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인 퇴피를 우선적으로 해! "



중대장이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아직 ELID들이 몰려오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많은 시간이 있는건 아니었다.



" 티폰들은 언제 도착해? "


" 아직 좀 걸린답니다. "


" 씨발. "



이미 여단은 후퇴했고, 중대만 남아 마지막 민간인들을 대피시켰다. 해는 이미 저버렸고, 맑게 가라앉은 하늘에서는 눈송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 중대장님 엘리드가 안나 구역에서 나타났다고 합니다. "


" 우선 키클롭스로 시간을 끌다가 정 안되면 보리스로 후퇴시킨다. 세르게이! 민간인 퇴피는 얼마가 더 걸릴거 같나? "


" 30분만 더 주십쇼. "



대충 설치해둔 지휘용 디스플레이에서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엘리드가 이 자그마한 마을로 몰려오는게 보였다. 그리고 조금만이라도 더 지체하면 그것들의 홍수에 익사할것이 뻔히 보였다.



" 알렉세이! 중대장님이 키클롭스 좀 끌고가서 시간을 끌란다. 이지스는 민간인 곁에 둬서 보호하고. "


" 알겠습니다. 소대장님. "



소대원 몇명은 다수의 키클롭스를 이끌고 마을 외각으로 향했다. 거의 대부분은 이마을을 떠났으나 아직까지 남은 한두명이 이제서야 군인들의 도움을 받아 후퇴하기 시작했다. 마을 외각에서 폭발음이 은은하게 울려퍼졌고, 알렉세이와 키클롭스도 엘리드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 좋아 우리 깡통들 너희만 믿는다. "



' 삑-삑. '



키클롭스는 엘리드를 향해 전진하며 사격을 개시했다. 그것들은 총탄에도 쉽게 굴하지 않고, 묵묵히 전진했고, 몇분 지나지 않아 마을로 진입했다.



" 소대장님 지금 엘리드가 안나선을 돌파해 보리스로 진입했습니다. "


" 남은 민간인은? "


" 여기는 없습니다. "


" 좋아 그러면 후퇴해서 2차 방어선을 구축한다. "


" 알겠습니다. 좋아 우리 깡통들 2차 방어선으로 후퇴한다! "



소총을 연달아 쏘던 키클롭스는 알렉세이의 명령에 슬금슬금 후퇴하기 시작했다. 마을 외각에서 울려퍼지던 폭음들은 이제 마을 안에서도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 아직 스매셔는 확인되지 않았나? "


" 아직 좀비만 확인되고, 그 외 개체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


" 확인되면 히드라 출동시켜. "



눈발은 더더욱 거세게 휘날렸고, 마을에서는 총격음과 밝게 섬광들이 울려퍼졌다. 그리고 스매셔가 등장했다는 보고가 들렸다.



" 스매셔가 한둘이 아닙니다! "


" 민간인은! "


" 3분만 주십쇼! "


" 2소대는 1소대쪽으로 움직여서 민간인 퇴피를 도와 3소대는 중대가 있는곳으로 후퇴하고. "



중대장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면서 히드라의 동체에 손을 올려두고, 고민에 빠졌다.



" 좋아 강철깡통, 네가 일할 시간이다. "



히드라는 곧장 육중한 몸체를 가동시키며 1소대와 2소대가 있는곳으로 기동했다.



" 헬기는 없답니까? "


" 여단이 철수로 바쁜 와중에 중대에게 지원을 줄리가, 지금 티폰이 오는것도 신기해. "


" 알겠습니다. "



강철의 인형들도 엘리드의 파도 앞에서는 해변의 조그마한 모래성같았다. 쉴새없는 사격에도 그들은 물러서거나 멈추지 않았다. 게다가 스매셔가 나타나자 좀비들은 미쳐 날뛰었다. 마지막 민간인이 도망치기도 전에 전부 파도에 익사할거 같았지만 때마침 나타난 히드라와 케리티네스의 화력으로 그들은 우선 후퇴할수 있었다.


히드라는 기관포와 유탄기관총은 순식간에 엘리드의 잡스러운 개채들을 박살내버렸고, 스매셔는 이 어마어마한 화력을 몸으로 버티면서 전진했다. 그러자 히드라들은 화력을 스매셔에 집중하며 후퇴했다.



" 중대장님 마지막 민간인이 철수 했다고 합니다. 지금 1소대랑 2소대 역시 후퇴한다고 합니다. "



그리고 중대장 옆으로 트럭 한대가 쏜살같이 마을을 빠져나가는게 보였다. 마을은 정규군의 화력으로 활활 불탔고, 거센 눈바람에 불꽃은 이리저리 흩날렸다.



" 그러면 우리도 후퇴할 시간이군. "



저 멀리서 소대원들이 허겁지겁 도망쳤고, 각종 기계화 병력들이 총포를 쏘면서 후퇴했다. 히드라 1대만 간신히 후퇴했고, 남은 2대의 신호는 끊겨버렸다. 중대장은 한숨을 내쉬며 담배를 입에 물었다.



" 1, 2소대 먼저 탑승해 빨리. "



소대원들은 준비된 트럭에 탑승했고, 곧장 마을을 빠져나갔다.



" 이대로라면 전부 돌아갈수 있을거 같은데. "


" 그거야 두고봐야 알지 않겠습니까. "


" 그러게. "



마을에서 스매서 십수마리가 등장했고, D형 개체의 울음소리도 울려퍼졌다.



" 씨발, 3소대도 빨리 후퇴해! 우리 깡통들이 시간을 벌어줄거다! "



남은 기계화 병력들이 다시 교전을 시작했고, 스매셔는 키클롭스의 공격을 무시하며 곧장 방어선으로 접근했다. 그리고 마지막 히드라를 부숴버릴려던 스매셔의 머리통이 터져버렸다. 저 멀리 티폰 한대가 주포를 발사한듯 포신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티폰과 히드라들은 화력을 퍼부었고, 그 틈을 타 남은 병력들도 차량에 올라타 후퇴했다. 중대의 마지막 히드라도 반쯤 파손된 동체을 끌고 중대장 차량을 쫓아갔다. 그들이 마을에서 빠져나가자 티폰과 히드라들도 중대를 따라 되돌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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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전 정규군과 엘리드가 싸우는걸 생각해서 써봄




정규군이랑 뭘 써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