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독일이 벌인 잔학한 전쟁범죄의 원인을 병영부조리가 판치는 병영 분위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도 같지만, 다소 놀랍게도 병영 자체는 일본군이나, 소련군과는 다르게 굉장히 병영부조리가 적었고 상당히 분위기가 좋은 편이었다. 심지어 국방군 성립 이전 1차 세계 대전 당시의 독일 제국군을 묘사하고 있는 서부전선 이상없다에서도 훈련 과정은 상당히 혹독하지만 반대로 구타와 같은 악습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먼지떨이와 칫솔로 연병장에 쌓인 눈을 치우라는 말도 안 되는 명령(아래의 얼차려에 비해서도 한 단계 위)을 받고 상급자가 그것을 볼 때까지 실제로 했어야 했지만, 구타는 총검술 훈련에서 주인공은 무거운 실총을, 교관은 가벼운 목총을 들고 팔을 때려 댄 것 밖에 없었다. 상급자가 하급자를 확실히 구타하는 장면은 셸쇼크로 정신이 나간 병사를 정신차리게 하려는 목적 밖에 없었다.


구타, 가혹행위 같은 병영부조리가 심각한 군대의 전역자들은 부조리 없이 잘 굴러갔다는 국방군을 잘 상상하지 못하는데, 애시당초 부조리로 악명높은 군대인 자위대, 러시아군, 조선인민군, 대한민국 국군은 쓰잘데기 없는 똥군기가 심한 것이지 제대로 된 군기가 잡혀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제대로 된 의미에서는 독일 국방군 같은 케이스가 군기가 제대로 잘 잡혀 있는 것이다. 애당초 똥군기는 지휘관과 사병 사이에서 고참병이 권력과 지휘권을 중간에서 빼앗는 폐단으로, 병사들이 지휘관 말보다 고참병 말을 더 무서워 해서야 군기가 잡힌 것과는 거리가 멀다. 다만 당시의 인식과 문화로 비추어 보건대 국방군이 병영 문화의 선진성에서 딱히 특출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당대나 현대나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선진적인 병영을 갖추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병영부조리 항목에서 보듯 독일 연방군을 포함한 유럽 일부 군대도 상황이 좋지 않다. 사람이 사는 사회가 그렇지만 군대도 사람 손으로 굴러가는 곳이기 때문에 좋았던 군대라도 언젠간 썩어빠진 세대에 의해서 무너질 수는 있다. 이걸 사전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정도가 다를 뿐이다.


심지어 프랑스 출신의 마르크 블로크가 저술한 <이상한 패배 - 1940년의 증언>에 따르면 1차대전과 2차대전 모두 독일 치하를 겪어본 프랑스인들은 서로 의논하지 않았는데도 일관적으로 "나치 독일군이 이전 독일제국군에 비해 더 나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참고로 이것도 나무위키에서 긁어온 내용이긴한데 당시 독일 국방군의 자체적인 내부병영생활 문화는 의외로 소련군에 비해서 훨씬 나았다고 함. 

심지어 나오는 그나마 심했던 악폐습도 대한민국 국군을 기준으로 2000년대 의경에서 늘상 시행했던 일명 치약미싱 수준이 그나마 혹독한 얼차려였던 수준이었음. 

물론 국방군의 이야기고 나치군은 별도로 SS라는 친위무장경찰을 운용했기에 좀 다르게 봐야겠지만, 이러한 나치군대조차 하지 않았던 구타가 대한민국 국군에서는 2000년대 초중반, 아니 2019년에서조차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 부끄러워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