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던시절 때만 해도

게임이 전체적으로 시간쓰면 쓴 만큼 재화파밍이 무한히 되는 걸 유저들이 다 아니까

오히려 그렇게 할 사람은 해라 하면서 당연히 풀피로도 빼고 이런 건 유저들이 알아서 재량껏 선택하고

배럭돌리는 건 일부 유저들만 알아서 하는 흐름이었음

나도 피던할 당시에는 별로 효율 그런 거 안 따지고 한 두 캐릭만 키웠고

다캐릭 노가다는 아주 먼나라얘기였음


근데 이제 모바일게임주류가 되면서 게임에서 숙제라는 개념이 확실해지고

게임도 최대효율을 낼 수 있는 숙제 할당량을 지정해주니까

유저들이 관념적으로 그 할당량만큼은 게임을 해야 한다고 받아들이게 되버림


인기많고 숙제있는 게임인 원신을 예로 들면

매일 레진소모와 일퀘를 안 하면

그냥 게임을 안 즐겼다 이렇게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내가 받아야만 하는 혜택을 손해본다는 느낌을 강박적으로 받음


유저들은 이제 이런 식으로 게임 컨텐츠를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던모가 나오니

피던때와는 달리 이제 비어있는 캐릭창은 채워야 하고 채워져 있는 피로도는 비워야 하고

아직 횟수가 남은 컨텐츠는 돌아서 소모해야만 컨텐츠를 따라갈 수 있는 최소할당량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강박적으로 그 컨텐츠를 소모하려고 하게 됨


반대로 그 만큼 할 여력이 없는 사람은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최소기준을 못 쫓아가는 게 아닌 지, 숙제를 다 못한 건 아닌지 무의식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됨


개발자들도 이런 유저들의 바뀐 성향을 모른 채로

'어 다수의 유저들이 피던 때와는 다르게 다캐릭육성을 너무 좋아하네?'

이러면서 갈팡질팡하면서 다캐릭 부추기는 식으로 업뎃하다보니 그게 더 과열되버렸고


던모가 유독 갈갈접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게임이 재미는 있는데 너무 힘들다고 하면서 접는 경우가 많음

재미는 있는데 내가 머릿속에서 인식한 던모의 숙제범위를 도저히 감당을 못 하겠는 거임



앞으로 다캐릭부분 개선할 때

'다캐릭 많이 키우시니까 장려해드릴게요' 이게 아니라

'아 유저들이 다캐릭을 키우는 걸 강제적이라고 받아들여서 타의아닌 타의로 키우는 뉘앙스구나'

이렇게 기조잡고 개선해야 한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