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일담 1장 세계수의 뿌리 아래 묻혀있던 것






서리 세계수 아래



매튜 : ...



매튜 : 돌아왔어, 란디우스.



매튜 : 이제 모두 끝났어... 성검은 부러졌고, 마검 역시 사라졌지...



매튜 : 실린카의 원한과 로젠실의 고통, 그리고 기자로프의 야망까지... 모두 끝난 거야.



매튜 : 마족도 모두 사라졌어. 수정 역병은 정화 중이고, 개조 인간의 음모도 사라졌어.



매튜 : 드디어 예레스의 고통이 끝났어.



매튜 : 하지만...



아멜다 : 에휴... 매튜, 싸움도 끝났는데 뭘 그리 시무룩해 있는 거야.



그레니어 : 매튜 녀석은 아무래도 잃어버린 것들이 마음에 걸릴 테니까... 어쨌든 녀석의 육친이자... 소중한 사람들이었잖아.



아멜다 : ...



매튜 : 오래 기다렸지.



아멜다 : 아냐. 가자, 매튜. 부유성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야지.



그레니어 : 아버지도 기다리고 계실 거야!



매튜 : 미안... 난 아직 돌아가고 싶지 않아.



그레니어 : 하지만 더는 이곳에 머물 이유가 없잖아.



그레니어 : 예레스의 싸움도 끝이 났고... 우리가 이곳에 더 머무는 건, 우리가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를 되새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잖아?



매튜 : 하지만 마을에 돌아간다는 건...!



그레니어 : 적어도 우리 성검 군단에겐 정비할 시간이 필요해, 너 역시 싸우는 와중에 제법 많이 다쳤잖아. 이렇게 걱정시키기야!?



아멜다 : 그만, 우선 기다리고 있어, 그레니어.



아멜다 : 괜찮아, 매튜. 모두가 사람을 지치게 하는 일뿐이었으니까... 난 이해해.



아멜다 : 바깥을 한 번 둘러볼 생각이라면 내가 함께...



매튜 : 아멜다, 그레니어... 난 조금 더 이 세계수 곁에 있을게... 나중에 다시 보고 싶다고 한들 쉽게 찾아올 수 없잖아?



아멜다 : 응, 알았어. 그러면 나는 그레니어랑 같이 부유성에서 기다릴게.



그레니어 : 후딱 돌아오라고!



매튜 : ...



매튜 : 란디우스, 그 전쟁이 끝난 후 당신은 뭘 했었을까? 친구들과 함께 어렵게 되찾은 평화를 누렸을까... 아니면 숨어있는 어둠과 싸움을 계속했을까?



매튜 : 랑그릿사의 사명은 이제 끝났지만... 어째서 난 이렇게나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 걸까...



매튜 : 특히나 우리가 싸우는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들이 떠오르고, 그들이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떠올릴 때면 더더욱...



매튜 : 일루시아는 더는 자신이 사랑하는 카콘시스를 지킬 수 없고, 로젠실 역시 그토록 오래 지켜왔던 대륙과 작별을 고했어. 승리의 대가가 너무 컸던 거야.



매튜 : 그리고... 젤다는...



매튜 :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데, 대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동료들을 떠나 혼자 찾아 나서기라도 해야 하는 걸까?



??? : 이봐, 매튜!



매튜 : 재촉하지 마, 그레니어! 이제 곧... 어라? 너는?



올리버 : 나야, 카콘시스의 왕자님이라고!



뮤 : ...안녕.



뮤 : 올리버와 함께... 서리 세계수의 새싹을 찾으러 왔어...



매튜 : 아, 예전에 제시카 선생님께 들었어. 지금 대륙 곳곳의 세계수를 회복시키고 있다며? 이렇게 먼 북쪽 땅까지 오다니...



올리버 : 몇몇 세계수는 회복에 큰 진전이 있어! 헤헤, 모두 뮤 덕분이지!



뮤 : 올리버...



뮤 : 서리 세계수는 전쟁 중에 파괴되었어... 이 나무의 새싹도 잘 지켜준다면, 새로운 서리 세계수로 자라날 수 있을 거야.



뮤 : 하지만 이것도 모두 매튜가 기자로프를 막아준 덕분이야...



뮤 : 매튜... 넌 정말 대단한 일을 해낸 거야.



매튜 : 그러니 좀 더 기뻐하도록 해.



매튜 : 고마워, 뮤.



매튜 : 란디우스, 리스틸... 지금 우리는 당신들이 아끼던 세계수를 정화하려 해.



뮤 : 그러면 시작하자.









뮤 : 시작하자, 올리버. 예전처럼 하면 돼.



올리버 : 응, 마법을 쓰는 동안은 내가 지켜줄게! 그런데 이렇게 먼 곳에 무슨 적이 있겠어?



뮤 : 서리 세계수도 혼돈에 침식되었어... 예상했던 대로야.



뮤 : 이, 이건...?



매튜 : 위험해, 마족의 기운이야!



매튜 : 올리버, 뮤를 지키는 건 네게 맡길게!



올리버 : 오! 물론이지! 드디어 이 몸의 실력을 보여줄 때가 되었군! 너는 내가 반드시 지켜줄게, 뮤!



매튜 : 보젤과 기자로프도 모두 쓰러진 지금, 마족이 활동을 한다고?



매튜 : 하지만 모두 작은 녀석들뿐이야... 어쩌면 일망타진할 수 있겠어.



올리버 : 가뿐하구먼!









매튜 : 후우... 랑그릿사나 부러진 검 없이 싸우는 건 정말 오랜만이네.



매튜 : 하지만 굉장히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낸 적 없던 마족이 어째서 이런 외진 곳에 나타난 거지?



올리버 : 상대하기는 쉽던걸! 한 놈도 살려 보내지 않았다구!



매튜 : 힘이나 숫자는 기자로프가 살아있던 때에 비하면 한참 떨어져, 그야말로 '패잔병'이라고 부를만한 수준이었어.



매튜 : 이 정도라면 평범한 전사도 상대할 수 있을 테니 별문제는 없을 거야.



뮤 :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어... 매튜, 이게 뭔지 알겠어?



매튜 : 이건...?



뮤 : 마나의 파편... 거대한 에너지체의 작은 파편이야.



뮤 : 오랫동안 세계수와 공생했던 탓에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했던 거야. 뮤도 방금 정화 도중 발견했어.



매튜 : 방금 마물들은 마나 파편의 힘에 이끌려 온 거구나, 그러면 납득이 가지.



뮤 : 응... 하지만 이건 세계수의 산물이 아니야.



뮤 : 뮤 생각에 이 파편은 다른 곳에서 흘러들어와 만들어진 거야.



매튜 : 설마 과거 기자로프의 음모와 관련이 있는 건?



올리버 : 그렇다면 마나를 수집하던 뮤가 이 파편의 존재를 눈치채지 않았을까?



매튜 : 기자로프에게 다른 음모가 있는지 없는지 확언할 수는 없어... 어쨌든 우선 이곳을 벗어나 다른 사람들과 상의해보자.



뮤 : 응.






(세계수 주변의 혼돈을 먹어치운 후)

??? : ...



??? : 모자라... 아직 부족해.



??? : 좀 더 노력하라고... 또 다른 나.






성검 군단의 방



그레니어 : 그러니까 그 외진 곳에서 또 마족과 마주쳤단 말이지? 그리고 이... 마나 파편인가 하는 걸 주워왔고? 이게 대체 뭔데?



뮤 : 고정되어 실체화된 마나야.



아멜다 : 마나? 에너지로 알려진 마나가... 고체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 거야? 정말 희한하네, 이런 건 듣도 보도 못했어.



뮤 : 이건 뮤처럼 개조 인간의 능력으로 식물을 조종해서 마나 에너지를 고정하는 방법이지만, 크림조인들이 쓰는 방법과는 달라.



뮤 : 정말 이상하게도... 뮤는 이 마나 파편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겠어. 이런 방법은 뮤의 방법과는 전혀 다른걸.



매튜 : 뮤, 그 말은... 이게 세계수의 개조 인간만이 만들 수 있다는 뜻이야? 그리고 뮤 말고 다른 개조 인간이 있다는 거지?



매튜 : 그건... 어쩌면 기자로프의 알려지지 않은 다른 음모와 관련있을 수도 있다는 건가?



그레니어 : 젠장... 그럴 리가 없잖아. 그 녀석 대체 어느 정도까지 끈덕지게 남아있을 셈이지!



뮤 : 하지만 이 힘은 주ㅇ... 아니, 기자로프의 것과는 달라. 매우 따스하고 생명력이 넘쳐... 마치 '엄마'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 것이야.



올리버 : 에휴! 세상에 그렇게 나쁜 놈들이 많을 리 없잖아. 너희가 너무 예민한 거야!



매튜 :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 하지만 매번 부활하며 이 대륙에 어둠을 몰고 오는 녀석이니만큼, 경계를 늦출 수 없어.



매튜 : 뮤, 이 마나 파편의 내력을 분석할 수 있겠어?



뮤 : 시간이 필요해. 예전처럼 제대로 된 설비가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매튜 : 설비라... 어쩌면 이런 일에 더 익숙한 사람을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그게 누굴까?



그레니어 : 에휴... 난 그저 이 파편이 또 다른 골칫거리를 불러오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