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스토리를 따라 해금되는 단편 검의 기억입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미래에 도달한 두 사람. 두 사람 앞에는 과연 어떤 미래가 펼쳐질 것인가.



3부 단편 1화 출발






크림조랜더 피신처



비라쥬 : 베르너, 마리, 바로 여기다.



비라쥬 : 이게 바로 크림조랜더를 위해 우리가 만든 새로운 고향, 이 행성에 남은 마지막 우주선을 고쳐 만든 미래 도시의 전신이다.



마리안델 : 크림조의 유산으로 자신의 터전을 만들다니... 역시 듣는 건 직접 보는 것만 못하네... 정말 대단해, 비라쥬!



베르너 : 그래서... 정말 이대로 결정한 거야?



베르너 : 보다 대륙 안쪽이 아닌, 이런 황량한 무인도에 살아도 괜찮겠어?



브렌다 : 고생은 좀 하겠지만, 그래도 핍박받거나 분쟁에 시달리는 것보다는 훨씬 나으니까.



비라쥬 : 괜찮아, 베르너. 그 점에 대해선 걱정 안 해도 돼. 토양 개조도 이미 시작했고, 담수도 확보해서 공급하고 있다.



비라쥬 : 다만 마나 에너지는... 역시 너희에게 부탁해야겠지.



베르너 : 이번에 예레스 대륙에 남아있던 마나 병기를 가엘파이스로 가져왔어. 그 병기의 힘이라면 아마 너희가 건설할 이 도시를 든든히 뒷받침해 줄 수 있을 거야.



베르너 : 이걸로 마리가 가장 걱정하던 문제도 일단락된 셈이군.



마리안델 : 맞아, 베르너... 살육을 위한 병기가 더는 예레스의 분쟁에 투입되어서는 안 돼... 우리가 했던 모든 노력은 이 순간을 위해서였던 거야.



비라쥬 : 계획은 이미 모두 세워두었다. 이 마나 병기들은 도시 중간에 봉인되어 평소에는 우주선 쉘터에 에너지를 공급해줄 거야.



비라쥬 : 만약 침입자가 있다면...



브렌다 : 그 침입자들은 수천 년간 우리 민족이 겪은 고통과 시련을 깨닫게 되겠지! 크림조랜더가 예레스 대륙에서 겪은 비극을 두 번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



마리안델 : 브렌다... 나와 베르너도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유감이라고 생각해. 수정 역병이 퍼진 게 너희 잘못도 아니고, 너희 일족은 그런 대우를 받아선 안 됐는데...



마리안델 : 나는 요즘 때때로 예레스 대륙의 현 상황에 대해 무력감을 느껴. 우리 역시 과거의 그림자 때문에 그곳을 떠났잖아. 앞으로 예레스는... 어떻게 될까?



베르너 : 마리...



브렌다 : 미안해, 마리. 그저... 과거에 있었던 좋지 않은 기억을 떠올랐을 뿐이야.



브렌다 : 뭐, 어쨌든 간에 과거 같은 것에 얽매여있는 건 나답지 않은 일이지!



브렌다 : 비록 지금이야 부하가 남아있지 않다지만, 여자 용병단의 전前 단장이자 쉘터의 리더로서, 매일 우울한 얼굴을 할 수는 없잖아!



브렌다 : 이곳에는 우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잔뜩 남아있으니.



베르너 : 하하, 이제야 내가 아는 브렌다로 돌아왔군.



브렌다 : 그에 반해 처음 내가 알았던 시그마와 람다는 더 이상 남아있는 것 같지 않지만 말이야.



브렌다 : 주저하고 고민에 빠져 있었지만, 정의감을 품고 있던 청년과 냉담하고 과묵한 모습과는 달리 따뜻한 배려심을 갖고 있던 소녀는...



브렌다 : 이제 각각 명성을 떨치는 기사와 그의 친우이자 반려가 되어버렸네.



마리안델 : 자, 잠깐! 브렌다... 반려라니 그게 무슨!



브렌다 : 이런, 아직도 부끄러워하는 거야, 마리?



브렌다 : 혹시 베르너 저 녀석... 아직도 중요한 단계를 넘지 않은 건 아니겠지? 이런, 그렇게 망설이기만 해선 안 되는데... 레인폴스 녀석을 닮아선 곤란하다고!



베르너 : 브, 브렌다! 그런 농담은 그만!



브렌다 : 그러고 보니 이전에 마나 병기가 폭주한 후 다른 위험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지?



비라쥬 : 크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아무래도 다시 너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 베르너.



비라쥬 : 사실 최근 쉘터의 상황이... 조금 불안정하다. 습격을 받았었어.



마리안델 : 기습? 원래 대륙에 살던 사람들이 공격한 거야?



비라쥬 : 아니, 그건 아니다. 우리 크림조랜더는 모두 철저히 거리를 두고 있어. 필요한 무역 거래가 아니라면 가엘파이스의 원주민과는 사실상 아무런 왕래가 없다시피 하지.



비라쥬 : 모종의... '짐승' 같은 것이 깊은 밤 중에 육지로 올라와 여울 쪽 순찰대를 기습한 거다.



비라쥬 : 아무래도 사람이 모자라다 보니 외부의 조력이 필요해서 말이야.



비라쥬 : 어쨌든 지금 쉘터에 있는 전력을 다 합쳐도 베르너만은 못하겠지.



베르너 : 은밀한 기습이라면 평범한 바다 괴물은 아닌 것 같은데, 설마 마족인가?



베르너 : 어쨌든 간에 서둘러 가보도록 하지. 대체 어떤 녀석 짓인지 확인해야겠어!



브렌다 : 제법 과감해지고 용감해졌네... 아니면 이 모습이야말로 네 진짜 모습이겠지, 베르너?



비라쥬 :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니... 랑그릿사의 사명이 끝난 후, 그 사명에 참가했던 우리 모두 새로운 길을 걷고 있지 않나.



비라쥬 : 과거의 끝은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니까.









마리안델 : 사실 처음 가엘파이스에 도착했을 당시, 이곳의 마나 에너지가 비정상적으로 팽배해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



@마리안델 : 그리고 오늘에서야 알게 됐는데, 이 이상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이런 바다 위에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야. ...무언가가 지금 움직이고 있어.



마리안델 : 마치 비가 내리기 전 낮게 나는 잠자리처럼...



베르너 : 조심해야겠군... 마리, 내 뒤에 서.



비라쥬 : 가엘파이스의 마나는 확실히 풍부하긴 한데... 마리 네가 말한 이상 현상은 내 기계에 전혀 감지되지 않는군... 이곳을 수색해야 할까?



브렌다 : 그 기계가 멀쩡했으면 지난번 폭주 사건이 일어났을 리 없잖아?



브렌다 : 일단 이 부근을 샅샅이 살펴보자. 더는 동포들이 바다 녀석들에게 습격받았다는 소식은 듣기 싫어.



브렌다 : 이건... 뭐야!? 촉수?



마리안델 : 이건... 심해의 피조물?



스킬라 : 육지의 원숭이들... 너희가 소란을 일으키는 거였구나... 감히 너희가... 이곳의 봉인을 깨려 하느냐...



스킬라 : 바다의 분노를 맛보아라... 심해의 저편에서 너희의 잘못에 대해 속죄해라!



마리안델 : 아앗!



마리안델 : 이것들의 목표가... 나야? 이것들 역시 마나와 소통할 수 있어.



베르너 : 그런 생각은 잠시 미뤄두는 게 좋겠어! 브렌다, 반격 준비해, 촉수가 해안가로 올라와선 안 돼!



베르너 : 비라쥬는 측면을 맡아, 마리는 우리를 지원해줘!



비라쥬 : 알았다!



스킬라 : 우리의 아이들아, 우리의 터럭들아... 이것들을 막아라... 곧 도착할 것을 막아라!






마리안델 : 진정하세요, 심해의 사자! 우리는 같은 행성의 아이들입니다, 서로 무의미한 살육을 할 필요 없어요!



마리안델 : 크림조랜더가 거주함으로써 다소 소란스러웠을 수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심해에 살던 당신이 옅은 바다로 나왔을 리는 없겠죠, 대체 무얼 느낀 건가요!?



스킬라 : 안돼... 그들이 곧 온다, 이 대륙을 찢어발길 틈이... 곧...



스킬라 : 안돼!



브렌다 : 이렇게 맛이 가서야 바다의 사자건 뭐건간에 사이좋게 함께 살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브렌다 : 크림조랜더가 머물 곳을 위해서라도 싸워야 해, 누구도 우리를 막을 수 없어!






스킬라 : 어리석은 원숭이들... 분명 너희는 어두운 미래에 잠길 것이다... 절망 속에서 익사하리라...










비라쥬 : 심해에 사는 마물이 정박한 우주선을 감지하고 광기에 휩싸인 건가?



브렌다 : 이렇게 멀리까지 나왔음에도 우리를 방해하는 녀석이 있다니... 게다가 녀석이 남긴 말은 무슨 뜻이지? 정말 짜증 나 죽겠네!



마리안델 : 마나는... 방금 전투가 끝났음에도 그대로야. 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된 걸까?



베르너 : 어쨌든 우선 피신처로 돌아가자.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상의해보자.






크림조랜더 피신처



브렌다 : 그 바다 괴물을 쓰러뜨린 후 인근 바다에서 적을 보았다는 보고가 더는 들어오지 않아.



브렌다 : 이번 일은 두 사람이 힘을 빌려준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 우리를 위해 귀중한 에너지 설비를 가져와 준 것뿐만 아니라 이번 일을 도와주기까지 하다니, 정말 고마워.



베르너 : 별말씀을. 그리고 마나 병기가 올바른 일에 쓰이는 건 나와 마리가 줄곧 바라던 일이야.



베르너 : 만약 바다에서 마물이 다시 나타난다면...



비라쥬 : 우리도 나름 준비를 해 놓을 생각이다.



비라쥬 : 해수면이 잠잠해지면 피신처 인근 바다에 기상 제어 장치를 설치할 거야.



마리안델 : 기상 제어 장치라면... 예레스에 있는 것의 복사본?



비라쥬 : 개량판이라고 해야겠지.



비라쥬 : 설치만 한다면 피신처 인근 바다의 기후를 조절할 수 있어. 그러면 심해에서 오는 적도 막을 수 있고, 짙은 안개로 피신처를 감출 수도 있지.



마리안델 : 그래... 정말 훌륭한 방어시설이네.



베르너 : 하지만 그건 대륙과 단절된다는 말이잖아.



베르너 : 정말 그렇게 동떨어져 살아도 괜찮겠어? 고타르 마을에서의 시도가 나름 성공적이었다 하더라도, 신대륙 사람들 상대로 어쩌면...



브렌다 : 나와 비라쥬가 함께 결정한 일이야, 베르너.



브렌다 : 네 말이 맞아. 신대륙 사람들과의 접촉은 어쩌면 크림조랜더들에게 보다 많은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어.



브렌다 : 하지만 지금 우리로서는 이전과 같은 난리에 휘말리면 감당할 수 없어. 동포들의 숫자는 이미 아슬아슬한 수준이고, 게다가 너희가 가져온 마나 병기와 에너지를 다른 자들이 노릴지도 몰라.



비라쥬 : 어쩌면 우리가 충분한 힘을 길렀을 때 다시 다른 사람들과 교류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미래의 일이지 지금이 아니야.



베르너 : 알겠어. 너희가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라면 나도 딱히 이견은 없어.



베르너 : 그리고 나와 마리는 당분간 여기에 머물 생각이야.



브렌다 : 어? 어째서? 설마 두 사람, 여기서 신혼여행이라도 할 셈이야?



마리안델 : 하하, 브렌다도 참...



마리안델 : 내가 이 곳의 풍부한 에너지를 연구하고 싶어서 그래. 두 대륙을 비교하며 연구하면, 수정 역병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지도 모르니까...



마리안델 : 그런데 이곳에 오고 느꼈지만, 이곳의 에너지는 갈수록 혼란스럽게 요동치고 있어. 마치 폭발하기 직전 상황 같아.



마리안델 : 베르너와 상의한 후 대륙 안쪽으로 가서 무슨 일이 발생하고 있는 건지 조사하러 갈지도 몰라.



베르너 : 얼마 지나지 않아 출발할지도 모르지. 어쩌면 잠시 후에...



??? : 콰르릉----!!










베르너 : 저쪽 먼 하늘에서... 무언가 빛이 폭발했어! 저게 뭐지!?



비라쥬 : 무슨... '게이트' 같은데? 어떻게... 저렇게 거대한 게이트가!



브렌다 : 폭발한 빛 속에서... 뭔가 나오려 하고 있어!



브렌다 : 저건 대체 뭐야!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난 건데!



마리안델 : 모든 마나가... 저 '문'이 열린 것에 환호하고 있어... 그 심해 생물이 말한 게 바로 저거였을까! 저게 대체 뭐길래!



베르너 : 저건...



베르너 : 방... 주?



마리안델 : 빛은 사라졌지만, 방주는 그대로 남아있어. 대체 어디서 온 걸까?



비라쥬 : 저 방주는 아무리 봐도... 이 행성에서 만들 수 있는 걸로 보이지 않는군... 그러기엔 너무 거대하고... 웅장해.



비라쥬 : 대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저런 것을 만든 거지?



브렌다 : 이처럼 대규모로 공간을 넘어 전송하는 건 최전성기 크림조도 하기 힘든 일이야!



베르너 : 그런데 아까 그 빛... 익숙하다는 생각 들지 않아?



베르너 : 아까 방주에서 폭발한 빛... 우리의 여정을 비춰주던, 그리고 어둠 속에서 우리를 구해주던 빛과 똑같았어.



마리안델 : 설마... 그럴 리가 없잖아?



베르너 : 확실해, 그건 랑그릿사의 빛이야.



베르너 : 랑그릿사가... 돌아온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