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샷이 너무 많은 관계로 둘로 나눠 올립니다.



의지할 곳 하나 없는 방랑자들이 침략자라는 비난을 받을 때, 그들은 어떤 대답을 들려줄 것인가?



3부 단막극 격돌






엘리시움 지휘실



플로렌티아 : 아레스 폐하와 리코리스 씨의 행적은 아직 찾지 못한 건가요!



엘리시움 병사 : 죄송합니다, 재상 각하!



엘리시움 병사 : 성녀님은 이른 아침 동쪽으로 나갔고, 아레스 폐하께서는 성녀님이 나갔다는 소식을 접하자 바로 방주를 빠져나가셨습니다.



엘리시움 병사 : 폐하께서는 최대한 빨리 성녀님을 데리고 돌아오겠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재상 각하께 안심하라는 말을 전해달라 하셨습니다!



플로렌티아 : 폐하께서도 참! 오늘이 대륙의 마나 채집과 연성을 시작하는 중요한 날이라는 걸 아시면서도...



플로렌티아 : 비밀 부대의 율리안은... 뭔가 소식을 전한 게 있나요?



엘리시움 병사 : 비밀 부대의 보고서는 각하의 업무 책상 위에 올려놨습니다.



플로렌티아 : 알겠어요, 가보도록 하세요.



플로렌티아 : 만약 폐하께서 돌아오시면 즉시 제게 보고하세요.



엘리시움 병사 : 옛!



플로렌티아 : 보고서 표지에 피로 글씨를 쓴 건가요? 율리안, 당신의 방법은 정말 극단적이군요.



플로렌티아 : 적어도 당신이 완전히 미치기 전에 엘리시움에 당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할 텐데요... 우리가 모두 하는 것처럼.



엘마 : 플로렌티아.



플로렌티아 : 엘마 씨? 당신인가요?



플로렌티아 : 교단 쪽의 작업은 끝났나요?



엘마 : 응, 리코리스가 도와줘서 이전 전투에서 다친 사람들을 치료하는 일도 곧 일단락 될 거야.



엘마 : 이번 대륙의 온화한 환경과 풍부한 자원 덕분에 겨우 우리도 계속해서 치료할 수 있는 물자를 마련할 수 있었어.



플로렌티아 : 루시리스 교단은 줄곧 엘리시움을 지탱해온 기둥이었죠, 교단의 도움은 이번 원정을 성공하게 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될 겁니다.



플로렌티아 : 그래서 엘마 씨, 오늘 어떤 이유로 온 건가요?



엘마 : 이 세계의 주민을 상대하라고 율리안을 보냈다며?



플로렌티아 : 맞아요, 이에 대해 다른 의견이라도?



엘마 : 가엘파이스라고 불리는 이 대륙에는 서로 다른 특징과 아름다움을 가진 네 개의 문명이 있어.



엘마 : 우리처럼 마나를 운용하는 그들은 여신을 믿는데다, 갑작스레 나타난 우리에게 아직 뚜렷한 적의도 보여주고 있지 않아.



엘마 : 하지만 너는 그런 그들에게서 이곳의 마나를 뺏기 위해 율리안과 그가 이끄는 잔혹한 암살자를 파견했잖아!



엘마 : 나는 이런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어, 이건 루시리스 여신의 가르침과 상반되는 행위야.



플로렌티아 : 그 일 때문에 온 건가요...



플로렌티아 : 가엘파이스인은 우리가 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을 겁니다, 이 방면에 대해 저는 유리안을 꽤 믿고 있어요.



플로렌티아 : 본래 아무도 없는 섬에 척후를 보낸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위험한 일입니다. 바다 위에서 폭풍을 만나 죽을 가능성이 크니까요.



플로렌티아 : 하지만 마나의 채굴이 늦어진다면 엘리시움은 마비될 거예요. 설마 루시리스 여신께서 그걸 바란다는 건 아니겠죠?



엘마 : 바로 그런 태도가 더욱 큰 적의를 불러오고, 전쟁마저 일으킬 수 있다는 거야! 그래도 괜찮은 거야, 플로렌티아!?



플로렌티아 : 당신들 교단이 한결같이 고수하는 인자한 태도가 이 낯선 세계에서 통할지를 논쟁하고 싶진 않아요.



플로렌티아 : 우리 엘리시움은 주인 없는 황량한 섬에 떨어졌고,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때문에 대륙에 있는 다른 세력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한 상태입니다.



플로렌티아 : 하지만 알아두세요, 자신과는 다른 기술과 힘을 보유한 엘리시움이 이 세계의 주민들 눈에는 거대한 위협으로 비칠 수 있다는 사실을.



플로렌티아 : 대륙 각지의 세력은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릴 수 없는 이상, 비밀 부대를 파견해 파악하는 건 반드시 필요한 일이에요.



플로렌티아 : 율리안 그자의 재능을 발휘하기에는 가장 적합한 상황입니다.



엘마 : 뭐가 재능이라는 거야...!



엘마 : 율리안은 전쟁 때문에 모든 것을 빼앗긴 사람이야. 비록 그에게 천부적인 전투 기술이 있다고 하지만, 그를 살인 기계로 삼아 전장에 내모는 건...



엘마 : 이미 마음을 닫은 그를 더욱 편집적이고 미치게 하는 행위라고!



엘마 : 그의 가족을 모두 앗아간 그레스덴인인 당신이 어떻게….



플로렌티아 : 전쟁 때문에 모든 것을 빼앗겼다고요?



플로렌티아 : 그렇다면 저와 힐다 언니는요! 우리 자매의 부모님 역시 칼자스인의 손에 돌아가시지 않았나요! 심지어 힐다 언니마저 우리의 계획 때문에 희생되었어요!



플로렌티아 : 하지만 저와 힐다 언니의 처지는 많은 그레스덴인의 축소판에 지나지 않아요.



플로렌티아 : 우리는 엘리시움 계획이라는 위대한 목표를 위해 과거의 신분을 잊고 몸을 던진 것 아니었나요?



플로렌티아 : 출항 전, 엘마 당신은 절망적인 세계에 남은 사람들에게 한 맹세를 잊은 건가요!?



엘마 : '우리는 모든 원한과 존비귀천을 포기하며, 전체로서 엘리시움의 일원이 될 것이다...'



플로렌티아 : '...신이 버린 이 세계를 위해, 타인의 손에 빼앗긴 우리의 미래를 되찾기 위해.'



엘마 : ...



플로렌티아 : 그레스덴 제국에 있었을 당시, 저 또한 당신과 마찬가지였지요.



플로렌티아 : 힘을 싫어하고, 더 우아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목표를 실현하려 했습니다.



플로렌티아 :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제가 얼마나 황당한 잘못을 했던 건지 깨닫게 되었어요.



플로렌티아 : 힘이 없다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요. 아레스 폐하께서 랑그릿사의 인정을 받지 않았다면, 폐하께서는 진작에 보셀레인 마을에서 붕어하셨을 겁니다.



엘마 : 하지만 이제 엘리시움은 이상적인 세계라고 할만한 곳에 도착했잖아, 그런데 어째서 전쟁의 불꽃을 피워올리려는 건데...



플로렌티아 : 우리는 전쟁이 닥쳤을 때를 대비해 준비하는 것뿐입니다.



엘마 : ...플로렌티아.



엘마 : 플로렌티아는 엘리시움을 떠나 이 땅을 직접 밟아본 적이 있어? 네가 도적과 침략자라고 여기는 사람들과 접촉해서 교류하고, 대화를 나눠본 적 있어?



엘마 : 우리처럼 빛의 여신 루시리스님을 믿는 백성이라면... 우리와 친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플로렌티아 : 그건 당신의 방법이에요. 적어도 저는 같은 신앙이 있다고 해서 상대를 잠재적인 맹우로 여기지 않을 겁니다.



엘마 : 알겠어...



엘마 :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물어볼게.



플로렌티아 : 최대한 짧게 해주세요, 이후 작전 회의에 참가해야 하니까.



엘마 : 아레스는...



엘마 : 아레스는 이번 행동에 대해 알고 있는 거야?



플로렌티아 : ...



플로렌티아 : 예.



플로렌티아 : 하지만 폐하께서는 율리안을 보내려고 하지 않으셨어요. 폐하께서 직접 비밀 부대를 이끌고 움직이려 하셨죠.



플로렌티아 : 그러나 저는 절대 폐하를 그런 소란에 휘말리게 하지 않을 겁니다. 어떤 약점도 드러낼 수 없는 노릇이니까요.



엘마 : 그래... 고마워, 플로렌티아.



엘마 : 이만 가볼게.



플로렌티아 : 방금 당신이 행한 월권행위는 폐하께 보고드리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이해해줬으면 좋겠군요.



플로렌티아 : 루시리스 교단이 지금까지 남아있을 수 있는 건, 정치에 참여할 모든 권한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엘마 : 정말... 넓은 아량에 감사드려야겠군요, 재상 각하!



엘마 : 마음 깊이 새겨두겠습니다.



플로렌티아 : 교단이 다소나마 백성을 위로하고 구제해줄 수 있다는 것에... 지금 교단을 남겨두는 의미가 있다 할 수 있겠죠.



플로렌티아 : 힐다 언니... 어쨌든 저는 폐하를 도와 엘리시움 계획을 실현할 거예요. 설사 제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하고, 제가 내놓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대가로 내놓는다 할지라도!










페랄 척후병 : 정말 이상하군.



페랄 척후병 : 황량하고 메말랐어. 풀만 드문드문 있을 뿐, 자갈투성이인데다, 담수는 아예 보이지도 않아.



페랄 척후병 : 물 건너편의 생기가 충만한 땅과는 아주 다른 모습이야.





마리안델 : 이 섬은 해저 화산 활동으로 솟아오른 것 같아.



마리안델 : 그런데 이건...



탐색




베르너 : 마리, 뭔가 발견했어?



마리안델 : 정말 이상해... 이곳의 지맥과 식생 모두 마나의 흔적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마리안델 : 분명 다른 곳에는 마나가 세차게 솟구쳐 오르는데, 이곳은... 마치 땅이 죽어버린 것처럼 고요해.



베르너 : 저 앞에 있는 거대한 기계 때문일까?



비라쥬 : 그럴 가능성이 크다. 저렇게 거대한 기계를 작동시키려면 천문학적인 마나가 필요하겠지. 분명 인근의 마나를 자신의 에너지 저장소에 빨아들였을 거다.



베르너 : 저 거대한 기계가 이곳의 마나 에너지를 남김없이 빨아들였다고?



베르너 : 그렇다면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지!



베르너 : 과도하게 마나를 가져간다면 대륙 다른 곳의 마나 에너지 공급에 심각한 부하가 걸릴 거야.



리코리스 : 여긴... 어디지? 엘리시움으로 돌아가야 하나? 엘마 언니... 도와줘...



리코리스 : 머리가 아파... 더는 날 부르지 마! 이럴수록... 이럴수록 오빠를 마주할 면목이 없게 되는데...





마리안델 : 아가씨, 괜찮아요?



마리안델 : 안색이 창백해, 하지만 몸에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여.



브렌다 : 화려한 보석 서클렛과 금실로 짜인 옷이잖아? 어느 귀족 집안의 아가씨가 도망쳐 온 건가?



베르너 : 단순히 놀란 걸 수도 있고, 뜻밖의 상황에 부닥친 걸 수도 있지.



베르너 : 우선 이 아가씨를 보호해주자, 마리. 조금 기다리다가 도와줄 만한 곳을 찾아보자고.









아레스 : 그랬었군...



매튜 : 이해할 수 있겠어? 당신이 믿지 않거나 이해하는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레스 : 솔직히 말해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다만...



아레스 : 상관없어. 네가 말한 일들은 엘리시움에 돌아가 플로렌티아와 상의해봐야겠다. 지금은 리코의 행방을 찾는 게 우선이야.



매튜 : 나도 흩어져서 찾아보겠어. 리코리스의 상태라면 아마 멀리 가지 못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