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짊어지기로 한 지도자와 모든 것을 잃고 떠도는 영웅이 만났다.



메인 스토리 3부 단막극 만남









매튜 : 안돼! 이럴 수가... 카오스가 모든 힘을 손에 넣다니...



그레니어 : 모든 세계와 가능성... 전체가 이미 혼돈의 어둠에 먹힌 거야!?



카오스 : 후후... 마지막 순간까지 저항하는 건가, 성검군?



카오스 : 그나마 예레스와 엘사리아가 멸망하는 날까지 살 수 없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도록 해라.



매튜 : 그, 그럴 리 없어! 설사 우리가 실패한다 하더라도, 우리의 친구들이, 그리고 각 나라의 영웅들이 너의 야심을 막을 거다!



그레니어 : 하지만 매튜! 모든 신사에서 솟구쳐나오는 혼돈의 힘이 카오스에게 흘러가고 있는 걸...!



카오스 : 그렇다! 힘에 취한 자들의 역할이 본디 그런 것이지. 이 계획된 대륙과 함께 새로운 세계의 일부가 되어라!



아멜다 : 포기해선 안 돼, 매튜! 과거 우리는 언제나 절망 속에서 기회를 찾아냈잖아!



아멜다 : 이번에도 예외가 아닐 거야!



카오스 : 루시리스의 대행자인가? 태양처럼 빛을 뿜어내며 약자와 범부를 독려하는구나! 하지만 네 힘으로는 날 멈출 수 없다.



매튜 : 아멜다! 다시 한 번 해보자! 과거 성검의 영웅들이 지녔던 이 칼을 사용해서!



매튜 : 으악!



카오스 : 훗,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설사 루시리스 그 자신이라 할지라도, 이 세계에서는 벌레처럼 절망에 휩싸이리라.



카오스 : 질서와 빛의 거짓말을 따르는 자들이여, 너희는 결국 멈출 수 없는 운명과 마주할 것이다.



그레니어 : 매튜... 아직 일어설 수 있어?



매튜 : 아니... 검이 이미...



아멜다 : 설마 일격도 버티지 못하고 부서질 줄은...



카오스 : 영웅이 성검으로 '혼돈'을 벤다고? 이번에는 그럴 수 없을 것이다.



매튜 : 우리가 추구했던 빛의 영웅이 지닌 힘이라는 게, 고작 이 정도였단 말이야?



그레니어 : 제기랄!



카오스 : 세계 그 자체가 굴복하는 것을 본 적 있느냐?



카오스 : 이번에 똑똑히 지켜보도록!



매튜 : 안돼... 안돼!!!









낯설고 황폐한 섬



매튜 : 또 그 꿈인가... 젠장, 지금 이럴 시간 따윈 없는데!



매튜 : 아멜다, 그레니어... 너희를 위해서라도 나는... 콜록콜록...



매튜 : 하지만 아직 신사의 힘이 고갈되지 않은 과거에서... 난 대체 무얼 할 수 있을까?



매튜 : !?



매튜 : 문이 울부짖고 있어?



??? : 도망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성검의 전인?



매튜 : 큭... 문 너머까지 추격할 수 있었나!?



??? : 동료를 희생하고 구차하게 살아남았구나. 그게 바로 '영웅'의 선택인가?



매튜 : 아니, 그런 게 아니다! 나는, 나는...



??? : 하지만 네 동료는 모두 죽었다, 바로 문의 저편에서! 그게 바로 현실이다! 그리고 너 혼자 너덜너덜한 육체를 부여잡고 힘겹게 숨 쉬고 있지!



??? : 그야말로 벌레에 어울리는 강인한 생명력이라 할 수 있겠군.



매튜 : 그만! 닥쳐라!



??? : 정신력도 이제 한계인가? 그렇다면 저항 따윈 포기하고...



??? : 너의 운명을 맞이해라!









매튜 : 콜록, 콜록...



??? : 여전히 엉망진창으로 망가져 있구나. 손에 든 그 빛의 검 쪼가리로 내게 맞설 셈이냐?



매튜 : 인간을 배신한 존재... 이 보젤 같은 놈! 그래서 기꺼이 혼돈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카오스의 수하가 된 거냐?



??? : 배신? 저 위에서 고고한척하는 여신이야말로 진정한 배신자다!



??? : 진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맹목적인 자같으니, 카오스님이야말로 우리를 메마른 운명 속에서 구해줄 분인 것을.



??? : 어째서 이렇게 저항하는 거냐!



매튜 : 여신이... 배신자라고?



??? : 쓸데없는 말이 많았군. 너는 끝없는 시공 속의 얼마 남지 않은 구멍, 이제 여기서 그 구멍을 메워야겠다!






매튜 : 제길...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는데... 아멜다, 그레니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매튜 : 어떻게 해서든 버터야 해... 동료가 목숨과 맞바꿔 준 기회를 이런 식으로 날릴 수는 없어...



??? : 응? 문을 유지하는 힘이 약해지고 있군... 어째서지?



??? : 뭐, 상관없다. 그렇다고 네 운명이 바뀌진 않을 테니까!







리코리스 : 어째서 엘리시움이 이 대륙에 온 후부터 계속... 으윽...



리코리스 : 이 앞에서, 대체 무엇이... 날 부르길래...?



리코리스 : 그만! 내 머릿속에서 그만 울리란 말이야...!



아레스 : 무슨 일이야, 리코!



리코리스 : 오, 오빠? 방금 칸나 씨가 엘리시움 근처에서 누군가 싸우고 있다고 해서...



아레스 : 겨우 그것 때문에 엘리시움의 규율을 위반하고 혼자 움직인 거야?



아레스 : ...



아레스 : 미안, 내가 너무 조급해서 말을 심하게 했어. 가자, 우선 방주로 돌아가 계획을 세워야지.



??? : 오호? 저건 보젤의 인장?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 : 저 힘을 빼앗아 간다면 주인님께서 정말 기뻐하시겠어.



??? : 자, 와라, 인장이여! 나와 함께 돌아가자!



리코리스 : 카오스님의... 힘... 나, 보젤은, 당신의...



리코리스 : 으윽...! 아, 안돼! 절대 다시...



아레스 : 리코! 너 또 설마... 빌어먹을 보젤 녀석! 아직도 내 동생의 육체를 노리는 거냐!



리코리스 : 아니야, 오빠! 난 괜찮아, 나 정말 괜찮으니까! 두 번 다시는 보젤의 인장에 휘둘리지 않을 거야...



리코리스 : 저 검은 로브 아래에 이전 시공에서 우리를 쫓았던 힘이 느껴져, 굉장히 비슷해.



아레스 : 뭐라고!? 그렇다면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지.



아레스 : 거기 소년, 아직 싸울 수 있나?



매튜 : 그 검은... 랑그릿사!?



아레스 : 랑그릿사를 안다고? 넌 대체 누구지?



아레스 : 아니, 지금은 그런 사소한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지. 어서 이 녀석들을 정리하고 엘리시움으로 돌아가자, 리코!



리코리스 : 응, 오빠!



리코리스 : 절대... 절대 다시 어둠에 조종당하지 않을 거야. 오빠를 위해서라도, 다시 보젤이 될 수는 없어.






??? : 제길, 이런 추태가! 고작 작은 구멍 따위가 이제 메울 수 없는 구멍이 되었는가!



??? : 어째서 매번 랑그릿사의 사용자가 나를 방해하는 거냐, 젠장, 젠자앙!



아레스 : 후우... 랑그릿사의 힘을 견디다니, 저 검은 로브 녀석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군.









??? : 문이 닫힌다... 이대로 가다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 터, 이럴 수는 없어!



??? : 하지만 시간선을 초월한 의외의 사태가 발생한 이상, 돌아가서 이 작은 불씨를 어떻게 꺼야 할지 생각해봐야겠군.



매튜 : 드디어... 저 녀석의 추격을 뿌리친 건가...



매튜 : 거기 두 사람, 저 녀석이 도망치려 하니 혹시 모를 마지막 반격에 조심하도록!



리코리스 : 멈추세요, 혼돈의 앞잡이! 루시리스 여신님의 이름으로, 저 리코리스가 여기서 당신을 철저히 물리치겠어요!



아레스 : 안돼, 리코! 무모하게 굴지 마! 적의 함정을 조심해!



리코리스 :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자를 그대로 보내줄 수 없어! 난 리코리스지, 보젤이 아니야!  두 번 다시 오빠와 엘리시움의 발목을 잡진 않을 거라고!



리코리스 : 하압!




??? : 흐음?



??? : 보젤의 인장을 몸속에 봉인해 둔 건가? 재미있군... 고작 정신력만으로도 그렇게 할 수 있다니... 호오, 아니야... 아마 루시리스의 축복 같은 것을 받은 거겠지.



??? : 하하, 어쨌든 간에 정말 순진한 녀석이구나!



리코리스 : 무슨!? 아무런 피해가 없잖아! 어째서 여신의 힘이 마족에게 통하지 않는 거지? 이건 불가능해!



아레스 : 리코, 어째서 몇 번이고 내 말을 듣지 않는 거니! 어서 돌아가자!



리코리스 : 아, 안돼! 난 다시 보젤이 되지 않을 거야, 그런 운명 따윈 받아들이지 않겠어!



??? : 보젤의 인장을 지닌 소녀여, 넌 이미 자신의 운명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 않은가?



??? : 나는 알고 있다, 네가 바로 우리 주인께서 이 세상에 묻어 둔 스위치라는 것을! 내가 잘 이용해주마, 후후.



리코리스 : 그, 그런게 아니야... 나는...



아레스 : 그만! 리코, 더는 네가 혼잣말을 하며 따로 움직이는 걸 용납할 수 없어. 지금 네 상태는 확실히 불안정해, 아무래도 교회에 머무는 편이 더 안전하겠어.



아레스 : 우선 돌아가자, 그러면 엘마가 너를 잘 돌봐줄 거야.



리코리스 : 그러지 마, 오빠! 오빠마저 내가 자신의 힘을 통제하지 못할 거라고 의심하는 거야!?




아레스 : 리코...!



아레스 : 미안하다, 소년. 아무래도 너를 안전한 곳까지 데려다 줄 여유는 없을 것 같구나.



아레스 : 그럼 이만.



매튜 : ...아레스, 그레스덴 제국의 왕이 되는 길을 선택한 모양이군. 정말 뜻밖이야.



매튜 : 그리고 당신 동생... 보젤의 인장을 지닌 리코리스도 아직 살아있고 말이지.



아레스 : ...!?



아레스 : 네가 어떻게 우리를 아는 거지?



매튜 : 왜냐하면... 나 역시 랑그릿사를 다루었으니까. 하지만 그 랑그릿사는... 우리를 구원해주지 못했어.



아레스 : 그럴 리가! 랑그릿사가 실패했다니! 네가 나와 같은 랑그릿사 사용자라면 말해줘, 대체 무슨 일을 겪은 거지!?



아레스 : 그리고...



아레스 : 넌 대체 누구냐?



매튜 : 나 역시 과거 루시리스의 전사였어. 하지만 지금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몸뚱이를 끌고 다니는 일개 방랑자일 뿐이지.



매튜 : 모든 것이 무너지기 전에, 우선 너와 동행시켜줬으면 해. 그러면 네게 알려주지...



매튜 : 이 평화로운 대륙의 진짜 어둠을...






섬의 외곽



비라쥬 : 저 앞이 그 비공정이 추락한 지점이다. ...그대로 대륙 중심부에 자리를 잡았군. 하지만 아직은 이 이상 활동할 기미는 보이지 않아.



브렌다 : 저런 것도 정말 비공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하잖아. 크림조인의 전성기 시절에도 저런 규모는 흔치 않았어.



브렌다 : 저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우주선은 작은 돛단배에 지나지 않을 정도야.



마리안델 : 더욱 놀라운 점은 눈앞의 저 기계가 우주선보다 더 많은 마나 에너지를 소모하며 작동한다는 거야.



마리안델 : 내부 마나 함량이 과거 예레스 대륙 마나량의 총합보다 많을 지경인걸!



베르너 : 거친 불청객인가?



베르너 : 하지만 아까 그건 랑그릿사의 빛이었어, 내가 잘못 봤을 리 없는데.



브렌다 : 랑그릿사가 나타난 게 가장 신경 쓰이나 보네, 베르너.



브렌다 : 네가 들고 있는 무기가 그 사실을 안다면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하하!



베르너 : 농담하지 마, 브렌다.



베르너 : 성검의 인도로 시작된 모험은 내 인생을 바꿔버렸어. 그리고 우리 모두 페이리아에서 랑그릿사가 부서지는 모습을 본 것 또한 사실이잖아.



베르너 : 그런데 오늘 그 힘이 다시 우리 눈앞에 나타났단 말이지... 이상하지 않아?



비라쥬 : 베르너 말이 맞아. 그리고 파사의 검에 대한 건 차치하더라도, 이토록 놀라운 기술이 갑자기 나타났다는 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지.



비라쥬 : 불청객은 대륙 정세에 영향을 끼치게 되어있어. 나로서는 그것들이 우리 크림조랜더가 이곳에서 살아가는 데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되는군.



브렌다 : 그래서 우리가 이곳에 온 것 아니겠어? 저들이 적인지 아닌지 알아봐야지!



비라쥬 : 나는 저들이 우리의 친구가 되리라는 생각에는 비관적이다.



비라쥬 : 영토나 자원 모든 방면에서 저들은 이 대륙의 원주민들과 첨예한 대립을 하게 될 거야.



마리안델 : 어디에 있든 충돌은 피하기 힘들잖아?



베르너 : ...



베르너 : 어쨌든 저쪽에도 랑그릿사의 인정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분명 굳건한 신념을 지닌 영웅이 있을 거야.



베르너 : 그리고 그런 사람이라면 분명 란디우스처럼 여러 세력 사이에서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막는 사람이겠지.



비라쥬 :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사태가 흘러가길 바랄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