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화 수술을 집도하겠습니다."


기계음이 그렇게 울림과 동시에, 수술용 간이침대에 누워 있는 여성에게 기계 팔들이 다가간다.

이 여성이 어쩌다 기계화 수술을 받게 되었을까, 그것은 별 것 없는 이야기다.

이 시설의 기계화 수술 집도 장치가, 운 없게 지나가는 여성 한 명을 잡아서 침대에 올린 것 뿐이다.

이 시대에, 로봇 3원칙 같은 것은 반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다.

물론 일부 로봇들에 한해서는 3원칙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게 설계되는 경우도 있으나, 이런 기계화 수술 집도 장치는 분명 3원칙을 고수해야 한다.

어쨌든, 여성을 대상으로 기계화 수술을 집도하는 행위는 이 기계의 목적이니, 그에 대해 기계를 뭐라 나무라긴 힘들리라.


기계화 수술의 대상이 된 여성을 모습을 한 번 보자.

겉보기에는 20대 중, 후반으로, 외모는 상당히 빼어나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광택 있는 갈색 머리칼에, 앳된 매력을 느끼게 하는 예쁜 얼굴.

크고 맑은 눈과, 오똑한 콧날, 그리고 앵둣빛 입술.

몸은 그 이상으로 아름답다.

잘록한 허리, 순산형 골반, 풍만한 가슴.

특히 가슴은 탄력을 가지면서도 누운 상태에서 자연스레 늘어져, 절대 인공적인 보형물이 삽입된 것이 아님을 짐작케 한다.

크기는 자신의 머리보다 근소하게 커서, 수유를 하게 된다면 아기의 머리보다 월등히 큰 모습에서 모성에서 비롯된 에로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허리는 어떻게 장기가 들어갈까 싶을 정도로 잘록하면서도, 희미하게 복근을 볼 수 있어, 건강미를 느끼게 한다.

쭉 뻗은 다리는 뽀얗고 유연해, 실로 하늘에서 내려온 미의 기준이라 봐도 될 정도였다.

이런 미인이 어째서 기계화 수술을 받게 되었을까, 하는 건 운이 없어서라고 밖에 할 수가 없지만.


기계화 수술 집도 장치는 일사불란하게 자신의 의무를 단행한다.

우선, 마취로 의식이 없는 그녀의 등을 칼날로 가르고, 조심스레 척추를 말초신경채로 꺼내기 시작한다.

목 역시 칼날로 살을 잘라내, 그대로 머리와 척추를 꺼내서 특수한 보존 용액에 집어넣는다.

이로써 머리와 척추를 손상 없이 보존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장기 차례다.

잘려나간 등에서 기계 팔이 분주하게 움직여, 칼날로 여러 가지 관을 잘라내며 장기들을 하나씩 들어내기 시작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심장을 비롯한 장기들은 폐기물 통에 이제는 필요없는 물건들이 되어 들어가게 되었다.

근육과 뼈만이 남은 여체에, 이 기계화 수술의 중요한 공정인 특수 액체가 투입되기 시작한다.

이를 통해, 근육과 피부가 완전히 재구성된다.

피부와 근육이, 하나하나의 나노 셀로 구성되어, 반 자의적으로 접합, 절단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집도 기계는, 이윽고 재구성된 근육과 피부를 칼날로 다시 갈라, 뼈를 들어내기 시작한다.

곧 들어내진 뼈는 심장을 비롯한 장기들과 동일한 운명이 되고, 철저히 설계된 인공뼈가 뼈가 있던 자리에 위치하기 시작한다.

인공뼈는 기존 뼈보다 내구력이 좋은 것뿐만 아니라, 기존 뼈는 불가능한 움직임-예를 들면 역으로 꺾이는 무릎-도 가능하다.

한때 오그라들었던 여체는 다시금 조금씩 부풀어오름을 되찾기 시작한다.

거기에, 이 여체화 수술의 중요한 부품이 들어간다.

본래의 전체 길이가 사람의 키와 맞먹을 법한, 총기의 총신 부분이 음부 부분에 탑재된다.

집도 기계에서의 신호에 따라, 총신이 줄어들어 평범한 음부를 의태한다.

이로써, 평범한 여성에서 저격총으로 변신이 가능한 병기가 탄생한다.

목 부분에는 총탄을 넣는 시스템을 탑재한다.

이를 통해, 입을 통해 총탄을 수급하여 음부를 통해 발사할 수 있다.

여체 속은 이미 저격총을 위한 부품들이 대부분으로, 더 이상 인간이라고는 부를 수 없는 상태이다.

그럼에도 보존 용액 속에서 잠든 두뇌는, 그런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상태다.


이제 중추신경계 부분을 기계화하여, 동체와 접합하는 공정 차례이다.

보존 용액에서 기계팔이 머리를 집어올리고, 주사관으로 앞서 여체에 투여되었던 특수 용액이 머리에도 주입된다.

기계의 칼날이 아름다운 머리의 뒤통수를 가르고, 두뇌를 꺼내 다른 특수 용액을 주입한다.

그에 따라 두뇌의 크기가 조금씩 줄어들어, 약 4분의 1 정도의 크기로 변했다.

두개골과 척추뼈를 인공뼈로 교체하는 섬세한 작업과 동시에, 머릿속에 전자두뇌 서포트 부품을 하나하나 위치시킨다.

어느샌가 그녀의 중추신경계 역시 완전 기계화되어 그 속에서 인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겉보기에는 완벽한 미인이지만, 그 속은 음부를 통해 총알을 발사하는 병기가 되었다.

그런 수술도 거의 끝나, 수술용 침대에는 수술을 받기 이전과 동일한 자세로 그녀가 누워 있게 되었다.



전자두뇌의 기동이 끝나고, 그녀가 깨어났다.


"으응...뭐야...?"


"끄응...몸이 왜 무겁지?"


더 이상 인간이라 할 수 없는 그녀지만, 그녀가 보이는 반응은 인간 그 자체다.

하긴 당연하다만, 전자두뇌는 본래 두뇌를 재료로 만들었으니만큼 원래의 기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니까다.

지금까지 축적된 인간으로서의 기억과 인격은 기본적으로 그대로 있으면서도, 외부 명령에 의하면 곧바로 저격 태세를 갖출 수 있는 병기.

과연 누가 이런 것을 의뢰한 걸까?

그녀는 알 수 없을 것이고, 집도 기계는 그런 사실에 관심이 없다.


"아...저기가 출구였나?"


전자두뇌에 가해진 조작은, 낯선 곳에서 깨어난 그녀에게 낯선 곳이라는 사고를 하지 못하게 만든다.

자신이 '출구'라고 인식하는 곳으로 향해, 문을 여는 그녀.

그곳에는, 그저 어두운 골목길이 있었다.

어쩌면 그녀는 이곳을 통해 이 곳으로 끌려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 출구 맞네. 빨리 가자."


수술실 한 곳에 널브러진 욕의를 자신 것인 양 대충 걸치고, 자신도 모르는 길을 자연스레 걷기 시작하는 그녀.

무엇을 숨기랴. 이 주변의 지형 정보를 전자두뇌 조작 시기에 주입된 까닭이다.

인식 개변과 함께, 이런 더러운 슬럼가를 아름답고 음란한 몸으로 걷는 여체병기 하나.

언제 쓰일 지는 아무도 모르고, 그녀 자신은 더더욱 모르는 무구한 무기가 자신의 가택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며칠 후, 그녀는 어째서인지 한 건물의 옥상에서 옷을 자연스레 벗고 있었다.

그 모습에는 망설임 같은 것은 없고, 당연한 일을 한다는 듯한 익숙함이 감돌고 있었다.

실은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처음임에도.


"타겟을 확인했습니다. 곧 저격 태세로 이행합니다."


마치 암살용 로봇처럼, 감정없는 목소리를 발하는 그녀.

물론, 지금의 그녀는 암살용 로봇이 맞다. 그것을 자신만 모를 뿐이지.

그녀가 알몸으로 웅크려 엎드린 뒤, 변이가 일어난다.

음부 주위가 갈라지더니, 음부에서 나온 총신이 서서히 늘어나면서 저격총의 총신 형태를 갖춘다.

풍만한 가슴이 방해가 되어 잘 엎드리지 못했긴 하지만, 그것이 '임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계속해서, 팔꿈치로 바닥을 딛고, 손으로 무심코 의뢰자에게 받아온 총탄을 집는 그녀.

입이 종이접기로 만든 '동서남북'처럼 열리더니, 그 안으로 시원하게 뚫린 구멍이 드러난다.

그 안에 총탄을 하나 집어넣는 그녀.

체내로 들어간 총탄은 장전 프로세스를 거쳐, 확실히 장전을 마치고 발사만을 기다린다.

그녀가 다시 손으로 땅을 짚더니만, 다리를 서서히 펴서 총신의 각도를 조절하기 시작한다.

몇 번이고 타겟의 위치를 확인하며 각도를 조절한 끝에, 어느 한 방향으로 고정된 총신.

엉덩이의 피부는 반으로 갈라져 내부 부품을 내보이고 있고, 땅을 바라보는 눈은 피로를 이야기하지도 않고 전자두뇌로 계산을 거듭할 뿐이다.

이윽고, 그녀의 계산이 끝났다.


"발사."


타앙!


상당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음부 총신에서 총알이 발사되었다.

그것은 확실하게, 타겟의 머리를 꿰뚫어 생명을 앗아갔다.

임무를 다한 것을 확인하고, 몸을 서서히 원래대로 되돌리는 그녀.

총신은 다시금 탱탱한 음부로 의태하고, 엉덩이의 열린 피부도 닫혀 순산형 골반을 연기한다.

그리고, 계산을 거듭한 끝에 타겟을 사살한 '사실'은, 인간으로 돌아온 그녀에게 어떠한 것으로서 타격을 주었다.


"아...아아앙♥"


직립부동 자세로 서 있던 그녀가 갑자기 전자두뇌에 닥친 쾌감 신호를 느끼면서, 바닥에 주저앉는다.

그녀는 이 쾌감 신호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찾아온 쾌락을 즐기고 있다.

처음 맛보는 새로운 쾌감은, 이윽고 그녀가 걷게 될 수많은 핏빛 길을 여는 열쇠가 되는 것이었지만, 그녀는 무구한 자였기에, 그저 지금의 순간을 즐길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