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마음속 미궁을 지나 종점에 도달한 소녀는 마침내 오랫동안 갈망하던 진상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끝없는 그림자 - 5턴 내 클리어

임전무퇴 - 애쉬엔 생명 30% 이상으로 클리어










애쉬엔 : 눈부시게 밝은 빛...



애쉬엔 : 당당히 서 있는 무지개 페가수스...



애쉬엔 : 천 년 간 자리를 지킨 웅장한 왕좌...



애쉬엔 : 역시 이 꿈의 끝은 가장 익숙한 곳인 세브릭 왕궁이구나.



??? : 그리고 가장 익숙한 '나'도 있지.



애쉬엔의 그림자 : 나는 이 만남을 정말 오랫동안 기다려왔어, 먼 곳에서 온 '나'.



애쉬엔 : 마지막 적은 나 자신이구나.



애쉬엔의 그림자 : 이미 예상했던 바잖아?



애쉬엔 : 이제 말해줘, 이 난관을 넘은 대가가 무엇이지?



애쉬엔의 그림자 : 흠, 그런 요구를 하기 전에 우선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에게 물어보는 게 어때, 총명한 '나'?



애쉬엔의 그림자 : 떠올려봐. 네가 이 곳에 서서 눈 부신 빛에 몸을 담그고, 고개를 조아린 사람들의 노래가 무덤덤해 졌을 때, 마음속에서는 무엇이 솟아올랐지?



애쉬엔 : ...의문이었어.



애쉬엔의 그림자 : 그래. 너는 말없이 화를 삭이고, 이 모든 것에 대해 소리 없는 질문을 던졌어. 왕좌의 전승과 지난날 배워온 교의와 역사, 그리고 너 자신의 기억에 대해서도 말이야.



애쉬엔의 그림자 :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지지를 얻고 영원할 것 같은 평화를 위해 결국 너는 침묵을 선택했지.



애쉬엔의 그림자 : 그리고... 모든 것이 소리 죽인 밤이면, 그 모든 불만과 고민은 차가운 눈물이 되었고, 너는 몸을 동그랗게 말며 그 눈물을 삼키곤 했어.



애쉬엔의 그림자 : 그렇게 계속해가며 너는 자신과 남을 속이는 데 익숙해진 거야.



애쉬엔의 그림자 : 너는 마치 마음 깊은 곳의 갈망을 잊어버린 듯, 자신의 나약함을 받아들이고 싫어했지. 그리고 같은 의문이 눈앞에 닥치고 나서야 갑자기 떠올렸어.



애쉬엔의 그림자 : 원래는 자신도 진실과 자유를 격하게 갈망했었고, 자신의 마음속에는 이것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과 맞바꿀 수도 있다는 결의가 가득 찼었다는 것을!






애쉬엔 : 후우, 후우... 이런 끝없는 싸움은 그만하자...









애쉬엔의 그림자 : 봐, 너는 결국 나를 이길 수 없어. 나는 너에 대해, 연약한 '나'에 대해 모르는 게 없으니까.




애쉬엔의 그림자 : 왜... 멈춘 거야?



애쉬엔 : ...계속해서 싸우는 건 절대'우리'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같은 게 아니야.



애쉬엔 : 그러니 대화를 하자.




애쉬엔의 그림자 : 음... 너는 눈물로 갈등을 얼버무리는 데 익숙했잖아. 지금 그런 침착하고 냉정한 모습은 확실히 놀라울 따름인데.



애쉬엔 : 마찬가지로 나도 '너'를 이해하고 있으니까.



애쉬엔 : 우리는 완벽한 대칭이고, 욕망의 반영이지. 물론, 예전에는 서로가 가장 두려워했던 적인...



애쉬엔 : 애쉬엔이잖아--!!!



애쉬엔의 그림자 : --! 앞서 말한 내용을 반박하지는 않는 거야?



애쉬엔 : '우리' 사이의 싸움처럼, 이미 정해진 사실을 부정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어.



애쉬엔 : 십여 년 간,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기대 아래서 자랐고, 설사 대가로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완벽한 페가수스 공주를 연기했어.



애쉬엔 : 하지만 이제 더는 타인을 실망하게 하지 않기 위해 마음의 갈망을 억누르거나, 보잘것없는 의문 때문에 동요하지 않을 거야. 더는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겠어!



애쉬엔 : 과거의 행동을 짊어지고, 괴로움과 아픔을 마주할 거야. 그게 나의 책임이니까.



애쉬엔 : 그래서 연약한 '나'와 부족한 '나'를... 모든 '나'를 받아들이겠어!




애쉬엔의 그림자 : 그래... 보아하니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 같네.



애쉬엔의 그림자 : 그러면 함께 오랫동안 감춰진 진실을 들춰보자, 유일한 '나'.





애쉬엔 : 전설 속 괴물이 왕국 도시에 나타나다니... 말도 안돼, 말도 안 된다고!




애쉬엔 : 으윽! 이 생생한 고통은... 이 모든 것이 내가 잃어버린 기억이란 말이야...!?




왕국 군관 : 서둘러라! 공주 전하를 지켜라! 제거자를 물리쳐라!






왕국 군관 : 상대도 안 되는 건가, 제길! 적어도, 적어도 공주 전하만큼은 살려야 한다!




애쉬엔 : 무너지는 성벽과 가슴을 찢은 울음소리...




애쉬엔 : 평화와 신앙이 모두 순식간에 재가 되어 버렸어... 어둠 속에 숨어있던 적은 줄곧 세브릭 가까이에 있었던 거야...



애쉬엔 : 내가 잃어버린 진실이... 이렇게 수많은 사람의 희생으로 살아남은 기억이었다니...





애쉬엔 : 어떻게 이 모든 것을 잊을 수 있겠어... 어떻게 이 모든 것을 단순한 거짓말로 치부할 수 있겠어... 나, 나는...



??? : 전하의 잘못이 아닙니다.



레아 : 반역자들이 전하의 기억을 지운 것일 뿐입니다. 그러니 더는 자책하지 마십시오.



애쉬엔 : ...레아...



소녀 이교도 : '과거의 행동을 짊어지고, 괴로움과 아픔을 마주할 거야', 라고 방금 호언장담하지 않으셨나요?



소녀 이교도 : 게다가 전하께서 그날 제게 하셨던 약속을 잊지 않고, 약속을 위해 노력하신다면... 지난 희생도 헛된 것이 아니에요.



애쉬엔 : 나의 약속... 모순이 가득한 역사, 그리고 더욱 깊고 광대한 진상...




살해당한 소녀 : 에휴, 왜 훌쩍거리시는 거에요, 공주 전하?



살해당한 소녀 : 엄마께서는 허무맹랑한 여신이 아닌, 용감한 공주 전하야말로 빛의 화신이라 하셨다고요!



살해당한 소녀 : 공주 전하가 계신 곳이라면, 그 적이 누구든 간에 언제나 밝은 평화의 빛이 비추니까요! 저는 공주 전하를 믿어요!



레아 : 보셨습니까, 전하? 이제 눈물을 닦으시고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시지요.



레아 : 전하를 사랑하고, 전하를 믿고, 전하를 기대하는... 그리고 마찬가지로 전하께서 사랑하시는 모든 세브릭 백성들을 위해!





애쉬엔 : --! 응!!!







용이 잠든 땅



이졸데 : 그만 서성거려, 제이스. 그녀가 돌아왔어.



애쉬엔 : ...제게 진실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졸데님.



이졸데 : '진실'은 진상의 일부분일 뿐.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야.



제이스 : 쯧! 조금 전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금세 냉담한 포커페이스로 돌아왔네. 넌 정말 한결같구나, 이졸데!



애쉬엔 : 저, 이제 알겠어요. 교회에서 꾸민 거짓역사와 왕실에서 오랫동안 묵인한 기만... 그리고 제가 미처 알지 못했던 진실을 엿볼 '자격'까지, 모두 마음에 새겨둘게요.



애쉬엔 : 하지만 지금은 더 급한 일이 있어요. 저는 전란의 불꽃을 막고, 제가 돌아오길 기다리는 동료와 제가 사랑하는 백성을 구해야 해요!



제이스 : 음, 만약 그 모든 게 헛수고라면? 찬사는 커녕, 온갖 모욕을 당하고, 결국 죽기 위해 폭풍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면? ...그래도 하러 갈 거야, 작은 공주님?



애쉬엔 : 예. 이교도가 불러온 뜻밖의 재앙과 그 재앙이 불러올 결과, 그리고 책임 모두 제가 짊어질 거에요.



애쉬엔 : 저는 세브릭을 지키기 위해, 폭풍 속으로 뛰어들기 위해 태어난 페가수스 공주니까요!



제이스 : 이야, 저 강인한 눈빛과 모습 좀 봐... 누군가가 떠오르지 않아, 이졸데?



제이스 : 그때, 우리와 함께 나아가고 싸웠던, 그리고 맹약을 만든 고집불통 꼬맹이들 말이야.



이졸데 : ...!



애쉬엔 : 저... 제게 이졸데님의 말을 방해할 자격이 없다는 건 알아요.



애쉬엔 : 하지만 괜찮다면 다시 한 번 저를 인도해주세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세브릭의 이름을 걸고 맹세할게요!



이졸데 : 수도를 따라 남쪽 기슭을 통해 빠져나가, 그리고 동쪽으로 향해.



애쉬엔 : ...예?



이졸데 : 돌파하고, 집결한 뒤에, 보급을 끊어. 그리고 남서쪽으로 가서 기사단과 합류해.



제이스 : 당장 준비하고 출발하라는 말이야, 작은 공주님!






기사단 임시 주둔지



호프만 : 왼쪽 손은 더할 나위 없이 정중하지만, 오른손은 언제라도 싸울 수 있도록 무기를 쥐고 있군요...



호프만 : 제가 병사를 파견해 공주님의 수색을 도울 거라는 헛된 생각을 관두지 못하겠다면, 호위병이 오기 전에 제 발로 떠나시길 권장합니다, 공주의 호위장 레아.



레아 : 외람되지만, 아까 도시를 수복한 공은 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 올린 전과라고 생각합니다.



레아 : 당신이 배은망덕한 족속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대리' 교위 호프만님.



호프만 : ...훗. 물론, 여러분이 위급한 순간에 저를 도와준 은혜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당신과 휘하 페가수스 부대가 쉬지 않고 공주님을 찾고 있다는 것 또한 익히 들어 알고 있으며, 감복하고 있어요.



호프만 : 하지만 진작에 변경 도시에 뼈를 묻었을 가능성이 큰 고귀한 공주 전하보다는 눈앞의 치열한 상황에 더 많은 손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호프만 : 그런 허무맹랑한 희망에 당신의 아름다운 두 눈을 가리지 마시고, 잔혹한 현실을 받아들이시지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무척 가슴 아플 것 같거든요, 레아 씨.



레아 : 당신--! 이 건방진 소인배가--!



장막 밖 외침 : 보고 드립니다! 북쪽에서 급한 보고가 왔습니다--!



호프만 : 들어와라.



병사 : 옛! 몇 시간 전, 한 정예 부대가 오래전 함락된 북방 도시를 수복하고, 지금 우리가 있는 남서쪽을 향해 쉴 새 없이 달려오고 있다 합니다. 그리고 그 부대를 이끄는 사람은, 그게...



호프만 : 그게 누구지!?



병사 : 바로 애쉬엔 전하, '페가수스 공주'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