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https://arca.live/b/mechamusume/60304339 


"네가 우리 로봇 죽였냐?“

 

카스카와 엔시-88 앞에 찾아온 깡패들.

둘은 예상하고 있었다.

원인은 엔시-88이 파괴한 로봇. 그 이유는 로봇이 카스카를 욕했기 때문이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하다고? 이게 말로 넘어갈 상황이야?“

 

"정말 죄송합니다. 사죄로 뭐든 하겠습니다. 원하는 것이라도 있으십니까?“

 

"원하는 거? 흐음...“

 

뭐든지 하겠다는 말에, 깡패들은 카스카의 결코 넓지 않은 집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윽고 시선은 한 곳으로 고정되었다.

바로 엔시-88.

 

"저 로봇. 우리가 가져간다.“

 

"아...예. 알겠습니다.“

 

"......“

 

엔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신이 벌인 일 때문에 이 상황이 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좀 꾸미면 잘 쓸 수 있겠어...“

 

"그러게.“

 

깡패들은 저마다 엔시의 외모를 품평하면서 음흉한 눈길을 보냈다.

엔시는 애써 못 본 척 하려 했고, 그 모습은 깡패들을 살짝 자극하고 있었다.

 

"어쭈, 이쪽 똑바로 안 봐?“

 

"죄, 죄송합니다...“

 

"넌 이제부터 우리 소유야! 소유! 이제 우리가 하는 말은 전부 들어야 한다니까?“

 

"알겠습니다.“

 

"......“

 

카스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말을 해봤자 깡패들에게 트집잡히는 것 말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아는 까닭이었다.

 

"그럼 우리는 간다~. 로봇 고마워.“

 

"네. 안녕히 가세요.“

 

카스카는 깡패들에게 꾸벅 인사하고, 방을 떠나는 깡패들의 등 뒤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깡패가 마침내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는 엔시의 정비대에 연결된 콘솔을 켜서 무언가를 타이핑했다.

 

[계획은 알지?]

 

[예. 깡패들의 두목을 죽이면 되는 거죠?]

 

[그래. 결속력도 별로고 오합지졸들이라 두목이 없으면 금방 와해될 거야. 그러면 일단은 걱정을 덜 수 있을 거야.]

 

[예. 반드시 성공시키겠어요!]

 

콘솔의 화면에서는 카스카와 엔시-88의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이는 모두 카스카의 계획이었다.

당연히 깡패들을 건드리고 가만히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러면, 깡패들을 와해시켜 자신들의 위협을 없애는 방식으로 해결을 하기로 둘이 결정한 것이다.

그렇다 해도, 카스카가 그 일을 맡을 수는 없다. 그는 어디까지나 머리가 적당히 괜찮은, 평범한 사람이니까. 그리하여, 엔시-88이 두목 암살을 맡게 된 것이다.

이번의 임무는 금전적 보상 같은 것은 없다. 얻는 것은 둘의 잠깐뿐인 평화일 뿐이다.

카스카는 엔시에게 이렇게 말했다.

 

'영원한 평화같은 건 없어. 일정 시간동안 유지되는 평화라면 있어도. 이번에 우리가 쟁취할 것은 그거야.‘

 

엔시는 그 말을 듣고, 말없이 끄덕였다.

 

 

 

엔시는 깡패들을 따라, 깡패들의 근거지에 발을 들였다.

지금 엔시는, 비키니 차림으로 홀 한가운데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깡패들이 아무 춤이나 추라고 해서 막 추는 중이었지만, 그래도 엔시의 외모와 뛰어난 가동률이 합쳐져 괜찮은 춤이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춤을 추면서도, 주변을 스캔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 건물에 감시 카메라는 없는 것 같고...로봇들도 얼마 없네. 임플란트 시술한 사람도 거의 없고.‘

 

얼핏 보기에는 이들의 눈을 피해 두목을 처리하는 것은 쉬워 보였다. 하지만, 그 두목은 현재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빨리 죽여버리고 카스카 씨한테 가고 싶은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녀는 계속해서 흐느적흐느적 춤을 추었다.

 

시간이 좀 지나, 허름한 건물 안으로 덩치 큰 남자가 들어왔다.

그는 두뇌 부분에 임플란트 수술을 한 것처럼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얼굴이 일반적인 인간의 얼굴로 보이지 않고, 기계로 뒤덮여 있던 것이다.

그녀는 그것을 보고 그가 두목이라 확신했다.

 

"뭐냐 저건?“

 

"예. 대장. 우리가 이번에 망가진 놈 대신 가져온 로봇입니다.“

 

"망가졌다고?“

 

"예. 왜 이전에 들어온 그 건방진 녀석 있잖습니까.“

 

"아, 그 녀석 말인가. 할 줄 아는 건 별로 없으면서 우리 이름만 대는 놈이라서 귀찮았는데 잘됐군.“

 

"히히...그러면 좀 갖고 놀아도 괜찮겠지요?“

 

"지금까지 춤추게 한 건 뭐였냐? 그게 갖고 노는 거 아니었나?“

 

"아...그냥 야하게 입고 있길래...“

 

"뭐, 저 녀석은 내가 먼저 쓰겠다. 불만 있으면 말해 봐라.“

 

"아, 아니요. 대장 먼저 쓰세요.“

 

"그래. 너, 이리 와라.“

 

"네...“

 

엔시는 끌려와서 슬픈 듯한 감정을 연기하며, 대장이라 불린 남자를 따라갔다.

대장은 보통 높은 곳에 방을 둘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그는 건물의 지하로 내려갔다.

그리고, 두꺼운 문을 가진 방 안으로 들어가, 그녀와 단 둘이 되었다.

 

"원래 이 방은 벙커 역할로 만들어진 방이지. 그런 것 치곤 좁지만.“

 

"그런가요?“

 

"그래.“

 

그는 그렇게 운을 띄우면서, 윗옷을 천천히 벗었다. 옷이라고 해봤자 바지에 런닝셔츠 뿐이라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았지만.

그런데, 바지춤에 손을 대려고 하다가 갑자기 손을 뗐다.

그녀는 의아해했다.

 

"왜 그러세요? 그렇고 그런 짓...하려던 거 아니셨나요?“

 

"...그냥. 하기 싫어서.“

 

"그런가요?“

 

그런가 하고 그녀는 납득했다. 그는 방 안의 침대에 누워, 곧바로 코를 골기 시작했다.

 

'이때다...‘

 

그녀는 그가 잠들었다 생각하고, 곧바로 바늘을 가운뎃손가락에서 꺼내려 했다.

하지만, 그래도 신중하자고 생각해서 일단 그의 옆에 누웠다.

 

커어억...커어어...

 

그는 기분 좋은 듯 코를 골고 있었다.

왜 아무것도 안하고 바로 자는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것이 천재일우의 기회라 생각한 엔시였기에 큰 의심은 하지 않았다.

이윽고, 그녀는 다시 바늘을 가운뎃손가락에서 꺼내 그의 목에 찌르려 했다.

 

텁!

 

하지만, 깡패 두목의 손이 그녀의 가는 손목을 움켜잡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

 

"날 죽일 생각이라도 했냐?“

 

"그, 그럴 리가요...“

 

그녀는 최대한 비굴한 목소리를 연기해, 의심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그는 의심을 멈추지 않았다.

 

"내 머리에는 로봇을 감지할 수 있는 모듈이 장치되어 있거든. 로봇이 뭘 하려는지는 대략적으로 알 수 있어.“

 

그러면서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바닥에 넘어뜨렸다.

 

"여기는 소리도 밖에 안 들리고 전파도 밖에 안 통하지. 죽을 준비해라.“

 

"누가 죽을까봐...!“

 

그녀는 발로 두목의 고간을 걷어차고, 박치기로 두목의 주의를 돌렸다.

 

"아악! 이게!“

 

그는 고간을 부여잡고, 잠시 허둥거리다가 금세 일어나 엔시-88을 처리하고자 자세를 잡았다.

엔시 역시, 왼팔에서 새로 장치한 세라믹 니들을 꺼내 전투 준비를 마쳤다.

둘 사이에는, 불온한 전투의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시작은, 깡패 두목부터였다.

그는 큰 덩치에 걸맞게 빠른 속도로 움직여, 그녀를 덮치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역시 거대 기업에서 만든 고성능 안드로이드였다.

빠른 돌진을 가볍게 피하고, 방 안의 작은 서랍장을 붙잡아 그의 등 쪽에 던졌다.

그는 그것을 등으로 받아내고, 파편을 털어냈다.

 

"겨우 이런 수단에 의존하는 거냐?“

 

그녀는 대답 없이, 니들이 달린 왼팔을 휘둘렀다.

하얀 니들의 끝부분이 레이피어처럼 휘둘러져, 궤적을 그렸다.

그는 어렵지 않게 피하고는, 그녀의 허리를 붙잡아 넘어뜨렸다.

그리고는, 주먹질을 가하기 시작했다.

 

퍽! 퍽! 퍽!

 

그의 강건한 팔뚝은 웬만한 물건은 금세 박살낼 수 있는 파워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동체와 사지는 그 웬만한 물건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았다.

얼굴에 주먹이 직격했음에도, 살짝 흠집이 난 것을 빼면 그리 손상되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팔이 휘둘러지는 것을 보고, 왼팔을 휘둘러 상처를 냈다.

 

"칫!“

 

깡패 두목은 마운팅 자세를 그만두고, 그녀를 해방시키고는 상처를 반대쪽 손으로 훑었다.

그녀는 해방되어 다시 일어나 자세를 갖추었다.

 

"단단하고, 영리하군. 우리 소속이 될 생각은 없나?“

 

"불리해지니까 이제와서 포섭하기야?“

 

"불리하다니, 누가 들으면 내가 너한테 질 줄 알겠어.“

 

"말로 하지 말고 주먹으로 증명해. 그런 것쯤 깡패라면 잘 알테잖아?“

 

"...건방진 년.“

 

그는 팔을 좌우로 교차시키고 그녀에게 돌진했다.

상당히 빠른 스피드에, 그녀는 미처 다 피하지 못했다.

넘어질 뻔한 것을 간신히 바로잡았지만, 그녀의 빈틈을 깡패 두목은 놓치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왼팔을 잡고, 곧바로 휘둘러 땅바닥에 그녀를 내동댕이쳤다.

온몸을 엄습하는 충격에 그녀는 아주 잠시 시야가 끊겼다.

그는 틈을 주지 않고, 다시 그녀의 다리를 잡고 벽을 향해 던졌다.

쾅 소리가 방 안에 울리면서 다시 그녀의 온 동체를 충격이 엄습했다.

그녀는 찢어진 피부 부분에서 스파크를 튀기면서, 천천히 일어났다.

 

"뭐냐. 겨우 이 정도였어?“

 

"아직...안 끝났어...“

 

"안 끝나긴...벌써 끝난 것...?!“

 

깡패 두목은 말을 다 잇지 못했다.

그녀가 왼팔을 치켜들고, 세라믹 니들을 발사했기 때문이었다.

머리 오른편을 스쳐지나간 니들이 벽에 박히고, 그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후...후후후...이제 어쩌나? 수단이 없어졌는데?“

 

엔시-88은 말없이, 니들을 꺼내느라 접혔던 손을 원래대로 되돌리고 격투기 자세를 취했다.

깡패 두목은, 그 모습을 보고 다시 팔을 교차하여 돌진했다.

 

"으랴아아아!“

 

이번에도 같은 결과를 기대한 그였지만, 아쉽게도 틀렸다.

그녀는 도약하여 그의 어깨를 짚고 한 바퀴 돈 다음, 반대 벽으로 재빠르게 달려가 니들을 뽑아내 손에 쥐었다.

그는 벽에 부딪치고 뒤돌아보고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

 

"수단이 없어졌다고?“

 

"칫. 이 년이!“

 

다시 휘몰아치는 불온한 기운.

이번에도 먼저 움직인 것은 깡패 두목이었다.

그는 태클은 그만두고, 이번에는 빠르게 다가가 주먹부터 휘둘렀다.

그녀는 유려하게 그것을 피하면서, 니들을 휘둘러 자잘한 생채기를 냈다.

그렇지만, 그녀가 조금씩 위치가 벽으로 밀려가고 있었다.

그가 주먹을 다시 크게 휘둘러, 벽을 파괴하였다.

이제 그녀는 깡패 두목과 벽 사이에 끼이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다시 박치기를 가해 그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 쥐방울만한 년$@^$#&@@#$@^&!?!??!“

 

그의 욕설이, 순간 말도 되지 못한 노이즈가 되어 방 안에 울려펴졌다.

그녀는, 숭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맛이 어때? 박치기로 시작하는 크래킹.“

 

"#(^!(%)^)#!@^&*“

 

그의 두뇌를 관장하는 프로그램이 그녀가 심어넣은 악성코드에 의해 손상되어, 두부의 기계 전체로 손상이 퍼져나갔다. 그는 머리를 강타하는 고통에, 아무데나 머리를 박아서 스스로 머리를 파괴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의 머리가 반 이상이 파괴되어, 그는 행동을 멈추었다.

엔시는, 찢어진 이마 피부에 손을 대면서 한숨(처럼 보이는 음성)을 내쉬었다.

 

"하아...인공피부 구하기 어려운데...두건이라도 쓰고 다녀야 하나...“

 

왼팔에 니들을 수납한 그녀는, 죽어 나자빠진 깡패 두목의 머리를 발로 지그시 밟으며 확실하게 처리하고자 했다.

 

엔시에게는 접촉을 통해 해킹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녀가 카스카가 없는 틈을 타, 정비 콘솔을 만지작거리다가 우연히 알게 된 능력이다.

카스카 역시 그것을 알고, 엔시가 웬만한 로봇 정도는 금방 해킹할 수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번에도, 그 능력은 유감없이 엔시를 위기에서 구해주었다.

 

몇 시간 후, 밖에는 어둠이 지배하는 세계가 되었다.

벙커 역할이기도 한 방에서 슬그머니 나온 엔시는, 소리를 내지 않고자 살금살금 걸으면서 깡패들의 영역을 빠져나가고자 했다.

 

"삐빅. 지금 여기서 뭐 하십니까.“

 

깡패들 소속인 듯, 이곳저곳이 페인트로 칠해진 비인간형 경비로봇이 엔시에게 말을 걸었다.

엔시는, 양 손을 재빠르게 갖다대 경비로봇을 해킹했다.

 

"삐비비비빅. 안녕히 가십시오.“

 

경비로봇은 아무것도 이상한 것을 못 느낀 채로, 그녀를 보내주었다.

그녀는, 카스카에게 받을 칭찬을 생각하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스카로부터 돌아온 것은 한숨이었다.

 

"하아...그렇게 요란하게 죽였다고.“

 

"네. 잘한 거 아니에요?“

 

"별로. 두목이 조용히 죽었다면 자중지란에 빠질 수도 있었겠지만...그렇게 요란하게 죽었으면 너를 기억하고 복수하러 올 지도 몰라.“

 

"...제가 잘못한 거에요?“

 

"......“

 

카스카는 콘솔 앞에 앉아, 그녀를 정비하면서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말대로, 지금 깡패들은 두목의 사망이 원인이 되어, 서로 엔시를 잡아 족치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두목이 조용히 죽었고 그녀가 조용히 빠져나왔다면 모를까, 두목의 방에서 두목이 참혹한 시체로 발견되고 그 안에 들어갔던 것은 엔시뿐이었으니, 제아무리 머리 안 돌아가는 깡패들이라고 해도 '엔시가 두목을 죽였다.' 정도는 추측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카스카는 새로 인공피부를 덮어주는 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콘솔로 새 은신처가 될 만한 곳을 찾아보고 있었다.

 

"잘못했어요...“

 

"네 탓 아니야. 거기서 두목 자식이 싸움을 걸 줄 누가 알았겠어?“

 

"하지만...“

 

"어차피 그 놈들이랑 싸움 붙은 시점에서, 늦든 빠르든 여기를 떠나야 할 신세였어.“

 

카스카는 마치 자신을 달래는 듯한 말투로 말하면서, 엔시를 위로했다.

엔시는, 정비를 받는 동안 계속 우울한 표정이었다.

 

 

 

엔시가 깡패 두목을 죽인 다음날, 깡패들이 카스카의 집을 찾아왔지만, 그곳에는 기계장치들 말고는 텅 빈 방만이 있었다.

깡패들은 둘이 도망갔음을 직감하고, 텅 빈 방을 분풀이로 마구 때려부쉈다.

주변 사람들은, 또 깡패가 난리를 피우는구나 생각했고, 때려부숴진 집에 살던 남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거대 쓰레기장이 있는 곳에서 꽤 멀리 떨어진 오염된 강가.

한때 민간 하수처리시설이었지만 지금은 폐건물이 된 곳에, 카스카와 엔시-88이 와 있었다.

카스카의 주 의뢰주로부터 소개받은 은신처가 바로 여기였다.

 

"정비 시설도 다 마련해 놨네요.“

 

"그래. 너 정도의 로봇은 이런 정밀한 정비 시설 아니면 안 되니까.“

 

"헤헤...“

 

"웃자고 한 말 아니야.“

 

엔시는, 현재 인공피부의 수복이 완료되어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은 상태였다.

그녀의 요청에 따라, 얼굴은 바꾸지 않았지만.

그녀가 말하길,

 

"카스카 씨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쭈욱 이 얼굴이었잖아요! 전 이 얼굴 아니면 싫어요!“

 

라고 해서 카스카도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새 은신처에 정착하게 된 둘.

 

"카스카 씨.“

 

"왜?“

 

"저번에 깡패 두목 암살한 거 말이에요. 보수는 없어요?“

 

"무슨 보수? 그건 우리 둘을 위해서 한 일이었잖아.“

 

"에이~. 저는 그런 거 말고 '그, 거'를 원한다구요?“

 

"......“

 

카스카는 한숨을 한 번 쉬고는, 사람 좋은 미소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네가 원한 거니까 불평은 하지 마라?“

 

"당연하죠!“

 

둘은 곧장 옷을 벗고 침대로 뛰어 들어갔다.

희미하게 오염된 물이 흐르는 소리가 벽을 통해 전해져오는 것을 들으면서, 둘은 서로에게 얽혔다.

엔시는 그 풍만한 가슴으로 카스카의 30cm 대물을 감싸고 훑었다.

 

"읏...“

 

"츄릅...카스카 씨, 좋으신가요?“

 

"으응...“

 

카스카는 엔시의 파이즈리를 받으면서, 눈을 감고 그 느낌을 만끽하고 있었다.

치솟는 사정감을 참지 못하고, 그는 엔시의 가슴골에 기세 좋게 사정했다.

 

"츄릅...후훗...맛있어라...“

 

"...고장 날라. 너무 그렇게 핥지 마.“

 

"에이~. 전 최, 첨, 단, 안드로이드라구요? 이런 걸로 고장날 리가 없잖아요?“

 

"...그래.“

 

정말 최첨단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카스카는 엔시에게 동조해 주었다.

엔시는 몸을 돌려 엉덩이를 내밀었다.

 

"자...와주세요.“

 

카스카는 아무 말 없이 대물 음경을 잡고 그녀의 균열 안에 집어넣었다.

그 큰 음경을 전부 삼킨 엔시의 음부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굼실거렸다.

 

"으읏...“

 

"아앙! 앙! 아흥!“

 

살아있는 인간처럼 신음을 내는 엔시-88.

기본적인 성능뿐만 아니라 인공적으로 조형된 성기까지 일류인 그녀는 카스카를 쥐어짜내며 기뻐했다.

 

"아응! 하응!“

 

"읏...싼다...“

 

"네...와주세요! 카스카 씨!“

 

"간다...간다앗!“

 

뷰르르르릇! 뷰르르릇!“

 

대물답게 싸는 양도 막대한 카스카. 그의 정액이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엔시의 성기에 흘러들어간다.

엔시는 그것을 한 방울도 빠져나가지 않게 성기를 조이면서 사정 직후라 민감한 음경을 자극했다.

 

"에, 엔시...조금만 헐겁게...“

 

"안돼요...카스카 씨의 아기씨는 한 방울도 못 흘려요!“

 

그러면서 카스카의 음경을 쥐어짜내는 엔시.

엔시의 터무니없는 질 조임에 카스카는 비명을 지르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으면서 음경을 빼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조임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몇 분이 지나고, 사정이 완전히 가라앉아 축 처진 그의 음경을 연신 핥아대면서 머리를 부비는 엔시.

 

"엔시.“

 

"네, 카스카 씨?“

 

입술과 말이 싱크되지 않는다. 스피커로 말하는 안드로이드인지라 당연하지만.

 

"가끔씩 네가 없다면 어떨까 생각해.“

 

"호, 혹시 절 버릴 생각이세요?!“

 

"그럴 리가.“

 

엔시가 당황하여 고개를 들이밀자, 카스카는 조용히 웃으면서 부정했다.

 

"아무것도 아니었던 내가 너랑 만나서 뭐라도 하고 있잖아. 그거면 된 거다 싶어서.“

 

"...갑자기 인생 다 산 것처럼 말하시네요.“

 

"그런가?“

 

카스카가 웃는 것을 보고, 엔시도 따라 웃으면서 날이 저물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