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은 말 선요약한다.


직업군인 처우개선, 인력확충, 노후장비 교체같은건 사람하고 관련된거라 내가 딱히 뭐라는 못하겠는데, 뭐 삐까번쩍 신형무기 대량도입/만들자/사자, 국군은 어디어디처럼 뭐뭐를 해야한다, 국군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어쩌고..... 미안하지만 이런 애들을 볼때마다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린다.


솔직히 이 나라 군대 vs 딴 나라 군대 놀이할때 은근 국군의 역량이나 능력에 고평가하는 애들 되게 많은데(특히 해공군), 꿈 깨라. 이 나라 군대는 뭘 해도 답없는 종이호랑이야. 현실이 냉혹한게 아니라 군대라는 집단이 원래 전 세계 공통으로 그냥 시궁창이거든. 그나마 덜 시궁창으로 '보이는 거 같은' 군대가 미군이나 중국 인민해방군 같은 돈지랄 군대야. 그 시궁창 중에서도 제일 시궁창에 속하는게 이 나라 군대고.


여기에 군필자가 있는가 의심되긴 한데, 군필자들 중에 진또배기로 현실 파악하면 본인처럼 군대에 환상 다 깨지고 밀덕질이고 뭐고 다 접어버린 케이스가 뒤지게 많을거다.


군대에서 적응 못하고 사람 새끼들이랑 마찰이 많았다던지.

간부나 동료가 인성 개터진 좆쓰레기 새끼였다던지.

복무환경이 더럽고 열악하고 씨발같았던지.

하도 일만 하거나 훈련만 뒤지게 해서 소위 좆뺑이만 치니까 사람이 피곤해서 고달파졌던지.


난 그 중에서 초반엔 적응 못해서 사람 새끼들하고 마찰이 많아서, 후반엔 하도 좆뺑이만 쳐서 사람이 고달파진 케이스였거든. 그 때문에 지금도 군생활을 돌이켜 보면 이딴 쓰레기같은 나라를 위해 내 귀중한 시간이 쓰레기가 됐다는 생각밖에 안 나.


근데 더 아쉬운게 있는데, 그게 뭔지 알아? 난 군필자들 중에 소수민족인 케이스라(해군병) 같은 군필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아무도 내 얘기랑 하나도 안 통해. 취미가 취미이다 보니(에솦) 주변에 밀덕/군필자가 많거든? 근데 지인들이 얘기하는걸 들으면 십중팔구가 육군 위주야. 그리고 이 대다수한테 해공군 얘기를 하다보면 해군에 대한 환상/오해나 무기스펙 얘기밖에 없으니까 사람들이 내 얘기듣고 존나 흥미롭게 듣기만 하니까 서로 통하는 '공감'이란게 부족하거든. 근데 골때리는건 군대는 어딜 가도 쓰레기 집단이란 사실은 3군 공통이지 뭐야?


그러니 밀덕들은 제발 이것만이라도 알아줘라. 너희가 얘기하는 '이론'은 실무자 입장에선 코미디나 다름 없다는걸.


내 군생활로 예시 하나 말 해줄까?

밀덕 주장: 우리 해군은 구축함 호위함 잠수함 공군지원 미사일 뭐 어쩌고 저쩌고로 서해/동해에서 대치 벌이면 중국/일본에 밀리지 않는다......

이 주장이 나오면 밀덕이 답변하면 십중팔구 이거야.

밀덕 반박: 우리 해군은 중국/일본이랑 달리 배수량/VLS/공군스펙/그 외 기타 등등에 밀려서 밀린다......


저 주장을 내가 답변하면 무슨 얘기 나오는지 알아?

내 답변: 지랄마라. 고철 쓰레기들을 군함이랍시고 사용하는 21세기 선진국 해군이 사람 없다고 빌빌대고 기름 없다고 출항 못 나가는 코미디를 찍는데 뭐 누구에 안 밀려?

그럼 십중팔구는 이 생각밖에 안 들거야. 우리나라 군함들이 뭐가 문제냐고, 우리나라 군함이 화력이 얼만데 그게 뭐가 고철쓰레기냐고, 왜 기름이 없냐고, 우리가 북한 해적새끼들도 아니고 왜 기름 없어서 못 나가냐고. 그럼 내가 이걸 알려주겠지?

내 답변: 왜 군함들이 고철 쓰레기냐고? 이 나라 군함들은 모두 좁아터진 선체에 온갖 무기에 장비들만 쑤셔 박아대서 거주성이 아주 씨발같거든. 설상가상으로 인력부족으로 120명이 타야 할 배를 90명이서 굴리는 상황인데 배가 제 성능이 나오겠냐?

왜 기름이 없냐고? 그 잘나신 어디어디 윗선에서 계약을 병신같이 하는 바람에 매년마다 툭하면 기름이 안 들어왔거든. 근데 그걸 고칠 생각을 안 하더라 ^^


하나 얘기해줄까? 기름 없는건 내가 병장때 터진 실화야. 이것땜에 123함대/작전사 직할전단 다 올스탑 났어. 그것땜에 두 달을 쪼들리게 기다리다가 겨우 기름 들어온다니까, 딴 함대에서 시발 "우리도 기름 필요해서 그런데, 너네 함대는 덜 받아주면 안됨?" 이런 전화가 왔다니까? 여기서 짐작가는 사람이 있을거야, 기름이 들어온게 들어온게 아니야. 고작 기름 하나로 각 사령부들이 눈치싸움을 벌였다고 ㅅㅂ;


설상가상으로 기름 들어오기 한 달 전에는 3함대 배가 부산 진해 목포 다 갔다가 전부 기름 없다고 빠꾸나서 대뜸 우리 함대에 쳐들어오더니 안 그래도 모자른 우리 쓰기에도 모자른 기름을 다 털어 먹어버렸어. 그래서 내가 함대 내 각 배들마다 일일이 가면서 기름 없어서 수급신청해도 못 받는다고 얘기를 드렸더니, 배들마다 다 반응이 무슨 씨발 말이 되냐고 어이없어 했지. 근데 이게 매년마다 전통으로 터지는 일이야. 내 참 어이가 없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더 힘든건 양옆으로 오는 지랄들이야. 간부들은 한 쪽은 전투전대, 한 쪽은 기름 달라고 시위하는 배들 양쪽으로 오는 온갖 태클과 항의전화에 시달렸고, 나는 좆같게도 내 맞후임 말고는 수병 새끼들 전부 다 짬을 똥구멍으로 쳐먹은 무능이 새끼들만 있어가지고 나랑 맞후임만 말출 나가기 직전까지 뒤지게 굴렀어. 씨발 나랑 내 맞후임이 하도 좆빠지게 구르다보니 운전 빼고 모든 일을 다 해대니까 간부들도 '이건 좀 아니다...' 하는 불쌍한 놈이 되버렸다니까? 정작 이리 좆빠지게 굴렀는데 들어온건 휴가 0일이었어. 개 좆같은 수병 포상규정 때문에 나랑 맞후임만 호구새끼가 됐다고. 그 때문에 친했던 간부들이 휴가 못 줘서 존나 미안하다고 사과하지 뭐냐?


그리고 군함들이 왜 쓰레기냐고? 자, 내가 FFG를 예시로 얘기해줄게. 밀덕들은 FFG 1차선(인천함 시리즈)에 VLS 없고 레이더가 안 좋다고 존나게 까지? 현실은 그 배 타는 사람들은 레이더가 안 좋고 VLS 없어서 아주 좋아죽어요. 왜냐고? 배 자체가 존나 좁아 터졌으니까.

군함이 얼마나 좁냐고? 복도 폭이 넓어도 1미터, 계단 경사는 최소 60도(사실상 사다리야 씨발), 환기는 꿈도 못 꾸고, 툭하면 온수기가 고장나서 온수샤워는 평행세계 얘기고, 침대가 3층침대에 1층당 가로 1미터 세로 2미터 높이 60cm이야. 체험하고 싶다면 서울함 공원 가서 서울함 타 봐라. 그 낡고 좁아터진 FF랑 새거라고 자랑하는 FFG랑 별 차이 없어.


그런데 더 시궁창인거 얘기해줄까? PKG(윤영하 시리즈)는 차라리 참수리 타는게 더 나은 해군 사상 최악의 씹쓰레기 고철덩어리고, 그 좆같은 FFG 1차선이 2차선(대구함 시리즈)보다 내부가 더 나은거야. 그러면 밀덕들은 또 말이 되냐고 하겠지? 놀랍게도 말 된다. 밀덕들이 아주 좋아 죽는 2차선이 실무자들은 더 좆같아 죽는다. 왜냐고? 그 좁아터진 배에 그토~록!!! 달고싶었던 좋은 레이더랑 VLS를 쳐 박으니까 그거 굴릴 장비들도 또 쑤셔박아서 내부가 지옥이 됐거든.(궁금하면 내 프로필 들어가서 에솦챈에 올린 전투함정 후기글 읽어봐라) 그리고 이게 세종대왕 같은 구축함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거지. 뭔 1만톤 넘기는 돼지구축함이라는 놈이 내부 거주성이 FFG랑 다를게 없어.


근데 더 빡치는건 이건 절대 고쳐지질 않아. 이 나라 군대는 사람이고 체계고 뭐고 다 뭘 바꾸거나 지가 고생하는걸 거부하거든. 특히 사람이 먹고 입고 자고 살아야 할 거에 온갖 병신같은 규정이랑 비리로 도배시키니까 보급품들이 슬리퍼, 면도기, 손톱깎이 세트 말고는 다 저질 쓰레기야. 근데 그 버급품들도 상병때 속옷 보충받는거 말곤 다 제대할 때 까지 훈련소에서 받은 걸로 존나게 버텨야 해. 그 속옷마저 또 빡치게도 재고 없어서 전역할 때 까지 못 받는게 부지기수고.


선임은 짬밥 잘못 먹었다가 노로 바이러스를 걸리질 않나, 동기는 식중독 걸리질 않나, 짬밥에 유통기한 지난 음식이 나오질 않나, 식당에 파리 새끼들이 날아댕기질 않나, 맞후임은 전역화를 하필 군공제로 받아서 받고 1주일만에 밑창 뜯겨지고 지랄났는데 새로 받기까지 무려 두 달씩이나 걸리질 않나, 육상생활관 샤워기가 고장났는데 수리까지 3개월이 걸리질 않나, 싸지방 컴퓨터 40대중에 10대만 작동되질 않나.

군수보급이 뭐 하나 제대로 굴러가는게 없는데다 이것들을 개선하는 척도 안 해요. 경직된걸 넘어서 아예 정지되버린 군대에서 대체 뭘 기대하길래 고평가하고 환상 가지고 그러는거냐 대체.


어짜피 현실파악 제대로 못한 밀덕들이 뭘 알겠나 싶어서 이런 말들을 굳이 할 필요가 있나 싶지만, 그래도 이건 좀 알아줬으면 한다. 이 나라 군대는 뭘 해도 기대 이하의 참담한 결과만 보여주기만 했지 선진적이거나 좋은 결과를 보여준적이 한 번도 없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걸. 소문은 뒤지게 났지만 정작 먹을건 하나도 없다고. 이 나라 자체가 옛날부터 지금까지 위아래 할 거 없이 쓰레기같이 굴러가는데 그 쓰레기 나라의 군대가 제대로 굴러가겠나. 총체적 난국이라서 현대 군대사상 제일 거품 낀 군대로 낙인 찍혀도 할 말 없는데.



에휴 씨발..... 내가 이리 말해봤자 달라질게 있겠나. 간부들이 한낮 수병 따위의 말에 140% 공감해주고 제발 직업군인의 현실을 널리 퍼트려달라고 하소연 하는 세상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