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투온을 비롯해 pc 리겜을 하는 사람이라면 키보드가 리겜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이다.

본인은 현재 다얼유 A87 pro와 엔데버 콕스 무접점을 쓰고 있는데, 이게 사무용으로는 적합할지언정 리겜용으로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 키보드를 장만하고자 했다.


먼저 리겜용으로 추천되는 제품들을 열거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폴링레이트 및 레이턴시는 눈쟁전자 DB, 가격은 쿠팡을 참고함)

-커세어 k70 rgb tkl opx: 8000hz/0.66ms/텐키리스 19.9/풀배열 23.3

-evga z20(펌웨어 업데이트 필수): 4000hz/1.98ms/풀배열 12.9

-레이저 헌츠맨 v2(댐퍼가 닳으면 키감이 변화함): 8000hz/2.61ms/텐키리스 14.5

-체리 mx board 3.0s: 1000hz/5.19ms/풀배열 12.1

-체리 g80-3000s tkl: 1000hz/5.98ms/텐키리스 11.5

-덱 거북선 프랑슘(펌웨어 업데이트 필수): 1000hz/8.57ms/풀배열17.6/텐키리스16.5

-더키 one 2 (3은 채터링 이슈가 있다고 해서 제외함): 1000hz/9.1ms/텐키리스13.8/풀배열14.2


이 목록을 들고 금일(2/28) 구산컴넷(용산 선인상가)과 리썬즈몰(용산 전자랜드)에 방문해 직접 타건을 해보려 했다.

그러나 두 타건샵을 합쳐도 커세어 k100, 레이저 헌츠맨 v2, 덱 거북선 프랑슘 정도밖에 없어 제대로 된 비교를 할수 없었다.

그래서 일단은 기계식 키보드 축이 각각 어떤 느낌인지 기록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고, 리겜용 키보드를 살 때 어떤 축으로 살지 결정하는 데 참고하고자 했다.


다음은 키알못 입장에서 타건해본 각 축들의 대략적인 느낌이다. (청축은 매우 불호하기 때문에 제외함)

-적축: 생각보다 소음이 크고, 흔들흔들해서 안정감이 없으며, 타건시 바닥을 닿는듯한 느낌이 든다. 다만 키크론 q6처럼 풀알루미늄 하우징일 경우 적축이 개과천선을 해서 황축과 비슷한 느낌을 주게 된다.

-opx광축(k70/k100): 키를 눌렀을 때 바닥으로부터 3/4지점까지만 눌리는 느낌이 있다. 키 입력이 얕다는 것이 이것을 의미하는 듯 하다. 한편 소음이 크고 통울림이 있으며, 적축과 갈축보다는 그나마 낫지만 반발력의 쫀쫀함이나 안정감이 없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별로이다. 그러나 리겜용 종결 키보드를 원한다면 k70 opx가 은축이기 때문에 어쩔수가 없다.

-갈축: 생각보다 소음이 크고, 그냥 클릭음만 제거한 청축 느낌이다.

-황축(게이트론 황축pro): 반발력이 쫀득하게 느껴지면서도 키압이 크지 않다. 다만 소음은 어느 정도 있는 편이고, 타건시 바닥을 닿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게 단점인듯 하다.

-저소음 적축: 소음이 적은 편이고, 밑에 고무 댐퍼같은 게 있어 안정감이 느껴진다. 다만 안이 비어있는(?) 듯한 느낌이 있고, 구분감이 적으며, 반발력이 센 편이라 손이 피로할 것 같은 느낌이다.

-저소음 갈축: 댐퍼의 느낌이 확실하게 느껴지며 안정감이 있다. 반발력이 황축보다 크면서도 저소음적축보다는 작아 적당하고, 황축과 결이 다른 쫄깃거림이 느껴진다. 소음도 저소음적축보다 거의 반쯤으로 줄어든다.

-은축: 매장 내에서 메모할 때 opx광축이랑 헷갈리는 바람에 자세한 키감을 기록해두진 못했으나, 확실히 갈축이나 적축보다는 안정감이 있고 깔끔한 느낌을 받았다. 

주관100%로 매긴 축의 순위는 다음과 같다: 갈축<적축<opx광축<은축<<<저소음적축<<<황축<저소음갈축


이외에도 리겜용이 아닌 사무용/커스텀 키보드에 쓰이는 축 가운데 눈에 띄었던 것을 소개한다.

-홀리판다 리니어 55g: 속이 꽉 찬 조약돌이 굴러가는 소리가 나며, 타건시 바닥으로부터 1/4지점까지 눌리는 듯한 느낌이다. 반발력이 저소음갈축과 비슷하며 좋은 느낌이다. 그러나 손의 피로감 측면에서는 후술할 코랄축이 나아 보인다.

-카일 박스축: 현재 ag75라는 키보드에만 들어있는 축이라고 한다. 반발력이 황축보다도 쫄깃하지만 동시에 청축에서의 클릭음이 섞여서 들린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소음은 크지 않고, 바닥으로부터 1/2지점까지 눌리며 아래에 댐퍼가 깔린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특이한 키감이라고 생각했다.

-엠스톤 코랄축 v2 45g: 속이 살짝 빈 조약돌이 부딫히는 소리가 나며, 바닥으로부터 2/3지점까지 눌린다. 안이 비어있는 듯한 느낌(이게 리니어축의 특징인가?)이 있으면서도 반발력은 딱 필요한 최소치를 갖추고 있는 타입이다. 현재 온라인에서는 엠스톤 코랄축 v2 45g이 품절이라 구할수가 없는데, 왜 인기가 그렇게 많은지 이해가 가는 제품이다.


타건샵을 방문한 뒤 드는 생각은, 사무용/커스텀 키보드와 리겜용 키보드를 각각 따로 구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키보드의 타건감과 레이턴시가 동시에 만족스러운 제품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나 싶다. (본인의 경우 사무용/커스텀 키보드는 게이트론 황축 혹은 홀리판다 리니어축으로, 리겜용 키보드는 커세어 k70 opx으로 결정했다.) 이 내용이 리겜용 키보드를 타건하러 용산에 가고 싶지만 멀어서 못가는 사람들, 그리고 리겜용 키보드는 정했지만 무슨 축이 나은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상으로 주관100% 리뷰를 마친다.


+ 최근 성과 (sc13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