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스 : ...저건!? 리코, 리코리스!




베르너 : 리코라고? 이 아가씨의 이름일까? 이 아가씨의 가족인가?



베르너 : 상태가 불안정해서 일단 응급처치는 해 두었다만...



아레스 : 도와줘서 고맙다, 나 아레스 폰 로비나는 이 은혜를 영원히...



브렌다 : 아레스? 로비나? 들어본 적 없는 성과 이름인데... 하지만 저 옷을 보면 굉장히 지위가 높은 귀족 같은 걸.



아레스 : 음? 그대들은 가엘파이스인이 아닌가보군? 이 근처에 나타난 건 엘리시움에 뭔가 볼일이 있어서인가?



마리안델 : 아뇨, 그런 게 아니라 사실은...




아레스 : 증원!? 역시 리코를 인질로 매복해둔 거냐? 이 비겁한 녀석들, 대체 무슨 의도로 이러는 거냐!?



페랄 척후병 : 비겁한 건 너희다, 이방인! 우리 형제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성지인 세계의 눈에 쳐들어온 건 너희가 아니더냐!



아레스 : 이곳은 본래 주인 없는 황량한 섬이고, 우리는 원래 세계가 파괴되어 머물 곳을 찾아 이곳으로 왔다. 설마 이곳에 오기 전에 너희에게 신청서라도 제출했어야 한다는 건 아니겠지!?



츠루야 승려 : 하지만... 이런 식으로 빼앗는 건 곤란합니다.



츠루야 승려 : 마나는 존자께서 가엘파이스에 내려주신 것입니다. 그렇게 마나를 착취하시는 건 존자에 대한 경의가 다소 부족한 게 아닌지?



아레스 : 마나? 문명을 존속시키기 위해서가 아닌, 그저 세상에 흘러갈 뿐인 마나라면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냐?



아레스 : 가엘파이스는 마나가 왕성한 대륙이고, 그만큼 더 많은 소모량을 감당할 수 있다. 나의 백성은 살아갈 자격조차 너희에게 허락받아야 한다는 말이냐!?



아레스 :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군!





비라쥬 : 저 검은...!



베르너 : 랑그릿사! 랑그릿사가 어떻게 저자의 손에!



노람 장교 : 선조님이시여! 저 이방인들은 듣던 대로 흉포하기 짝이 없군!



노람 장교 : 신성한 여신의 은혜를 더럽히다니!



란차 암살자 : 그러면 저 이방인을 죽이자, 죽이고 시체 노예로 만들어서 저 강철 배 안에 숨은 녀석들에게 경고해야겠다!



아레스 : 경고라고? 흥.



아레스 : 나 아레스 폰 로비나, 그레스덴 제국의 황제이자 엘리시움 방주의 총사령관이 바로!



아레스 : 너희가 말하는 '이방인'의 왕이다!




노람 장교 : 뭐라고!?



란차 암살자 : 흥, 마침 잘 됐군! 적을 치려면 왕부터 잡으라는 말이 있지! 네 녀석의 시체를 리오벡 전하께 바친다면 나도 권력에 더 가까워질 터!



란차 암살자 : 가엘파이스의 마나를 위해, 그리고 내 출세를 위해 죽어라!



페랄 척후병 : 이방인은 죽어야 한다, 루시리스 여신의 분노를 받아라!






비라쥬 : 좋지 않군, 저들이 공격하려 한다. 베르너, 우리는 한 발자국 물러나서 행동을 결정하는 게 어때.



마리안델 : 하지만 이 아가씨의 상황이 아직도 불안정한걸.



브렌다 : 우리도 손을 써야 하나? 그러면 어느 쪽 편을 들어야 하지?



베르너 : ...



베르너 : 난 랑그릿사의 판단을 믿어, 랑그릿사의 사용자가 악인일 리 없지. 우선 양측을 말려 사상자가 나오지 않게 해야 해!






아레스 : 너희는 가엘파이스인의 지원병이 아닌가?



베르너 : 아레스, 당신이 들고 있는 그 검.



베르너 : 랑그릿사겠지?



아레스 : 너 역시 랑그릿사 사용자인가? 하, 재미있군. 겨우 며칠 사이에 자신이 랑그릿사 사용자라고 밝히는 자를 몇 명이나 만나게 되다니.



비라쥬 : 그럴 수가!?



아레스 : 자세한 상황은 전투가 끝나면 다시 이야기하지!






페랄 척후병 : 이렇게... 창피할 데가 있나. 이래서야 어떻게 가엘파이스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지...



아레스 : 가엘파이스의 의지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엘리시움에 대한 너희의 적의를 느낄 수 있을 뿐! 이렇게 된 이상 나도 양보하지 않겠다!



마리안델 : 다들 진정하세요! 우선 무기부터 내려놓고요!



아레스 : 좋아! 침입자들...




페랄 척후병 : 감히 우리보고 침입자라고!?



츠루야 승려 : 제멋대로인 자로군요.



노람 장교 : 여신의 은혜도 받지 못한 이단 녀석이 주인 행세를 하겠다? 그런 건 우리 노람 성교국에서 절대 용납 못 한다!



아레스 : 노람, 페랄, 츠루야, 란차... 너희 대륙의 국가들이 우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우리 역시 타협하지 않겠다!



란차 암살자 : 네 녀석 미친 거냐!?



란차 암살자 : 그건 우리 네 국가를 적으로 만드는 행위다! 네가 어떤 나라를 다스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나라는 분명 네 녀석의 오만함 때문에 멸망할 거다!



아레스 : 나라라고?



아레스 : 그럴지도 모르지.



아레스 : 난 분명 그레스덴 제국의 황제다.



아레스 : 하지만 엘리시움은 그런 단순한 존재가 아니야!



아레스 : 엘리시움은 행성 전체의 사람들이 시공과 문명을 초월해, 모든 원한과 갈등을 버리고 만든 단체다.



아레스 : 모든 사람이 존속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가능성을 바친 존재란 말이다!








베르너 : 멈춰, 아레스!



베르너 : 저들은 이미 전투 능력을 상실했어!



아레스 : 어째서 나를 막는 거냐!?






섬의 깊은 곳



베르너 : 그런 식으로 랑그릿사의 힘을 사용해도 랑그릿사가 답해주던가?



아레스 : 너희 같은 평범한 자들이나 루시리스의 의지에 휘둘리는 거다. 하압! 보아라, 빛나는 랑그릿사를!



마리안델 : 이 빛은... 랑그릿사가 그를 완전히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야...



베르너 : 마,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럴 수가?



베르너 : 아레스 폰 로비나... 설마 잃어버린 빛의 후예의 이름이기라도 한단 말인가?



아레스 : 혈통을 믿고 그것을 정의의 지표로 삼는 자들...



아레스 : 너희의 잘못된 점이 바로 그것이다!



아레스 : 내가 처음 랑그릿사를 얻었을 당시, 빛의 후예들은 끊임없이 내게 경고했다. 나는 루시리스로부터 은혜를 입은 사람이니, 빛의 여신을 믿는 것만이 유일한 정도라고.



아레스 : 하지만 세계가 위기에 처했을 때, 유일한 희망은 굳건한 의지로 파멸의 운명에 맞서 싸우는 제국 백성이었다!



아레스 : 그때 나는 결단을 내렸고, 랑그릿사 또한 내게 답한 것이다!



마리안델 : 당신의 세계는 재난 속에서 멸망한 건가요... 어떻게 그런 일이...



베르너 : 자신의 의지만으로 랑그릿사의 힘을 완벽히 다룰 수 있다니...



비라쥬 : 자신의 의지만으로 랑그릿사의 인정을 받아내고, 나아가 랑그릿사를 자신의 소망에 복종시켰다는 거군!



아레스 : 그렇다!



아레스 :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네게도 유난히 랑그릿사에 적합한 힘이 느껴지는군... 이름이 뭐지?



베르너 : 베르너 폰 에길이다.



베르너 : 아레스, 랑그릿사가 당신 편이라곤 하지만 나는 당신의 행동에 찬성할 수 없어.



베르너 : 그런 잔인한 모습은 당신의 나라가 이 땅에서 뿌리내릴 터전을 마련하는 데에도, 당신이 사랑하는 백성의 고통을 줄이는 데에도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해!



아레스 : 흥, 순진하긴.



아레스 : 그렇다면 너는 이 대륙의 '진상'에 대해 알고 있나?



아레스 : 원주민들이 목숨처럼 여기는 마나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알고 있나?



마리안델 : 그 말은 이 대륙에 용솟음치는 마나에 무언가 말 못할 비밀이 있다는 건가요?



마리안델 : 부디 진실을 말해주세요, 아레스 씨!



베르너 : 아레스, 만약 이 대륙에 정말 숨겨진 어둠이 있다면 우리가 힘을 합쳐 이 대륙에 평화를 가져와야 하지 않겠어?



아레스 : 랑그릿사의 '빛의 후예'...



아레스 : 비록 너희가 나와 리코를 도와줬다고는 하지만...



아레스 : 너희와는 협력할 수 없다.



아레스 : 자신의 정의를 관철하고 싶다면, 이 가엘파이스 대륙으로 가라. 네 국가에 가서 모든 것의 근원을 이해해라.



아레스 : 때가 된다면 자신이 얼마나 황당한 실수를 했는지 알게 될 거다.



아레스 : 그럼 이만.



베르너 : 잠깐...!



브렌다 : 늦었어, 이미 가버렸는걸.



브렌다 : 나쁜 태도만 떼어놓고 본다면, 제법 호기로운 녀석이야.



브렌다 : 저 자의 말대로 이 대륙의 숨겨진 진상에 대해 알고 싶다면, 지금 우리로서는 우선 어디로 가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베르너 : 하지만 브렌다, 그러면 크림조랜더 쪽은...?



비라쥬 : 괜찮다. 출발하기 전에 생활 환경 시스템을 설치하고 왔으니까. 잠시 떠나 있더라도 크림조랜더가 살아가는 데는 아무 문제 없을 거야.



브렌다 : 아하하! 드디어 다시 자유롭게 모험을 떠나는구나! 정말 오랜만인걸!



브렌다 : 그러면 슬슬 가엘파이스에도 '여자 용병단'을 만들어야 하나?



베르너 : 브렌다, 비라쥬... 너희...



마리안델 : 베르너, 어쩌면 이 대륙에 우리가 예상치 못한 무서운 진실이 감추어져있을 수도 있어.



베르너 : 알아, 마리. 그게 바로 우리가 여행을 떠나기로 한 이유잖아.



베르너 : 아레스... 랑그릿사...



베르너 : 나는 우리의 힘을, 그리고 우리가 올바른 길을 걷는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