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28장 반란의 그물







란차 지하 감옥



리자 :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아버지! 저는 아버지를 이 어두운 곳에서 꺼내 드리려고 왔단 말이에요!



그레니어 : 그것보다 조금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는데, 유다 씨.



그레니어 : 당신은 여기에 갇혀 있는 것 같지 않단 말이야. 어째서일까? 방금 이야기대로라면 당신은 분명 죄수일 텐데...



그레니어 : 게다가 심지어 이곳 문을 스스로 열 수도 있잖아.



리자 :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야, 그레니어! 너 지금 우리 아버지를 의심하는 거야!? 이제 겨우 다시 만난 아버지를 의심하는 거냐구!



쥬다 : 노란 머리 청년의 말이 맞다. 나는 분명 란차와... 손을 잡았지.



리자 : 어, 어째서요!? 아버지도 줄곧 리오벡이 다스리는 게 못마땅하지 않으셨나요!



쥬다 : 왜냐하면...



??? : 쥬다... 씨... 큰일입니다!



리자 : 누구야!




쥬다 : 이 목소리는... 이럴 수가! 지온, 어째서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도 아닌데 지하 감옥에 온 건가!



지온 : 어서 피하십시오, 리오벡이... 우리의 계획을 알아차렸습니다!



지온 : 그레니어와 리자가 문지기를 쓰러뜨리면서 언제 들킬지 모르게 되었습니다, 지금 굉장히 위험한 상황입니다!



쥬다 : 리자, 예전처럼 한바탕 한 모양이구나.



리자 : 아버지만 찾을 수 있다면, 전 어떤 위험이라도 감수할 수 있는 걸요!



쥬다 : 하하, 리자야... 더는 예전의 그 겁많은 소녀가 아니구나.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만남은 여기까지인 듯 하다.



쥬다 : 리자, 그리고 거기 소년, 지금 어서 지상으로 돌아가라. 그리고 너희를 받아들여준 엘프들에게 이 편지를 전해주고.



리자 : 왜요, 아버지! 저는 아버지를 데려가려고 온 거라구요!



그레니어 : 쥬다 씨... 당신은 리오벡의 수감자라면서, 리오벡의 세력을 무너뜨리려는 엘프들을 몰래 도와주고 있던 거야?



쥬다 : 흥... 리오벡, 그 암군 말이냐. 그자는 애초에 날 붙잡아 두지도 못했다. 여기에 머문 건 지온 일행의 계획을 위해서였어.



리자 : 아버지께서 리오벡의 심복인 지온을 어떻게 알게 된 건가요?



쥬다 : 말하자면... 길다.



지온 : 쥬다 씨는 저를 자식처럼 대해주셨습니다. 지금도 목숨을 걸고 감옥 안에서 우리를 도와주고 계시죠. 사실 저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리자 : 자, 자식은 무슨... 난 당신 같은 형제 필요 없거든!



쥬다 : 그만!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야!



쥬다 : 지온...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어서 말해보도록.



지온 : 예. 오늘 매튜가 감옥을 습격한 일로 리오벡이 굉장히 분노했습니다.



지온 : 그 후에...










지온 : 리오벡이 아래층의 계획을 눈치챘습니다. 어떻게 알게 된 건지...



지온 : 엘프들 사이에 스파이라도 잠입한 걸까요?



나이트 엘프 암살자 : 하지만 대장, 우리가 나서지 않는다면 분명 리오벡은 우리를 의심할 거예요!



나이트 엘프 암살자 : 게다가 내일까지 모든 것을 마무리 지으라니...



지온 : 진정하세요!



지온 : 리오벡이 정보를 얻은 수단을 없앨 수만 있다면...!



나이트 엘프 암살자 : 소용없어요, 대장! 우리가 내일 정오 전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나요! 아마 진작부터 그의 채찍은 하층에 파고들었던 걸 거에요, 마나가 그들에게 준 어둠의 마법을 사용해서요!




지온 : 마나라...



나이트 엘프 암살자 : 기왕 이렇게 된 거, 차라리 계획을 앞당기죠, 대장!



나이트 엘프 암살자 : 아래층도 더는 그의 횡포를 견디지 못할 거에요!



나이트 엘프 암살자 : 리오벡의 통치는 무너져야 해요, 이게 바로 우리가 지금까지 품은 신념 아니었나요!



지온 :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리오벡 : 신념? 너희들... 뭔가 우스운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구나.




나이트 엘프 암살자 : 리, 리오벡...





지온 : ...안돼!



리오벡 : 왜 그러나, 지온?



리오벡 : 내가 너와 네 뾰족 귀 친구들을 어두운 곳에서 해방해 준 지 여러 해가 흘렀지. 그 오랜 시간 동안 나는 네가 과묵한 성격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리오벡 : 그런데 지금은 하고 싶은 말이 꽤나 많아 보이는구나.



리오벡 : 내가 네 눈앞에서 네 동족을 죽였기 때문인가? 하지만 그런 일은... 이미 셀 수도 없이 반복된 일 아니었어? 하하하!




지온 : ...리오베엑!



리오벡 : 아아... 멋진 눈빛인걸. 이제 드디어 가면을 벗었구나, 지온. 나를 죽이고 싶어 안달이 난 눈빛이야!



리오벡 : 엘프와 인간... 란차의 역사를 꿰뚫는 두 종족의 피맺힌 원한... 이제 그 원한을 계속 써내려 갈 시간이다!











리오벡 : 으윽... 지온, 화, 난 거냐?



지온 : 후우, 후우... 해치웠나?



지온 : 목을 갈랐으니 살아남을 수 없겠지... 이 일격에는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다.




리오벡 : 그륵... 크륵... 우윽...



지온 : 아니...



지온 : 어떻게!



리오벡 : 아아, 이 녀석, 마치 숲 속의 표범처럼 줄곧 목을 노리더만...



리오벡 : 정말 아프구나, 지온.



리오벡 : 게다가 목이 갈라지만 피 거품이 흘러들어 가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 한단 말이다.



지온 : 어떻게 죽지 않은 거지?



리오벡 : 예전 어떤 녀석은 너보다 더 손속이 매서웠었지. 장검으로 심장을 그대로 관통시키더라고. 그런 상처는 마나를 사용해도 전혀 치료할 수 없는데...



리오벡 : 애초에 우리 일족이 심연에 목숨을 바쳤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니까!



지온 : 자신의 육체에 사령술을... 그게 바로 당신 일족이 란차를 다스리는 진짜 비결이었군. 대체 누가 당신을 그런 걸로 바꾼 거야!



리오벡 : 엘프였다. 오만한 녀석들이었지.



리오벡 : 란차는 과거 그들의 것이었어. 고지대를 차지하곤 우리 인간을 늪지대로 쫓아냈었지.



리오벡 : 하지만 너희는 너희의 것이 아닌 태양을 너무 갈구한 나머지... 심연 속에 잠들어있던 힘을 망각하더군.



리오벡 : 그래서 너희는 여전히 이렇게 약하고 오만한 거다! 자신의 나약함도 인정하지 못하는 주제에!





지온 : 윽!



리오벡 : 지온, 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엘프였다...



리오벡 : 나의... 유일한 친구였어...



리오벡 : 하지만... 하지만 지금 너는...



리오벡 : 나를 배신하고! 나를 해치려 하고 있어!



리오벡 : 분명 우리는 친구였을 텐데! 친구였잖아!



리오벡 : 뭐, 내가 너를 시체 노예로 만들면 계속해서 나를 섬길 수 있겠지... 나와 같은 존재로 만들면, 너도 나를 이해할 수 있을 거야!



??? : 현재 동작을 중지해 주십시오, 권한 없는 방문자.




리오벡 : 뭐냐, 왜 하필 지금인데.



수수께끼의 소녀 : 누군가 이곳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방주가 눈여겨보는 사람입니다.



수수께끼의 소녀 : 그자를 우선 등급 대상으로 분류해 처리해주십시오.



수수께끼의 소녀 : 이후 유리안 경이 당신의 임무 수행에 협조할 줄 겁니다.



리오벡 : 방주 녀석들... 대체 무슨...



지온 : 저건 인간인가?



리오벡 : 인간보다는 환각에 가까운 존재다.



리오벡 : 하지만 너는 알 필요가 없지.



리오벡 : 싸늘한 죽음을 마주할 준비는 끝났나, 지온?



지온 : 리오벡... 이 괴물 녀석!



리오벡 : 괴물? 나는 그 말이 싫지 않아... 더 불러보지그래? 그 더러운 말을...





로스탐 : 네 녀석의 폭거도 여기까지다... 괴물 녀석.






황금성 정전



리오벡 : 아... 방주에서 신경 쓰는 녀석이 너인가 본데.



리오벡 : 예의도 모르는 페랄의 늑대가... 잘도 란차까지 뛰어왔군, 로스탐.



로스탐 : 너는 예의를 논할 자격이 없다, 리오벡. 



로스탐 : 거기 엘프 꼬마, 우리가 이역신의 흔적에서 네게 진 빚은 이걸로 갚은 거다.



지온 : 로스탐... 여기는 위험합니다... 란차 전체가 아마...



로스탐 : 란차에서 위험하지 않은 곳도 있던가.



로스탐 : 저 지도자라고 할 수도 없는 녀석의 폭정 아래에서 모두가 살아갈 희망조차 품지 못하고 있었거늘.



리오벡 : 흥, 적어도 란차는 아직 마나를 사용할 수라도 있지,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여신의 어여쁨을 받는다는 증거 아니겠어? 가여운 찌꺼기처럼 여신에게 버림받은 너희와는 다르다는 말씀이야.



리오벡 : 절망의 사막 가운데에서 말라 죽는 것도 꽤나 재미있지 않겠나, 로스탐!



리오벡 : 으윽!



로스탐 : 너를 싫어하게 되는 건 성간함 도시에서의 만남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런데 이 수해로 와서 네가 한 짓거리를 보고나니 확신이 들더군.



로스탐 : 네 녀석은 가엘파이스에서 반드시 없어져야 할 화근이다.



지온 : 그와... 싸우지 마십시오... 그를... 죽일 수 없습니다...



로스탐 : 네가 바로 쥬다가 란차에서 만난 엘프인가? 눈빛이 녀석과 조금 닮았어.



로스탐 : ...유다에게 가서 전해라... 형님이 모자란 동생을 데려가기 위해... 페랄에서 찾아왔다고!



지온 : 당신이... 그의 형이란 말입니까?



로스탐 : 어서 안 가고 뭐 해! 미적거리며 방해하지 말고 어서 가!



지온 : ...예.



리오벡 : 아아... 야 이 늑대 새끼야, 남의 집에 와서 깽판 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게다가 그것도 모자라서 내 소중한 장난감도 훔쳐가!?



로스탐 : 네까짓 녀석의 실력 정도로 내게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네 녀석의 폭군 놀이도 여기서 끝이다, 꼬맹아!






지하 회랑



쥬다 : 그래... 로스탐이 란차에 왔다고?



리자 : 아마도 그 때 우리와 함께 포로가 되어 왔을 거에요. 아, 그러고 보니 아직 소개해주지 않았네요, 이쪽은 그레니어라고 해요.



쥬다 : 너희가 바로 요즘 가엘파이스에서 활약한다는 성검 군단이겠지. 그레니어, 매튜, 그리고 아멜다라고 했던가? 너희의 활약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다.



그레니어 : 어라... 어떻게 우리에 대해 들은 거야!?



지온 : 쥬다 씨의 수감생활은 위장일 뿐이었으니까요.



쥬다 : 예전에 란차에서 조사할 무렵, 잘못해서 리오벡 녀석의 함정에 빠졌었지. 나를 가두고 예전 사부의 유품을 가져갈 생각이었던 것 같은데...



쥬다 : 흥, 조금 애먹기는 했지만, 그 덕에 녀석의 계획을 역이용하기로 했다.



쥬다 : 그 미치광이 왕을 황금 옥좌에서 끌어 내리기로!



그레니어 : 정말 대담한 계획이긴 하다만... 수해에 있는 다크 엘프들은 당신들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지 않아?



지온 : 예, 그러니 서둘러 빠져나가야 합니다. 리오벡 측 사람들은 이미 다크 엘프들이 봉기할 거라는 계획을 눈치챘으니까요. 엘프들이 경거망동하게 된다면, 스스로 화를 불러오게 될 겁니다!



리자 : 출구라면 바로 이 앞이야, 곧 있으면 정전에 도착할 거야!



리자 : 이런, 정전에 누가 있잖아!



쥬다 : 리오벡의 포위망이냐?



리자 : 아, 아니요... 매튜랑 아멜다, 그리고 다크 엘프들이에요!





이벤트 스토리가 현재 메인 스토리보다 뒷 내용이라 부득이하게 메인 스토리부터 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