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은 영원히 잠든다. 살아남은 자만이 안도하며 권력을 가질 수 있다.



생존자 - 레이던의 생명 50% 이상으로 전투 종료

혈전 - 게오르크가 친왕 반군 1명 이상 격파






왕성 거리



왕국 위병 : 세브리아스 성의 백성에게 알립니다!



왕국 위병 : 이달 연례 서훈식은 예정대로 로즈메리 광장에서 거행될 예정이며, 인자하신 공주 전하께서 찾아온 백성 모두에게 축복을 내려주실 것임을 알립니다!



시끌벅적한 것을 좋아하는 여자아이 : 어서! 빨리 가서 좋은 자리를 맡아놔야 말로만 듣던 거물들을 잘 볼 수 있단 말이야. 꾸물대지 마, 찰스!



허풍떠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아이 : 관둬, 케이트! 봄이 온 이후로 벌써 6번째 공개 서훈식이잖아. 넌 질리지도 않니?



허풍떠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아이 : 또 어떤 돈 많은 사람이 높은 분들의 환심을 사서, 사람들에게 '이상한 이름'을 받는 걸 거야. 이번에는 뭐라고 하려나? '우유 남작'? 아니면 '유머 선생'?



허풍떠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아이 : 세브리아스에 이런 '거물' 따위,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십여 명을 만날 수 있어. 대체 그런 지루한 의식이 뭐가 좋다는 건지 모르겠네.



시끌벅적한 것을 좋아하는 여자아이 : 흐흥, 이번에는 달라! 아빠가 이번 수훈자는 동부의 출정 장군이라고 하셨다구!



아이들의 이야기 소리 : 듣기로는 언덕처럼 거대한 사람이라던데? 방패를 들면 그걸로 수백 명은 숨겨줄 수 있다더라!



아이들의 이야기 소리 : 복무했던 형이 그러는데, 날개 없는 붉은 말을 타고 다니면서, 가장 대단한 페가수스 기사를 이길 수 있데!



아이들의 이야기 소리 : 맨손으로 북방의 표범 괴수 무리를 때려잡고, 혼자서 동쪽의 검은 악당들을 쫓아낼 수도 있다고 하더라!



허풍떠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아이 : 갈수록 과장이 심하네... 우리가 본 '장군'도 적지 않아, 분명 그리 대단할 거 없는 사람일 거야.



허풍떠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아이 : ...그래서 이름이 뭔데?



시끌벅적한 것을 좋아하는 여자아이 : 흐흥, 고집쟁이 찰스, 너도 호기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했지! 잠깐, 아빠가 뭐라더라, 게오...



인자한 아저씨 : 게오르크 호프만이다. 영웅인 아버지의 이름을 계승한 젊은 장군이지.



인자한 아저씨 : '게오르크'라는 이름으로 아버지의 희생을 기억하고, '호프만'이라는 성으로 가문의 영광을 이어나가는 거란다.



허풍떠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아이 : 아저씨는 그 호프만이라는 장군을 잘 아시는 것 같네요. 그 사람 이야기 좀 해주실 수 있나요?



인자한 아저씨 : 그럼, 그럼. 나와 그 부자 사이에는 확실히 인연이 있지. 십여 년 전, 내가 아직 평범한 사관이었을 때란다.



인자한 아저씨 : 세브릭의 영토 동북쪽, 어느 요충지에서 나는 운이 좋게도 나이 든 게오르크와 친분을 나누고 그의 죽음을 지켜볼 수 있었지...



호프만의 기억 : 나의 아버지인 게오르크 호프만은 동부 평원의 전쟁 영웅이셨다. 아버지께서는 본인의 혁혁한 군공 덕에 일개 평민에서 기사의 반열에 오르셨다.



호프만의 기억 : 어린 시절 내가 가장 기다렸던 것은, 바로 왕국 동북 변경에서 출발해, 황금 평원을 지나 도착하는 아버지의 편지였다.



게오르크 : 이봐, 레이던! 수고스럽지만, 이 편지를 우리 집으로 보내주게나. 이렇게 먼 동부 요충지에서는 자네 같은 전령 사관의 인맥을 빌릴 수밖에 없지 않겠나.



레이던 : 거 기사님들은 농담도 잘하십니다. 나이 들어 한직에나 끼어들은 것뿐인데요, 뭘. 그러면 저도 그 '인맥' 덕 좀 봐야겠군요, 그래서 보수는 예전처럼 그걸로 하시겠습니까?



게오르크 : 내 막사로 가서 가져가면 돼. 좀 아껴 마시라고! 그 술을 빚는다고 마누라가 얼마나 정성을 들이는지 알아?



레이던 : 거래 감사합니다. 어디 보자, 또 그 아이에게 보내는 거군요? 그 녀석, 요즘 발전 속도가 어마어마하다면서요.



게오르크 : 그렇고말고! 날 닮아서 용감하고 똘똘하다니까. 좀 더 노력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나도 앞지를 거야.



레이던 : 거 참, 변경 요충지에서 게오르크의 실력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다고 그런 소리를. 그 아이가 당신을 따라가려면 10년은 멀었습니다. 그러면 잡담은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저는 이만 편지를 부치러 가겠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 아들아, 명예로운 기사의 시종이 된 것을 축하한다. 리어 남작은 과거 출중한 페가수스 기사였으니, 그를 따라다닌다면 분명 기사로서 갖춰야 할 소양을 배우고, '영광을 위해 태어나, 영광을 위해 죽는다'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를 점차 깨달을 수 있을 거다.]



[그리고 다른 귀족 제자들이 언제나 네 귓가를 시끄럽게 할 거다. 이 아비가 충고하건대, 그들이 마음대로 떠들게 내버려 두려무나! 동부 평원에서 출신이 미천한 나는 적지 않은 조소와 멸시를 받았다. 하지만 내가 군공을 세워 페가수스 기사가 되자, 다들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 아들아, 기사에게는 검과 공훈이야말로 최고의 자백이란다.]



레이던 : 여신님 맙소사! 그 아이가 얼마 전에 페가수스를 사육할 권리를 수여 받았다고 답장을 했지 뭡니까! 쯧쯧, 후생가외라더니!



게오르크 : 그것 봐, 내가 뭐라고 했나. 녀석은 장차 대단한 기사가 될 걸세.



[페가수스를 사육하는 과정은 분명 지루할지도 모르지만, 네가 기울인 노력은 결코 너를 배신하지 않을 거다. 그 지혜로운 생물은 네게 행동으로 길러준 은혜를 보답할거다. 너를 따라 생사를 오가며, 기나긴 출정 세월을 함께하겠지. 아들아, 언제나 페가수스를 아끼고 보살피렴, 기사의 가장 믿음직한 친구를 소중히 대해야 한다.]






[최근 남부 국경 내에서 하얀 괴물이 나타났다고 한다. 늙은 국왕은 도시 국가의 공약에 따라, 영주들을 소집해 연합군을 결성하고 토벌하라 했지. 병력이 개편되고, 동부 요충지의 병사들 모두 잔뜩 긴장한 상태란다. 사실 이렇게 말하긴 했지만, 변경 기사의 일상은 딱히 변한 게 없단다.]



[화산에서 쫓겨 내려온 검은 도적을 죽이고, 탐욕스러운 아인을 쫓아내는 등... 황금빛 밀밭을 망가뜨린 녀석들을 국경 밖으로 몰아내는 게 우리 같은 기사들의 존재의의 아니겠니. 그러고 보니 아들아, 네 기사 훈련은 어떠냐. 나중에 돌아가면 한 번 겨뤄보자꾸나.]



[아들아, 네 걱정이 들어맞았다. 연합군이 남쪽으로 출정 간 틈을 타, 동부 평원의 몬테 친왕이 반란을 일으키고 여러 요충지를 함락시켰다. 인근 영주들은 자신들이 이미 '소환'의 의무를 다했다는 핑계로 아무런 병력과 물자를 지원해주지 않는다. 결국, 페가수스 기사와 요새 방어군만이 요충지를 지키고 있지.]



레이던 : 이봐요, 기사님! 여깁니다! 여기 방어선이 뚫리려 해요!




[아들아, 당분간은 연락하지 못할 것 같구나. 반군이 길을 막아 편지를 보내기 힘들 것 같다. 요즘 날씨가 변덕스러우니 몸조심하렴.]



호프만의 기억 : 편지에 기록되지 않은 시간 속에서 용감한 아버지는 희생된 영웅으로 바뀌었다. 어린 나는 이 사실을 오랫동안 떨쳐낼 수 없었다.



호프만의 기억 : 소년에서 청년이 될 때까지, 나는 계속해서 타인의 기억과 공식적인 부고 소식, 그리고 막사의 문서를 통해 지난 일을 긁어모았고, 겨우 그날 있었던 비극의 전모를 엿볼 수 있었다.



게오르크 : 세브릭의 병사들이여, 그리고 방어군과 페가수스 기사들이여! 우리의 영원한 고향을 위해...




게오르크 : 자리를... 지켜라...



레이던 : 빌어먹을! 치명상은 아니지만, 붕대 하나 구하기 힘든 지금 상황에서 감염된다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버티십시오, 기사님!



게오르크 : 레이던... 부탁 하나 하지... 자네가 살아남는다면... 내 말을 아들에게 전해주게나...



[말을 달리고 날개를 펼쳐라, 페가수스 기사여! 영원한 황금 평원과 고향의 부드러운 린넨을 위해! 말을 달리고 날개를 펼쳐라, 페가수스 기사여! 세브릭의 하늘을 향해 그 성스럽고 영광된 날개를 펼쳐라!]



레이던 : 안돼, 게오르크... 당신 같은 전사는 이렇게 죽으면 안 됩니다... 당신은 출정한 전장에서 죽어야지, 동포가 날린 비열한 화살에 죽어선 안 됩니다... 이래선 안 된단 말입니다...






10년 후 어느 날



호프만 : 제가 모든 편지를 읽어야 합니까, 레이던? 당신이 직접 전해준 편지의 문장과 글자 하나하나를 읽어 뭐라 쓰여있는지 기억나게 해줘야 합니까?



호프만 : 이제 말해보세요. 어째서 제가 페가수스 기사의 소환령을 받는 것을 계속해서 막는 겁니까? 제가 그 명예에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레이던 장관 : 진정해라, 아이야. 경력으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네가 적합하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레이던 장관 : 다만... 과거 네 아버지의 전우이자, 지금 장관으로서 나는 너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뿐이야.



레이던 장관 : 네가 네 아버지의 죽음을 계속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호프만 : 하, 염두에 둔다고요? 대체 무엇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제가 과거 아버지께서 몸담았던 군대에 들어갔기 때문입니까?



호프만 : 사태는 이미 명약관화합니다. 왕성의 권력자들은 남부 변경의 괴물을 너무나 두려워하고 있어요. 그들에게 어떤 비밀이 있더라도 저는 개의치 않습니다.



호프만 : 황당무계한 도시 연합군과 때맞춰 반란을 일으킨 친왕, 그리고 수수방관한 영주들까지, 그들 모두가 비극을 만든 겁니다. 제 아버지의 비극을 말이죠.



레이던 장관 : 여신께서 지켜보사, 사건의 원흉인 몬테 친왕은 반란 도중 기이한 죽음을 맞이했고, 그의 후임자는 고개를 숙이고 분쟁을 멈췄지. 반란은 결국 평화 회담으로 마무리되지 않았더냐.



레이던 장관 : 그리고 과거 몬테 친왕의 영지는 이제 세 영주의 봉토가 되었어. 아이야, 나는 죄인들이 모두 그 대가를 치렀다고 생각한단다.



호프만 : 노망나셨군요, 레이던. 만약 여신의 은혜라는 게 정말로 존재한다면, 용감한 영웅이 그런 권력의 촌극 속에서 죽는 것을 내버려두었을 리 없습니다.



레이던 장관 : 아이야, 너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명예와 봉토를 얻었지. 그리고 아버지의 이름을 계승해 그 이름을 기리겠다고 하지 않았더냐.



레이던 장관 : 어째서 맘 편히 영주가 되어 부귀를 누리고, 전장을 멀리할 수 없는 거냐...



호프만 : 백인대조차 제대로 모으지 못하는 변경의 봉토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호프만 : 물론 저는 영주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윗사람들이 다루는 폭주한 마차가 다시금 제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들을 짓뭉개 먼지로 만드는 것을 기다리게 되겠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호프만 : 그만 하세요, 레이던. 당신은 저를 잘 알고 있고, 제 아버지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게오르크 호프만'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는, 페가수스 기사가 되기로 운명지어진 겁니다.



레이던 장관 : 네 말이 정말 나를 슬프게 하는구나. 좋아, 호프만 중사, 자네가 이미 마음을 굳혔다는 것은 잘 알겠네.



레이던 장관 : 하지만 요새를 떠나 페가수스 기사가 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내게 페가수스 기사의 맹세를 다시 들려주지 않겠나.



호프만 : 말을 달리고 날개를 펼쳐라, 페가수스 기사여! 영원한 황금 평원과 고향의 부드러운 린넨을 위해!



호프만 : 말을 달리고 날개를 펼쳐라, 페가수스 기사여! 세브릭의 하늘을 향해 그 성스럽고 영광된 날개를 펼쳐라!



레이던 장관 : 후우... 젊은 친구여, 맹세라는 것은 진심 어린 고백이지 야심이 깃든 연설이 아니라네. 그 결정이 부디 자네를 다치지 않게 했으면 좋겠군.






정작 호프만은 보병과 창병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