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26장 구사일생










수해에 있는 민가



매튜 : 여, 여기는...?



매튜 : 앗! 젤다, 젤다! 젤다 어딨어! 나는...



란차 나이트 엘프 : 이봐! 이 녀석 좀 진정시켜! 대체 무슨 생각인지... 순찰관에게 들키고 싶은 거냐!



란차 나이트 엘프 : 잘 들어라, 꼬맹아... 네가 웬 녀석인지는 모르겠지만, 얌전히 닥치고 있는 게 좋을 거다. 그렇지 않으면 그대로 저 늪에 있는 악어 먹이로 던져버릴 테니까.



란차 여자 주민 : 지온님이 데려온 귀한 손님이셔. 무례한 말은 하지 마.



란차 여자 주민 : 미안해, 매튜 씨. 인근의 수비를 책임지는 사람이라 좀 민감하거든.



매튜 : 쓰읍... 여기는... 어디지? 란차?



매튜 : 콜록, 콜록, 콜록...



란차 여자 주민 : 너무 무리하지 마, 매튜 씨. 당신은 싸우다 상처 말고도, 독기를 너무 많이 들이마신 탓에 몸이 굉장히 허약한 상태야. 그러니 우선 숨을 고르고...



매튜 : 카오스...의 흔적이었지. 거기서 젤다와 웨탐을 만났었고.



매튜 : 마지막에 나를 구해준 건... 그 엘프, 리오벡의 부하였는데! 어째서!



매튜 : 콜록, 콜록...



란차 나이트 엘프 : 지온은 대체 뭐 하는 건지... 아무것도 모르는 이런 꼬맹이를 끌어들여서 어쩌자는 거야? 농담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라고.



란차 나이트 엘프 : 이 녀석이 리오벡의 부하일지도 모르는 데 걱정도 안 되는 건가?



란차 여자 주민 : 그는 리오벡의 유일한 심복이면서 엘프의 영광과 본성을 지니고 있잖아. 그런 그가 우리를 돕고자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적 같은 일이라고.



란차 나이트 엘프 : 흥, 확실히 지온의 솜씨는 우리 중 단연 최고라 할 수 있지. 하지만 난 그에게 영 믿음이 안 간단 말이야.



란차 나이트 엘프 : 어린 시절부터 리오벡의 곁에서 자랐고, 수많은 백성의 피를 손에 묻힌 사람이야. 우리가 가진 마지막 기회를 그런 사람에게 맡기는 건 정말...



매튜 : 리오벡... 당신들, 리오벡 타도를 모의하는 건가?



란차 여자 주민 : 맞아, 매튜 씨. 그리고 내 생각에 지온님이 당신을 여기에 데려온 이유도 그것 때문인 것 같아.



매튜 : 나? 내가 당신들의 계획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고...



란차 나이트 엘프 : 그 악마가 계속 황금 왕좌를 차지하고 있다면, 우리 모두 빠르든 늦든 언젠가는 저 시체 노예 중 하나가 될 거다!



매튜 : ...시체 노예? 그게 뭔데?



란차 나이트 엘프 : 영혼 인형이라고도 부르는 존재다. 죽은 자의 육신으로 만드는 괴물이지. 리오벡 가문이 통치하는 데 사용하는 잔혹한 도구다.



란차 나이트 엘프 : 리오벡 가문은 금광을 통해 거대한 부를 쌓았지. 그리고 우리 나이트 엘프의 고혈을 빨다 죽으면 시체 노예로 만들어 죽어서까지 자신들의 사악한 왕조를 위해 부려 먹고 있는 거야!



매튜 : 그저 작은 아이로 보이는 녀석인데 그런 짓을 한다고!? 그게 무슨...



란차 나이트 엘프 : 흥, 아이라고?



란차 나이트 엘프 : 리오벡 가문은 대대로 사령 비술을 전승하지. 그 껍데기 속에 얼마나 오래된 영혼이 들어있는지는 아무도 몰라.



매튜 : 사령술이라니... 그 리오벡 가문이 어떻게 그런 힘을 다룰 수 있는 거지!? 그건 마족의 능력이잖아!



란차 나이트 엘프 : 우리 엘프들도 이유는 모른다. 다만 알 수 있는 게 있다면, 어쩌면 그 황금성 깊은 곳에 리오벡 가문이 가진 힘의 비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뿐.



란차 나이트 엘프 : 지금 우리는 그 궁전을 공격해 들어갈 거야. 그리고 네 목숨을 구해준 지온이 우리에게 내통해주기로 했지.



매튜 : 그래서 이런 이야기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건데! 리오벡 가문이 잔혹할지는 모르겠지만, 지온이 어째서 나를 찾은 거고?



매튜 : 게다가 그는 어떻게 당시 내가 절벽 끝에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던 거지!?



란차 여자 주민 : 왜냐하면... 매튜 씨, 당신의 동료들이...



란차 여자 주민 : 모두 리오벡의 포로가 됐기 때문이야.



매튜 : 뭐라고!?






란차 지하 감옥



란차 옥졸 : 아아... 교대하는 녀석은 왜 아직도 오지 않은 거야.



??? : 미안, 내가 늦었네. 오늘 신입이 몇 명 들어왔다며?



란차 옥졸 : 오오! 이 자식, 미적거리기는! 맞아, 게다가 희한하게도 리오벡 전하께는 지금 당장 죽일 생각이 없는 것 같던데.



란차 옥졸 : 그러니 잘 감시해.



란차 옥졸 : 맞다, 오늘 그 머리 큰 녀석에게 고기를 주는 것도... 윽!



??? : 나태하고 멍청한 녀석...



리자 : 흥, 란차인은 교활한 지도자를 가졌을지는 몰라도, 궁전 안에는 호의호식하는 쓰레기를 잔뜩 쌓아뒀구나.



리자 : 됐다, 우선 감옥 명부부터 봐야지... 어디 보자...



리자 : 아멜다, 그레니어... 여기보다 안쪽에 있구나. 그 방패녀와 기계팔 아저씨는 여기에 없네...



리자 : 어어...!? 마, 말도 안 돼! 쥬다라니!?



리자 : 아버지께서... 줄곧 여기에 갇혀 계셨다고?











그레니어 : 아이고 아파라... 아멜다, 우리 얼마나 갇혔는지 알고 있어?



아멜다 : 몰라... 온통 깜깜해서 모르겠는걸. 내가 알 수 있는 거라곤 쥐가 내 손등을 네다섯 번 왔다갔다했다는 것 뿐이야...



그레니어 : 빌어먹을... 그래도 다행히 우리 둘이 같은 곳에 갇혔네... 엘마 씨는 어떻게 됐을는지... 게다가 리자도...



*아멜다 : 하, 눈앞에서 여동생이 고생하고 있는데 가슴 아파하지는 못할망정, 이번에 새로 알게 된 사람 걱정이나 한 다 이거지!? ...그레니어, 너어!?



그레니어 : 그게 무슨 소리야, 아이메!



그레니어 : 내내내내가 그럴 리가 없잖아...



아멜다 : 정말? 자자, 긴장 풀어. 여기라면 그 여자애에 대한 마음을 말해줘도, 아무도 모를 거야.




리자 : 너희 둘 방금 무슨 이야기 한 거야! 어쩐지 내 이름이 들린 것 같은데!?



아멜다 : 리자!



그레니어 : 네, 네가 어떻게 여기에! 그리고 감옥 문은 또 어떻게 연 거고!



리자 : 하아, 자물쇠 못 따는 도둑 봤어?



그레니어 : 근데 어쩐지 오늘 너, 조금 살벌한 것 같다?



리자 : 오호, 그래? 아마 누군가가 너무 멍청해서 화가 난 게 아닐까?



리자 : 이런 깜깜한 감옥 속에서 다른 사람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들고 말이야... 음흉하긴!



그레니어 : 크흠... 어쨌든 우선 여기서 빠져나가자.







아멜다 : 우리가 어디로 갈 수 있을까... 게다가 어쨌든 매튜는...



그레니어 : 그럴 리가 없어! 매튜 녀석... 절대 그렇게 죽을 놈이 아니야! 그러니 우선 다른 사람부터 구하러 가자고!



**리자 : 그 엘리시움의 큰 방패를 든 언니, 그리고 기계팔 아저씨는 아무래도 더 위층에 있는 것 같아. 어쩌면 그 사람들을 먼저 구하러 가야 할지도 모르겠는걸.



그레니어 : 엘마 씨와 마크렌 형님... 그래, 우선 두 사람과 합류해야 해! 이대로 버리고 갈 순 없어.



아멜다 : 그런데... 여긴 미궁처럼 온통 깜깜하잖아... 어디로 가야해?



리자 : 여긴 예전에 광산이었던 것 같아. 광산이라면 분명 공기가 통하는 곳이 있을 거야.



리자 : 가장 미세한 바람의 흐름까지 감지해야 해...




리자 : 공기의 움직임이 느껴져, 아무래도 저쪽 같아. 저쪽으로 가면 분명 뭔가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레니어 : 북쪽인가? 그런데 저긴 더 어두운데...



리자 : 어쨌든 우선 움직이자고.









리자 : 공기의 흐름이 무거워졌어? 어라? 이쪽으로 다가오잖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아멜다 : 무거워지고... 이쪽으로 다가온다니, 대체 무슨 말이야?





거대 시체 노예 : 후우... 후우... 



거대 시체 노예 : 흐아아--!



그레니어 : 저, 저게 네가 말했던 공기의 흐름이냔 거냐고!



리자 : 저, 저런 건지는 몰랐지!



아멜다 : 이쪽으로 온다! 모두 조심해!






그레니어 : 저 녀석... 열쇠를 갖고 있어! 아무래도 저 녀석이 여기 담당인 것 같은데!



아멜다 : 그래서 우리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데! 저건 너무 크잖아...!



거대 시체 노예 : 우우우우!






리자 : 이러다간 적만 늘어날 거야, 싸우는 소리가 너무 커!



아멜다 : 그래서 어쩌라고! 무기도 모두 빼앗긴데다, 피하는 것도 이제 한계야! 게다가 도망칠 곳도 없잖아!



그레니어 : 그러면 맨손으로 박살 내야지!






매튜 : 저쪽에서 소리가 들리는데...



매튜 : 아멜다! 그레니어! 리자!



아멜다 : 매튜! 너... 살아있었구나! 세상에, 여신이시여 감사합니다... 난 두 번 다시 널 못 보는 줄 알았는데!



그레니어 : 흥, 네가 어딘가로 내뺐다가 나중에 폼잡으며 나타날 거란 걸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 그래도 앞으로 두 번 다시는 그러지 마!



리자 : 매튜... 너구나! 그런데 네가 어떻게 여길 아는 거야!?



매튜 : 나를 데리고 온 사람이 있어. 시간이 없으니 긴말은 하지 않을게!









매튜 : 남쪽이야! 저기에 위층으로 가는 길이 있어!



리자 : 알았어!






매튜 :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 슬슬...



그레니어 : 이런... 이 소리, 누가 이쪽으로 오고 있어!



멀리서 들리는 소리 : '안쪽에서 소리가 들리는군. 지온, 어떻게 된 일이냐.'



멀리서 들리는 소리 : '리오벡 전하, 잠시 이곳에서 기다려주십시오. 제가 가서 알아보겠습니다.'



지온 : 늦었군요, 매튜.



매튜 : 지온! 미안...



리자 : 저 사람이 널 데려온 사람이야? 지온... 내 기억이 맞는다면 당신은 리오벡의 측근일 텐데.



리자 : 대체 무슨 생각이야.



지온 : 오른쪽, 시체 노예에 먹이통으로 가십시오, 어서!



매튜 : 알았어!



리자 : 대답해, 지온!




지온 : 어서 가십시오!



리자 : 이대로 포기하진 않을 거야... 우리 아버지가 여기 계시다고! 난 절대 포기하지 않아!



리자 : 나중에 다시 오겠어.



지온 : ...



지온 : 전하... 별다른 이상은 없는 듯합니다. 시체 노예에 대한 통제가 약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만...



리오벡 : 호오, 그래?



리오벡 : 이쪽으로 와라, 지온.



지온 : 예, 전하.




지온 : 으윽...!



리오벡 : 이 눈 먼 쓰레기 같으니... 여기 버젓이 있는 전투 흔적이 보이지 않는 거냐?  지상에 너무 오래 머무른 나머지 너희 나이트 엘프들이 자랑하는 그 잘난 시력이 나빠졌나 보지?



리오벡 : 애초에 너와 네 동족을 모두 광산에 처넣어 금이나 캐게 할 걸 그랬군. 그랬다면 이렇게 시력이 나빠지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



지온 : 정말 죄송합니다, 전하.... 부하들을 모아 조사하겠습니다.



리오벡 : ...



리오벡 : 거기서라.








란차 지하 감옥



엘마 : 여기는 란차군요... 예전에 리코가 바로 이 땅에서 처음으로 폭주했었는데...



마크렌 : 들어본 적 없는 이름뿐이군. 그런데 과거를 떠올리기보다는 어떻게 빠져나갈지 생각하는 게 낫지 않을까?



마크렌 : 뭐 좋은 방법 없어? 빛의 여신을 믿는 자들은 이런 사령술사에 강하다고 알고 있는데.



엘마 : 아니오, 저는 이미... 신을 모시지 않는 몸이니까요.



마크렌 : 엘리시움을 떠난 것 뿐만이 아니라, 교회마저 저버린 건가... 정말이지 단호하구먼.



엘마 : ...



마크렌 : 미, 미안... 그런 뜻이 아니었다. 나는 그저...



엘마 : 괜찮습니다. 더 심한 말도 여러 번 들어봤던 걸요... 확실히 저는 엘리시움의 반역자입니다, 부정하지 않겠어요.



엘마 :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어째서 이곳에 마나가 남아있고, 왜 이리 풍족한 걸까요?



마크렌 : 누가 알겠어! 어쩌면 이 녀석들이 엘리시움을 쫓아내고 스스로 마나를 되찾은 걸지도 모르지.



엘마 : 그럴 리가 없어요. 여기는 분명 20년 전에 아레스의 공격을 받은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재건했군요. 심지어 지도자도 바뀌지 않았어요.



엘마 : 이해하기 어렵군요...



마크렌 : 으음... 내 머리는 그런 쪽에 잘 돌아가지 않아서 말이야.



엘마 : 그럴 리가... 제길... 플로렌티아, 당신 설마... 이런 일을 지원하는 겁니까?



엘마 :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어째서 그런 고집을 부리는 겁니까!




* 원문 妹妹는 여동생이라는 뜻도 있지만, 젊은 아가씨를 뜻하기도 합니다. 다만 타와루 간손미는 형제처럼 지내는 사이라 여동생으로 번역

** 리자가 처음에 엘리시움의 반역자라는 말을 꺼내는데, 엘마로 간주해서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