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투한 영웅은 결국 슬픈 최후를 맞이했다. 슬픔과 맞바꾼 이 평화를 영원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방주 갑판



엘리시움 병사 : 재상 각하, 공간 방벽이 열렸습니다! 척후병이 아레스 폐하께서 지금 산꼭대기에 계시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공주께서도 폐하 곁에 있다고 합니다!



플로렌티아 : 전함에 명령합니다! 전속력으로 전진! 아레스 폐하를 지원하세요!



엘리시움 병사 : 예!



엘리시움 병사 : ...



엘리시움 병사 : 재상 각하! 공주 전하께서 낯선 자와 함께 빠른 속도로 본 함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곧... 갑판에 도달합니다!



플로렌티아 : 리, 리코리스!?



리코리스 : 오랜만이에요... 재상 각하.



플로렌티아 : 당신... 무사한가요? 당신의 오빠... 아레스 폐하께서는요?



엘리시움 병사 : 공주 전하, 아레스 폐하께서는 무사하십니까!? 부디 저희와 함께 폐하를 지원하러 가시지요!



리코리스 : 아... 오빠는 정말 용감히 싸웠어요...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엘리시움 대장 : 이봐, 뭘 멍하니 보고만 있는 거야! 어서 선교를 개방해 공주 전하를 방주로 모시지 않고...!



플로렌티아 : 아니, 멈추세요. 다가가선 안 됩니다!



엘리시움 대장 : 으아아악! 좌현이 피격당했습니다!



엘리시움 대장 : 공주 전하, 어, 어째서 이러시는 겁니까!?



플로렌티아 : 리코... 방금 그건 어떻게 된 거죠!? 대답하세요! 설마 당신은 이미...



아단켈모 : 아아... 그녀의 재수 없는 오빠는 정말 바보였어...



아단켈모 : 기껏 영웅처럼 싸워놓고는, 마지막에는 사람들에게 잊힌 채 퇴장했잖아... 미래의 대륙 역사에 아마도 전쟁을 일으킨 미치광이 폭군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아단켈모 : 뭐...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 그가 한 행동이 그런 것을.



플로렌티아 : 뭐가 잊힌다는 겁니까... 이 방주가, 그리고 엘리시움의 모든 사람이 있는데! 우리 모두가 그를, 우리의 황제를 믿고 있습니다!



플로렌티아 : 대답하세요, 지금 폐하는 어디에 계신 겁니까!?



아단켈모 : 너희가 그토록 믿는 황제는, 이미 얼어붙은 빙하에 삼켜졌다.



플로렌티아 :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단켈모 : 하하,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을 마주하면 인간은 부정부터 하더군. 곧이어 믿기 힘든 절망에 좌절하지만!



플로렌티아 : 당신들이 뭘 했든 간에...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겁니다!



플로렌티아 : 용기병단에게 명령합니다! 즉시 이륙해서 저 둘을 저격하세요! 함선의 메인 엔진은 현재 출력을 유지한 채 전속력으로 산 정상으로 향합니다!



엘리시움 병사 : 예, 옛!



아단켈모 : 하아... 본래라면 주인님께 바쳐야 할 위대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구나. 이 얼마나 신성 모독적인 행위란 말인가!



아단켈모 : 하지만 그것도 여기까지다!



리코리스 : 혼돈의 부름이... 느껴진다! 혼돈이 진정한 해방을 원하고 있어, 그리고 내가 그들을 이 속박에서 벗어나도록 인도해야 해!




엘리시움 병사 : 크, 큰일입니다! 재상 각하, 엔진 출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마나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플로렌티아 : 어떻게 리코가 마나 에너지를 조종할 수 있는 거지... 설마... 마나와 혼돈 자체에 무슨 연관이라도 있는 건가!?



아단켈모 : 후후... 똑똑하구나. 역시 방주의 운행을 통제하는 '두뇌'인 재상 각하다워.



엘리시움 병사 : 마나 에너지가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엔진이 멈춰 버릴 겁니다!



플로렌티아 : 메인 엔진을 예비 발전기로 돌리세요! 고도를 낮추고 방주의 상태를 조절하는 겁니다! 빙원에 비상 착륙을 준비하세요!



플로렌티아 : 아아악!



엘리시움 병사 : 발전기에 에너지 과부하가 발생했습니다! 재상 각하, 안전한 곳으로 피하십시오! 지금 갑판은 너무 위험합니다, 언제라도 폭발할 수 있습니다!



플로렌티아 : 말도 안 돼... 하필 이런 때에... 폭발이라니!



플로렌티아 : 윽!



아단켈모 : 두뇌파는 이게 약점이라니까. 만약 네 언니가 살아있었다면, 분명 자신의 병사를 내팽개치고 홀로 갑판을 떠나지 않았을 거다...



플로렌티아 : 너... 이 자식! 설마 그때, 우리를 쫓아왔던... 검은 그림자인 거냐!?



아단켈모 : 자세한 건 죽고 난 뒤, 사랑하는 언니에게 직접 물어보려무나!



엘리시움 병사 : 윗쪽이 공격받고 있습니다. 재상각하, 서둘러 갑판을 벗어나십시오! 비상 착륙의 충격도 곧 닥쳐올 겁니다!



플로렌티아 : 막지 마세요! 언니의 복수를 해야 합니다!



엘리시움 병사 : 안 됩니다, 재상 각하! 제발 부탁합니다... 이성을 찾으십시오! 지금 방주가 의지할 사람은 각하뿐입니다!



플로렌티아 : ...으아아아아아아아!



플로렌티아 : ...



플로렌티아 : 명령을 내립니다... 전함, 충격에 대비하세요. 화포를 닫고... 비상 착륙에 대비하도록 하세요.



엘리시움 병사 : 예!



아단켈모 : 아... 도망쳤나... 정말 재미없군. 역시 몸을 쓰는 쪽이 더 기개가 있단 말이지. 안 그래, 리코?



리코리스 : 힘이... 준비됐다...



리코리스 : 우리의 주인님을... 맞이하라!



아단켈모 : 미안, 너무 즐거워서 깜빡했지 뭐야.



아단켈모 : 그리고 잘 보렴...



아단켈모 : 운명에 거역하는 어리석은 인간과는 달리, 속박에서 벗어난 힘은 그것이 응당 가야 할 곳으로 가지.



아단켈모 : 우리처럼 아무런 말도 없이 충성을 다하고 순종하면서...



아단켈모 : 묵묵히 예정된 어둠의 미래를 기다릴 뿐!









베르너 : 으... 으윽... 나, 나를 두고 가, 마리. 너 혼자 가도록 해.



마리안델 : 안돼, 베르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제 와서 쓰러질 수는 없잖아!




베르너 : 먼 곳의... 하늘이 어두워지고 있어. 저건... 혼돈의 신이 강림한다는 징조일까...



아마데우스 : 인간들이여! 지금 그런 것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 게이트가 열렸다, 우리가 실패한 것이다!



아마데우스 : 이세계의 신이 곧 세상에 강림한다!




아마데우스 : 이세계 신의 주구가... 이토록 날뛰고 있단 말인가!



아마데우스 : 아가씨는 아가씨의 친구들을 데리고 떠나게. 적어도 마지막 순간까지 노람은 그대들을 저버리지 않을 걸세!



마리안델 : 베르너... 우린 살아야 해!



베르너 : ...나는 싸울 거야. 적이 누구든 상관없어, 예전과 마찬가지로... 나는 이 세계를 지켜야 해!






마리안델 : 이쪽이야... 아마 곧 도시에 도착할 수 있을 거야.



베르너 : 하아... 하아...




마리안델 : 베르너...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 해주었어.



노람 군인 : 거기! 조금만 더 버티십시오!





마리안델 : 여기 중상자가 있어요! 부디 산 아래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 주세요!





마리안델 : 안돼! 어, 어서 도망가세요!




아단켈모 : 내가 어째서 저들을 쫓지 않는 것인지 알고 있나?



마리안델 : ...



아단켈모 :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아단켈모 : 얼마 후면 이 세계는 혼돈으로 돌아간다. 내가 저런 벌레 따위를 신경 쓸 필요가 있나? 어차피 우리는 모두 혼돈 속에서 다시 하나로 될 것인데.



베르너 : ...



아단켈모 : 정말 가엽구나... 말 한마디조차 내뱉을 기운이 없는가... 이게 바로 정의의 사도들의 최후인 것을.



마리안델 : 아단... 켈모...



마리안델 : 어쩌면 혼돈이 승리할지도 몰라... 하지만 그 승리가 영원하진 않을 거야. 당신들에게 얼마나 많은 세계가 유린당했든, 사람이 질서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는 한... 분명... 분명히...



아단켈모 : 나는 다른 자들과는 달리... 화근을 철저히 없애는 것을 중요시하지.



아단켈모 : 이제 너희만 확실히 죽인다면...




마리안델 : 이, 이건... 신목! 신목이 우리를 받아들이고 있어...



아마데우스 : 인간이여... 그대들은 이미 자신의 용기와 의지를 증명했다... 부디 새로운 신목의 영혼이 되어주길 바란다. 이는 내가 그대들을 온전히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지니...




마리안델 : 아마데우스 왕! 그렇게 된다면, 당신은 사라질 텐데요...



아마데우스 : 나는 노람의 왕... 이곳의 재앙은 내가 없애야 한다.



아마데우스 : 내가 힘을 잃고 선조들의 곁으로 간 이후에... 나를 대신해 노람을 지켜주길 바란다!





아단켈모 : 아마데우스, 어째서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 자신이라는 존재조차 희생시키며 나를 막겠다고? 이것이 불에 뛰어드는 나방처럼 죽음을 재촉하는 일이라는 것은 네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텐데!





아마데우스 : 너를 막고자 하는 건... 나 혼자만이 아니라... 수많은 선조의 영혼들이시다!



아마데우스 : 사라져라... 재앙이여!



아단켈모 : 으아아아!




아마데우스 :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



아마데우스 : 뒷일을... 부탁한다... 용사들이여...





아단켈모 : 히, 힘이 사라졌어... 그 망령들의 힘 때문인가? 씹어먹을 종자들 같으니!



아단켈모 : 아니, 아니야... 이건 그 망령들의 힘이 아니야...



아단켈모 : 혼돈의 힘이 사라지고 있다고!? 게이트가 닫히고 있어... 안돼!!! 주인님이 아직 세상에 강림하지 않으셨는데... 알하자드가 없다면, 힘의 구현화가 너무 늦을 텐데...



아단켈모 : 어서 서둘러야!








아단켈모 : 안돼... 대체... 누구냐!!!



아레스 : 흥... 네 힘도... 얼마 남지 않았군... 이제 나와 함께...



아단켈모 : 으아아악! 다 죽어가는 녀석마저 나를 방해해!?



아단켈모 : 문 저편으로 사라져라!





아단켈모 : 촉매가 저지당했다고...? 말도 안 돼!?



아단켈모 : 어째서... 어째서어어!











리코리스 : 아하하하! 주인님께서 곧 강림하신다! 이제 이 거짓된 방주를 철저히 파괴한다면, 나를 속박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터!




플로렌티아 : 속박이라니! 당신은 지금까지 우리를, 당신의 동포들을 그렇게 생각했다는 건가요?



리코리스 : 나는 너희가 아는 그 소녀가 아니다. 나는 혼돈의 의지, 영세불멸하는 존재! 나를 구속하는 그 영혼은 이미 완전히 사라졌다!



플로렌티아 : 애초에 아레스가 당신을 죽이지 않았다는 게 정말 뼈아픈 실수였군요...







요아 : 재상 각하, 더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방주의 모든 에너지가 저 텔레포트 게이트로 빨려갈 겁니다. 그러면 엘리시움은 끝장입니다!



코니 : 선생님... 재상 각하... 어떻게 해야 할까요...



플로렌티아 : 아레스... 부탁이에요... 우리를 구해주세요...



요아 : ...코니. 나는 이곳을 지켜야 한다. 절대 기계실을, 우리의 성지를 침범하게 두진 않겠어!




요아 : 으아아아! 공주든 악마든 상관없다, 그만 멈춰라!





리코리스 : 싸울 줄도 모르는 인간마저 희생양을 자처하는 건가? 좋다, 바라는 대로 해주마!





플로렌티아 : 안돼... 요아!!!



코니 : 선생... 님...?



요아 : 부디... 코니와... 방주를... 지.. 켜...



플로렌티아 : 요아... 요아!!!



리코리스 : 안심해라, 곧 다시 만나게 해 줄 테니.







리코리스 : ...



플로렌티아 : 이건...



매튜 : 너무 늦었나... 하지만 적어도 이 부러진 검이라면...!



혼돈의 의지 : 고작 그런 걸로 그녀에게서 혼돈의 운명을 떼어낼 수 있을 것 같으냐... 아니! 나는 조만간... 으아아아악!





매튜 : 하지만 오늘, 너는... 나와 함께 죽는다!




혼돈의 의지 : 네 녀석...!



매튜 : 적어도 이번에는... 막을 수 있어...!







알 수 없는 공간



매튜 : 마지막 순간에는 역시 나 홀로 모든 것을 마주해야 하는 건가... 하지만 해야 할 일을 해냈으니... 이곳에서 사라지더라도 더는 여한이 없어...



매튜 : 그레니어... 아멜다... 나 이번에는 막아냈어... 도망치지 않았어...



매튜 : 나를... 마중 나온 거야?



매튜 : 아니! 너, 너는...









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