] 말도 안돼......

[아키] 카모그룹 건물의 화재였다.

[아키] 아란...... 괜찮을까.....?

아키는 다급하게 컴퓨터를 이용해 현재 정보를 파악했다.

[아키] 불이.... 이렇게나 번진거야....? 건물도 엄청 큰데.......

[아키] 건물의 크기는 무려 15층이 넘어갔고 불길이 건물 곳곳을 덮었다.

[아키] 아란........ 아닐거야.... 아닐거야.... 아닐거야.....

[아키] 아란이라면 무사할거야, 그런 인간이니깐......

[아키] 설령 못빠져 나와도..... 아이들이 아란을 구해줄거야.....

[아키] 무사할거야........













아키가 방에 들어와 파란 상자를 열었다.

[아키] 박사.....

파란 상자에는 파란 장미를 포함해 박사의 생전 물건들이 들어있었다.

아키와 박사가 함께 추억을 나눈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있었다.

박사가 평소 가지고 있던 물품들과 아키와 박사의 사진들, 박사가 아키를 만들때 작성한 일지까지









[아키] 있잖아, 박사는 내가 어떤 안드로이드가 됐으면 좋겠어?

[박사] 음..... 아키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안드로이드가 됐으면 좋겠어,

[박사] 하지만 이건 그냥 내 바램이고 너가 원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















[아키] 박사......




[아키] 사람들을,

[아키] 아란을,

[아키] 내가,



[아키] 행복하게 만들어줄게






아키는 현관문을 열고 집 밖을 나섰다.
























내일 새벽, 마지막화 예정






근데 3화가 조회수 30인데 4화가 70인건 대체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