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월루
문 두드리는 소리 : 쾅 쾅 쾅
카구야 : 그래, 그래, 그만 좀 두드리렴. 하암??청월루의 직원이라는 직원은 모두 휴가를 보냈더니 문 열어주는 사람 하나 없구나, 축제는 정말 싫다니까...
카구야 : 이렇게 추운 날에는 방에서 얌전히 잠이나 자게 내버려두면 안되나?
문 두드리는 소리 : 쾅--!!! 벌컥
카구야 : 어라, 혼자서 잘 열 수 있으면, 괜한 사람 귀찮게 할 필요 없었잖니...
카구야 : 이멜다.
이멜다 : 내 이름을 알고 있나?
카구야 : 훗, 네 기억에 이 세계와 관련된 정보가 있다면...
카구야 : 설사 이 부유섬이 얼음으로 봉쇄되었다 하더라도, 내게 너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것 따윈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을텐데.
이멜다 : 역시, 여기는 언제나 사람을 놀라게 하는 재미있는 곳이라니까. 자, 그러면 이곳의 '상서로운 용'인 오보로는...
카구야 : 네가 기대하고 있는 그 녀석은 지금 굉장히 바빠. 정 만나고 싶다면, 번거롭겠지만 직접 청월루 꼭대기로 찾아가려무나. 별다른 일이 없다면... 아마 지금쯤이면 그곳에 도착했을 테니.
꼭대기에서 들려오는 싸우는 소리 : 쾅--
카구야 : 후후, 역시나.
카구야 : 하지만 이곳을 정복하려는 녀석은 너보다 성격이 더 급한 모양인데.
이멜다 : 뭐? 예상 밖의 경쟁자라도 있다는 건가?
카구야 : 상서로운 용을 상징하는 구슬과 특별 초대 손님은 크리스까지 모두 데려갔거든... 정말 무례한 녀석이라니까.
이멜다 : 흥, 그렇다면 그 녀석도 같이 정복해야겠군.
카구야 : 어라, 목표가 명확하고 행동도 재빠른 녀석이네. 첫인상은 나쁘지 않아~
카구야 : 하암——춤추는 용과 사자의 축제 공연이 세 세력의 용쟁호투로 바뀌었으니, 그 결말이 어떻게 되려나? 방으로 돌아가 기다려야겠다, 후후~
사신 크루거 : 으하하하! 상서로운 용을 상징하는 구슬은 이제 내 손에 있다!
사신 크루거 : 귀찮은 녀석들, 이 사신 크루거의 이름을 소리 높여 외치고, 내게 충성을 바쳐라!
오보로 : 저 녀석은 무슨 생떼를 부리는 거야. 아즈사...
오보로 : 춤추는 용과 사자의 공연 속 구슬은 진취적인 정신을 나타내잖아, 왜 정복의 상징이니 뭐니 하는 걸로 바뀐 거야?
아즈사 : 내 생각에... 아마 카구야 녀석이 저자에게 이상한 설정을 주입한 것 같은데.
레딘 : 네가 빼앗은 그 구슬은 아무런 쓸모 없다! 지금 이곳의 모든 사람이 얼음으로 뒤덮인 청월루에 갇혀 있는데, 정복이니 하는 게 무슨 소용 있겠어?
사신 크루거 : 으하하하! 너희가 한데 모여 내게 고개를 조아리고, 너희가 애써 준비한 축제를 망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오보로 : 저 녀석은 대체 어디서 뭘 처먹었길래 저렇게 삐뚤어진 걸까...
레딘 : 시간 낭비할 필요 없다, 크리스를 구하는 게 우선이야!
사신 크루거 : 다가오지 마라! 너의 크리스는 아직 내 손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도록!
레딘 : 제, 제길!
사신 크루거 : 으하하하! 너희는! 지금 여기에서! 이 정복자 크루거에게 무릎 꿇도록!
??? : 무릎 꿇어야 할 건 너다!
사신 크루거 : 뭐라고!?
이멜다 : 기자로프의 그늘에서 미쳐버린 녀석 주제에!
이멜다 : 네 녀석은 정복자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다! 상서로운 용의 구슬은 내게 넘겨라!
사신 크루거 : 으아아아아--! 웃기지 마라--!
아즈사 : 또 다른 경쟁자라니? 당신은 누구죠?
오보로 : 윽... 정말 골치 아파졌네! 대체 어느 쪽을 도와야 하는 거야... 자고로 파란색과 빨간색이 뜻하는 건... 아니, 이게 아니지... 자고로 파란색이 아군이었으니...
레딘 : 이봐, 뭘 그리 따지고 있어! 크리스를 구하는 게 우선이라고!
오보로 : 윽... 좋아! 파란색을 돕는다!
사신 크루거 : 으하하하! 크리스가 내 손에 있는 한, 네 녀석이 내게 복종할 때까지 언제까지고 너희를 괴롭힐 수 있지!
이멜다 : 인질로 협박하시겠다!? 정복이라는 이름에 부끄러운 녀석, 절대 용서 못 한다!
사신 크루거 : 으아아악! 이렇게 된 이상... 너희에게 구슬을 넘겨주진 않겠다!
이멜다 : 더는 물러날 곳 따윈 없다, 구슬을 넘겨라.
사신 크루거 : 흥... 이미 충분하다... 비록 나와 그로브 일행이 실패했지만, 충분한 시간을 벌었으니... 너는 혼돈을 막을 수 없어...
이멜다 : 흥, 혼돈 따위.
이멜다 : 너희는 자신의 존재감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구나.
사신 크루거 : 으악--!
이멜다 : 그러면 이제...
이멜다 : 뭐지, 너도 날 막을 생각이냐?
오보로 : 저기, 아가씨, 미안하지만... 이 구슬은 넘겨줄 수 없어.
청월루 꼭대기
이멜다 : 정복을 상징하는 구슬을 내게 건네주기 싫다?
이멜다 : 상관없다. 오보로, 원래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너와 정정당당한 대결을 하기 위해서였다. 덤벼라!
오보로 : 대결? 나는 너와 싸울 생각이 없는데.
오보로 : 이 구슬은 크리스에게 맡기자. 이 구슬에 정복 같은 의미는 애초부터 없었으니까!
이멜다 : 뭐라고!?
아즈사 : 하지만 카구야가 속인 것도 아니에요. 츠루야의 전통문화 속에서 그 구슬은 상서로운 용의 진취적인 돌파 정신을 구현한 것이거든요.
오보로 : 그리고 그런 상징물보다 더 중요한 건, 전통과 풍속이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정신력 그 자체라고!
오보로 : ...저 사신이라는 녀석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못 하겠지만 말이야.
레딘 : 무예로 구슬을 빼앗으려는 행동도 진취적인 정신의 일종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한참 멀었어!
오보로 : 맞아! 네가 궁극적으로 자신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 이곳의 상서로운 용이 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야!
이멜다 : 잠깐, 날 어디로 끌고 가는 거냐!?
청월루
카구야 : 어라~ 정말 아름답구나. 나와 아즈사를 칭하던 츠루야의 쌍벽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는걸~
어리둥절한 여자의 목소리 : 이거... 정말 괜찮은 거냐?
아즈사 : 완벽해요, 이멜다. 자, 역사상 가장 특이한 상서로운 용으로서, 무대로 가서 관객들을 정복하세요!
이멜다 : 흥, 돌파와 정복을 위해서라면...
레딘 : 하압——이멜다, 우리와 함께 용과 사자의 춤을 추자고!
오보로 : 우후! 좋았어! 레딘, 이멜다!
카구야 : 후후, 전통 축제라는 건 정말 근사하구나. 모두가 축제에 모여 자신을 뛰어넘고 있다니.
카구야 : 이방인은 츠루야의 상서로운 용을 움직이고 있고, 레딘은 마침내 용쟁호투 공연에서 진정한 상대를 찾았구나. 그리고 아즈사와 오보로는 여전히 축제에서 전통과 어긋나는 이상한 복장을 하고 있고...
아즈사 : 자신을 뛰어넘는 건, 처음으로 스스로 방에서 나와 축제에 참가한 것도 포함되는 건가? 카구야,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잖아.
카구야 : 정말 말이 많구나, 아즈사.
아즈사 : 너도 모처럼만에 진심 어린 미소를 짓는구나, 후후.
이멜다 : 하하, 이 세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멜다 : 머릿속에 이상한 생각으로 가득한 이 녀석들은 대체 어떻게 혼돈의 침입을 막아낸 거지?
이멜다 : 어쩌면 다음번에...
무기가 부딪치는 소리 : 깡 깡
이멜다 : 음, 하늘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군. 이곳을 정복하는 것도 끝났으니, 이제 다음 정복의 무대로 움직여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