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9fRg7ETuffM&t=1573s


밋평식의 한줄평


유튜브 버전 44분 분량. PC 버전으로 작성되어 PC브라우저 환경에 맞게 줄 정렬 되어있음.



호오, 거기.

 

뭘 두리번거리고 있느냐, 그대밖에 없지 않는가.

 

그래, 그대 말이다. 여기 와서 차라도 한 잔 하지 않겠느냐?

 

뭘, 사양하지 말고. 여기 와서 앉아 보거라.

 

참배를 하러 온 건가?

 

음, 좋은 마음가짐이다. 자, 마시거라.

 

후훗, 나에게 차를 대접 받은 건 후대에도 자랑할 수 있을 거다.

 

응? 내가 누구냐, 고? 그대. 이 귀와 꼬리를 보고도 모르느냐?

 

이 땅의 사람들이 말하지 않느냐, 여우 신 님 이라고.

 

이 신사에서 모셔지고 있는 여우 신이다.

 

무엇을 그리 당황하느냐, 내가 사람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차를 내어 주는 건 꽤 귀한 대접이지만,

 

자. 차가 식겠구나.

 

후우, 오늘은 따듯하고 좋은 날이구나

 

그대는 참배와 기도를 하러 온 것이라 했느냐? 그래,

 

그렇다면 이후로도 바쁜 용무는 없는 게구나?

 

좋구나, 그렇다면 나와 조금 이야기하지 않겠느냐? 

 

나는 인간과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한다.

 

인간이 무얼 느끼고 무엇을 생각하며 살고 있는지 

 

재미있는 일과 즐거운 일들을 듣고 싶다.

 

호오, 그래, 그렇구나. 그러한 일상의 보람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 특히 빠져있는 것이라도 있느냐?

 

먹는 것이나, 취미가 되었든, 뭐든 좋다.

 

음? 뭐지? 말해 보거라.

 

귀 청소 음성..?

 

귀 청소를 말하는 게 아니라 음성이란 것이냐?

 

꽤 특이한 취미구나...

 

아, 아니. 익숙하지 않다 해서 특이하다고 하면 안 되겠지.

 

배려가 없는 발언이었구나. 용서하거라.

 

그걸 듣는 것으로 그대는 안식을 얻는다는 건가?

 

하지만, 실제로 귀 청소를 해주는 편이 기분이 좋지 않으냐?

 

그런가.. 여자 아이에게 무릎 배게를 받으며 귀 청소를 받는 게 소망이고

 

그것이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으니 창작물로 채우고 있다고...

 

어쩜 이런 가여울 데가.

 

그래, 그렇다면 내가 한 발 벗고 나서주마. 오늘은 낮잠이라도 잘까 했지만

 

이 편이 더 재밌어 보이는구나. 사양하지 말거라 귀 청소라고 하면..

 

뒷면에 흰 솜 뭉치가 달려있는 그것인가? 아마도.. 아, 이거군.

 

음? 후훗, 이 몸의 기모노의 소매는 신비한 장치가 되어있어서 말이지.

 

뭐, 그런 건 됐다. 자, 내 무릎에 머리를 대거라

 

뭘 망설이고 있느냐. 이것을 원했던 게 아니더냐? 그도 여우 신에게 귀 청소를 받다니

 

다시는 없을 기회이거늘.

 

음, 좋아. 솔직한 게 제일 좋은 게다


자, 볼까.. 호오, 인간의 귀는 이렇게 생겨 있는 것인가 

 

이렇게 까지 가까이서 본 적은 없으니까 말이다. 흥미롭구나.

 

으음.. 흠 흠, 좋아, 만족했다. 그럼, 시작하마.

 

신중히 움직이겠지만.. 무슨 일이 있다면 바로 말해야 한다. 알겠느냐?

 

훗, 나에게 차를 대접 받고, 귀 청소까지 받을 줄이야. 

 

그대는 전생에 어떠한 선행을 쌓은 것이냐?

 

수 천 년을 살아왔지만, 인간 아이의 귀 청소를 하는 건 처음이구나.

 

내 첫 경험이니 감사히 여기도록 하거라

 

흠, 어떠냐. 기분 좋지 않으냐.

 

후훗. 나는 신이다, 귀 청소 정도로 그대의 혼을 쏙 빼놓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지.

 

음? 내가 평소 어디서 무얼 하느냐고?

 

어찌 그런 것이 궁금하지?

 

아, 확실히. 사람들에게 모습을 보이는 건 흔한 일이라고 했었지.

 

그러나 그대는 나를 처음 본 것이고. 후후, 이 몸이 신경 쓰이는 것이냐?

 

그래, 가끔 그대와 같이 인간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지.

 

인간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아서 말이다. 즐거운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지만

 

힘든 일이나 고민이 있다면 힘을 빌려주기도 하지.

 

그 이의 힘으로 뛰어넘어야 하는 일이 아니라면 말이지.

 

힘든 일을 겪고 있더라도 처음부터 신에게 의지해서는 그 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지

 

간섭하지 않고 인간의 성장을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것도 신의 책무다

 

뭐, 간단한 조언 정도는 해 줄 수도 있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예를 들어, 무릎이 아프다던가 그 정도 고민이라면

 

힘을 빌려줄 때도 있지 그도 신앙심 있는 자에게 해당 되는 것이지만

 

그러니 그대도 나를 믿고 의지한다면 힘을 빌려줄 때가 생길지도 모르지

 

또 참배를 하러 오거라. 후후,

 

이 땅에 사는 자들은 모두 귀여운 내 아이와 같이 생각하고 있지

 

당연히 그대도 사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편안하게, 근심 걱정 없이 살아주길 바라고 있다


 

이 정도면 되겠지, 그럼 솜털 방향으로 마무리를 해주마.

 

내 꼬리에는 못 미치지만 이 솜털도 꽤 부드럽구나. 잔 것들도 쉽게 빼낼 수 있을 것 같다.

 

기분이 좋으냐? 후훗, 그렇지.

 

빙글빙글, 돌려가며... 이것도 기분 좋으냐? 후후, 그러느냐.

 

좋아, 끝났다, 자. 이제 반대편이다.

 

응? 중요한 걸 잊었다고? 무어냐?

 

귓바람? 호오, 신의 숨결을 귀에 불어 달라는 것이냐?

 

후훗, 좋아. 일부러 짓궂게 말해봤을 뿐이다.

 

그것까지가 귀 청소의 순서라면 마지막까지 확실히 해줘야겠지.

 

그럼, 

 

어떠느냐? 나의 입김은? 후후, 당연하지.

 

자, 그럼 이제 정말로 반대편으로 옮기마, 오른쪽 귀를 위쪽으로 돌아 눕거라.

 

괜찮느냐? 음? 왜 그러지? 불편한 듯한 표정을 하고



아, 이 몸이 얼굴에 가까워진 걸 신경 쓰고 있는 건가. 

 

방금 전까지 신 앞에서 귓바람 같은 걸 불어 달라던 녀석이 이제 와서, 후후

 

그런 사소한 걸 신경 쓸 필요는 없지만..

 

신경이 쓰인다면 눈을 감고 있거라, 보이지 않는다면 걱정되지 않겠지.

 

그럼, 시작하마.

 

그러고 보니 이 신사에는 1년에 한번 축제가 있었지, 알고 있느냐?

 

그건 내게 있어서도 중요한 축제라 말이다.

 

응? 아아. 믿음의 의미에서도 중요한 행사지만, 

 

나는 축제 날의 사람들을 보는 게 즐겁다.

 

축제라는 것은 비 일상적인 것이라 들떠서 실수하는 이도 있지만

 

미소로 가득 차 다들 행복하고 즐거워 보인다.

 

이 땅을 지키는 신으로서 그건 더 없을 기쁨이구나.

 

 

그대도 올해의 축제에 오거라. 노점을 둘러보기만 해도 즐길 수 있으니. 후후,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나 보구나, 그대의 얼굴을 보면 알 수 있다.

 

좋아, 그러기 위해 여기 온 게 아니더냐 그대로 몸을 맡기거라.

 

하지만, 신기한 기분이군, 그대에게 귀 청소를 해주고 있으면 나 역시

 

마음이 편안해진다. 혹, 귀 청소라는 것은 받는 쪽도 하는 쪽도 좋은 것인가?

 

후후, 처음은 그저 변덕이었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다. 낮잠보다 말이지.

 

좋아, 이 정도면 되었지.

 

그럼 이제 다시 솜털 방향으로 하마.

 

간지럽지는 않으냐? 그래,

 

빙글..빙글..

 

으음? 아니, 그대가 너무 기분 좋아 보여서 말이지. 괜한 말은 걸지 않는 편이

 

좋아 보여서 말이다, 왜 그러느냐? 나의 목소리를 좀 더 듣고 싶다고?

 

후후, 솔직하고 착한 아이구나.

 

흠, 이 정도로 되었겠지. 그럼 마지막 마무리다.

 

후후, 정말로 이걸 좋아하는구나

 

좋아. 끝났다.

 

음? 꽤 잠이 오는 모양이구나, 눈도 뜨지 못하는 건가

 

어쩔 수가 없군. 

 

이곳에서 잠시 잠드는 것을 허락하마. 

 

그 상태로 걸어 내려가는 것도 위험할 테니.

 

조금, 쉬고 가거라.

 

자ー알 자거라, 인간 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