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레스토랑




레나타 : 어라, '급속 냉동 요리 대전' 책은 어디 간 걸까... 큰일이네, 문밖의 손님과 손님의 애완동물에게 대체 어떤 요리를 해줘야 하는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걸!



나암 : 이봐, 바깥 홀에 있는 그 냉기 풀풀 날리는 여자 말인데, 아무리 봐도 좋은 사람 같지 않거든!



나암 : 그런 사람에게 무슨 요리를 해주겠다는 거야, 레나타!



레나타 : 하, 하지만...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이, 레스토랑에 온 사람이라면 귀한 손님이니 최선을 다해 만족시켜야 한다, 라는 게 레이라 씨의 가르침이잖아요?



나암 : 그렇긴 하지만, 그 여자는 조금... 그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 모든 문과 창문이 얼어붙는 모습을 너도 봤잖아!?



나암 : 저 아이, 갑자기 추워지니까 열이 올라 멍해지기라도 한 건지!



마이야 : 참견은 그만 하세요, 나암. 다른 사람에게 문밖의 서비스하는 저 모습 때문에 레이라 씨가 안심하고 레스토랑을 맡긴 거에요.



차가운 목소리 : '상서로운 용' 레나타, 대체 언제까지 나를 기다리게 할 셈이지?



레나타 : 죄, 죄송합니다! 오래 기다리셨죠! 지금 나갈게요!



레나타 : 그러니까... 또 다른 이멜다 씨, 당신 말은...?



이멜다 : '상서로운 용'으로서 나와 대결을 하자는 거다.



이멜다 : 그리고 이곳 모두와 함께 내게 충성을 맹세하라는 거지.



레나타 : 대, 대결...?



나암 : 그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목적으로 온 거라면, 진작 말했어야죠!



나암 : 그러면 장소는 제가 준비했을 텐데!



리코리스 : 나, 나암 씨... 요리 대결이라면, 창고에서 음식재료를 가져와야 할까요?



이멜다 : 요리 대결? 그게 무슨 농담이지?



유리아 : 레스토랑에서 대결을 요구한다면, 당연히 요리 대결 아니겠어요? 무식하게 힘으로 밀어붙이는 방법으로는 우리같이 까다로운 식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답니다.



나암 : 맞아요. 그럴 배짱이 없거나, 지는 게 두렵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레스토랑의 얼음을 걷어내고 당신의 애완동물과 함께 이곳을 떠나세요.



이멜다 : 흥, 정복자는...



이멜다 : 어떤 방식의 정복이든 상관없다. 요리 대결도 못할 건 없겠지.



레나타 : 요리 솜씨라면 저도 절대 지지 않아요!




나암 : 여러분! 이번 상서로운 용 축제의 특별 이벤트, '상서로운 용 요리 대결'의 준비가 끝났습니다. 우선 양측의 준비 상황을 살펴보도록 할까요!





나암 : 예! 제 곁에 있는 레나타는 자신만만한 모습이군요. 어떤 요리로 도전을 맞이할지 정한 것 같습니다!



나암 : 이제 이멜다 쪽의 상황을 보러 갈까요.



나암 : 어라? 아무래도 이멜다는 낯선 현지 음식재료를 고르는 것부터 시작하려나 봅니다.



나암 : 두 사람이 어떤 멋진 요리를 선보일지, 기대하도록 하죠!




그로브 : 콜록, 콜록... 무슨 놈의 요리 대결을 한다는 건지... 정말 알 수 없군요.



그로브 : 라그, 지금 보젤과는 전혀 연락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작전은...



라그 : 혼돈의 일에 아무런 관심도 없는 녀석을 신경 써서 뭐 어쩌자는 거야? 우리 임무는 이곳의 축제 이벤트를 망가뜨리는 거 아니었어?



라그 : 요리 대결 같은 이벤트라면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지. 병은 입으로 들어간다는 말이 있잖아, 케헤헤!




라그 : 녀석들의 음식재료에 독을 푼다면, 저 녀석들의 목숨은 물론이고 리코리스의 마성도 폭발시킬 수 있어. 그러면 모든 상황이 우리 손안에 들어오는 거야! 케헤헤!



그로브 : 흐음, 그러면 서둘러 시작하죠. 그리고 얼음을 제거한 뒤에 보고하러 갑시다.







이멜다 : 흥, 마족의 벌레 따위가.



이멜다 : 식재료에 문제가 있다면 승리도 빛이 바래겠지...



이멜다 : 그래서야 완벽한 정복이라 할 수 없어.



이멜다 : 더러운 벌레들은 모두 사라진 건가?



이멜다 : 저 녀석은 이미 요리를 완성했군.



이멜다 : 흠, 서둘러야겠어.






상서로운 용 요리 대결



나암 : 시간이 다 됐습니다! 두 사람 모두 멈추세요, 평가의원의 시식이 시작됩니다!



이멜다 : 나는 요리를 완성하지 못했으니, 그럴 필요 없다.



레나타 : 이멜다 씨...



이멜다 : 흥, 정복에 익숙하다 보니 요리처럼 다른 사람에게 서비스하는 일 같은 건 영 손에 맞지 않더군. 이번 대결은 내가 졌다.



나암 : 뭐에요, 그런 태도로 요리 대결을 한 건가요.



리코리스 : 그런데 레나타... 별로 기뻐 보이지 않네요.



레나타 : 이멜다 씨, 사실 신경 쓰이는 게 있는데... 대결 시간 동안 줄곧 음식재료 창고 안에 계셨었죠. 우리가 준비한 음식재료가 마음에 들지 않았나요?



이멜다 : 어두운 곳에 숨어 있던 독충을 처리하는데 시간이 걸린 것뿐이야.



레나타 : 그런데 어째서 그 사실을 모두에게 말하지 않은 건가요? 요리하는 게 싫다고 했었지만... 그건 진심이 아니잖아요. 대결 막바지에 당신이 요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저도 본 걸요.



이멜다 : 말해서 뭣하게? 그런 건 패배의 핑계가 될 수 없어.



마이야 : 이멜다 씨, 당신에게 있어 대결의 승패는 어떤 의미인가요?



이멜다 : 승패에 따라 내가 너희를 정복할지 말지를 결정지을 거다.



유리아 : 하지만 당신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았네요, 이멜다 씨.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정복하는 건, 단순히 힘이나 한 번의 승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레나타 : 이멜다 씨가 대결 중에 보여준 선한 행위와 담담히 결과를 받아들이는 모습, 모두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충분했어요. 적어도... 저 레나타는 당신의 언행에 진심으로 감탄한걸요.



이멜다 : 내 언행에...?



리코리스 : 예, 리코도 그렇게 생각해요. 마치 레나타처럼요. 레나타는 우리 중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아닐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녀는 줄곧 모두를 만족하게 해주려 하고...



마이야 : 요리 기술을 끊임없이 갈고 닦는 모습으로 모두를 탄복시켰기에 다들 레스토랑의 상서로운 용으로 인정했지요. 그리고 이에 우리도 당신을 인정하고 있고요.



레나타 : 이멜다 씨, 우리 모두 각자 다른 환경에서 성장했고, 모두가 제각기 다른 영역에서 감탄할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요.



레나타 : 당신이 원하는 '충성'은 아니지만, 당신은 우리의 '감탄'에 만족 했나요?



이멜다 : 이해 가지 않는 이유로 타인에게 감탄한다, 라...



이멜다 : 정말 이상한 녀석들이구나.



이멜다 : 너희의 관점이 옳은지 그른지는, 나중에 다른 유형으로 더 많은 정복을 한 후에 다시 논하도록 하지.



이멜다 : 그러면 이만.



레나타 : 이멜다 씨, 이번 여행의 목적을 이룬 후에 다시 한 번 레나타의 레스토랑에 와 주세요. 당신이 만족할 수 있는 요리로 당신의 혀를 정복해 보일 테니.



이멜다 : 훗, 꼭 다시 오마.






레스토랑 밖



라그 : 제길! 승리를 포기하면서까지 우리의 작전에 훼방 놓다니!?



라그 : 그런데 그 녀석... 순식간에 구역 전체를 감싼 얼음을 남김없이 없애버리더군. 정말 대단한 힘이야, 케헤헤!



그로브 : '정세를 장악'하는 것을 실패한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겁니까? 콜록, 콜록... 그나저나 여전히 보젤과는 연락이 되지 않는군요.



라그 : 이런 중요한 축제에서 우리처럼 첫 타자로 등장한 악역이 실패하는 건 예정된 수순이잖아?



라그 : 악역으로서 축제를 보내는 나의 원칙 하나, 등장은 잔혹하게, 맞을 땐 최선을 다해서, 그리고 상처가 나으면 고통도 잊을 것.



라그 : 보젤 녀석도 휴가 때문에 늘어져 통신에 답하지도 않는 마당에, 너는 아직도 벨제리아의 체면을 세우겠답시고 축제 분위기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거냐.



그로브 : 됐습니다, 콜록, 콜록... 다른 구역의 파괴 작전은 순조로웠으면 좋겠군요.



라그 : 축제를 보내는 악역의 원칙 둘, 떠들썩한 나쁜 짓은 나중에 등장할 녀석을 위해 남겨 둘 것! 그나저나...



라그 : 네 곁의 썩은 내에 레나타가 만든 요리 냄새가 묻히고, 맛볼 수도 없었다는 게 정말 아쉽구나! 케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