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누른 건반이 올라오지 않는 현상 때문에 스위치를 바꿨는데, 생각난 김에 옴론 비트콘 스위치에 대해 좀 적어보려고 합니다

제가 써본 건 크게 두 가지인데, '구형 옴론'과 '신형 옴론'이라고 불리는 스위치들입니다.


거성이나 아즈빌 스위치는 써보질 못해서 따로 적을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인피니타스나 BMS를 하는 데에 사용하는 7키 비트콘 기준이라는 점도 유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팝픈 컨트롤러에 쓰는 스위치도 대충은 아는데 여기다 적을 건 아닌 거 같고, 사볼콘 스위치는 뭐 쓰는지 아예 모름..


옴론 스위치의 장점은 스위치 중에서 가장 성능이 괜찮다는 점, 단점은 비싸다는 점 정도가 있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했듯 구형 옴론/신형 옴론으로 나뉘는데 대체로 신형 옴론이 괜찮다고들 하지만, 

발광이랑 스텔라 꽤 판 입장에서 보면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무조건 신형 옴론이 괜찮은 건 아님.

우선 구형 옴론입니다. 모델명은 D2MV-01 로 시작하며, 뒤에 1C2가 붙으면 25g, 1C3이 붙으면 50g입니다.

최근에 주작콘이 사양이 바뀌었던데, 사양이 바뀌기 전 구형 주작콘에 옴론 스위치 옵션을 고르면 저 스위치를 넣어줬습니다.


그림상으로는 안 그래 보이는데 신형 옴론에 비해서 꽤나 긴 편이고 논클릭 방식이라 되게 조용합니다.

제가 건반을 누른다고 치면 스프링이 수축하면서 건반 내부에 달린 구조물이 저기 위에 동그랗게 볼록 튀어나온 돌기를 누르고

돌기가 눌리면 건반을 눌렀다고 인식해서 인게임에서 키빔이 쫙 하고 올라오는데요, 모든 스위치들이 그런 식으로 작동합니다. 

그런데 구형 옴론은 돌기가 눌렸을 때 딸깍 소리가 나지 않아요. 그래서 논클릭 방식입니다.


구형 옴론의 체감상 장점   

1. 같은 무게여도 신형 옴론에 비해 손이 덜 피로함

2. ★16의 아시엘 갓 같은 데님형 패턴이나 스텔라에 있는 짤연타 패턴들을 치는 데에 유리함 (손이 덜 피로하니까)

3. 신형 옴론에 비해 소음이 덜 남

4. 자신이 여유롭게 칠 수 있는 정도의 레벨 내에서 스코어링이 더 잘 됨

(여기서 여유롭다는 말의 정의는 대략 하드 게이지 걸어도 아무런 위협이 느껴지지 않는 정도의 레벨 정도)

5. 고레벨 패턴 클딸이 잘 됨


구형 옴론의 체감상 단점

1. 타건감이 신형 옴론에 비해 떨어져서 치다 보면 무중력 상태에서 유영하는 느낌이 듦

2. bpm 200 넘어가는 초고속 난타나 가치오시 패턴 등을 칠 때 떨어지는 타건감 때문에 허우적거리는 느낌이 들어서 불리함

3. 자신이 아슬아슬하게 칠 수 있는 정도 이상의 레벨에서 스코어링이 잘 안 됨

(대략 하드 게이지 걸면 생명의 위협이 느껴지는 레벨대, 혹은 이지 클리어 이상을 도전하는 레벨대)

4. 수명이 다 돼갈수록 이중인식 및 버튼 눌림 빈도가 신형 옴론에 비해 높음. 내구도가 더 빨리 닳는 것 같다는 경험담도 있음

5. 단종된 모델이라 물량이 별로 없고 신형 옴론 및 타회사 스위치보다 비쌈


신형 옴론은 돌기가 빨간색이고 구형 옴론에 비해 되게 짧습니다.

구형 옴론 쓰시다가 신형 옴론으로 교체하면 이거 사이즈 제대로 된 거 주문한 거 맞나 하는 생각도 들 정도로 차이가 납니다.

모델명은 VX-01로 시작하며, 뒤에 1C22가 붙으면 25g, 1C23이 붙으면 50g입니다.

번외로 VX-5로 시작하는, 수명이 더 긴 저가형 모델이 있긴 한데 리듬게임 같은 정교한 작업(?) 할 때는 추천되지 않습니다.

이중인식 나는 경우가 많대요. 


일단 신형 옴론은 구형 옴론과 다르게 클릭 방식을 사용한 스위치인데요, 빨간 돌기가 눌리면 '딸깍' 하는 소리가 납니다.

라이트닝 기어에 동봉된 스위치도 이 신형 옴론입니다. 


신형 옴론의 체감상 장점

1. 엄청난 타건감. 신형 옴론으로 교체하자마자 건반 눌러보면 오르가즘이 느껴질 정도임

2. 자신이 아슬아슬하게 칠 수 있는 레벨대 곡들의 스코어링이 잘 됨 (그게 어느 레벨대인지는 위의 구형 옴론 단점 파트 참고)

3. 가치오시 패턴, 초고속 난타 패턴을 칠 때 좋은 타건감 덕분에 본인이 어딜 치는지 자각하며 패턴을 따라가기 쉬움

4. 라이트닝 기어 표준 스위치이므로 아케이드 투덱 유저라면 익숙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음

5. 구형 옴론보다 싸고 구하기 쉬움


신형 옴론의 체감상 단점   

1. 체감상 손 체력이 빨리 소모됨.. 같은 무게인데 구형 옴론보다 손이 더 피로함

2. 고레벨 발광 패턴 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경험담이 있음. 처리력 내기 힘들어서 클딸이 잘 안된다

3. 한손 트릴이나 연타 같이 좀 굴려야 하는 패턴들을 치기가 굉장히 힘듦. 슬로우가 오지게 남 

4. 소음이 구형 옴론에 비해 많이 난다. 뭐 옴론 스위치 쓸 정도면 소음 문제는 나름대로 해결을 한 거겠지만...

5. 이건 그냥 개인적인 경험담이긴 한데 판정이 이리저리 튀는 빈도가 구형 옴론에 비해 많음


사실 신형 옴론이 라이트닝 기어에 동봉된 스위치기는 한데, 오락실 주인이 구형 옴론으로 교체하는 경우도 있고, 

과거 몇몇 성지 오락실들은 일반 IIDX 기체에 구형 옴론 스위치를 장착하기도 했으므로 아케이드에 익숙하더라도

구형 옴론 쪽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긴 합니다. 저도 그런 축에 속하는 사람이고요.


어쨌든 구형 옴론과 신형 옴론의 가장 큰 차이는 논클릭 방식이냐, 클릭 방식이냐에서 발생하는 것 같고

그냥 타건감이 다소 떨어지는 대신 손이 피로하지 않은 구형 옴론, 타건감이 뛰어난 대신 손이 쉽게 피로해지는 신형 옴론

이런 느낌으로 알고 계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사볼콘, 팝픈콘에 쓰이는 스위치도 마찬가지겠죠. 

위에 달린 돌기가 빨간색이면 신형 옴론이고 검은색이면 구형 옴론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