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나는 쌓인 과제를 하느라 지쳐있는 상태였다.


"누가 과제 좀 대신 해줬으면 좋겠네 진짜"

그렇게 피곤함을 호소하던 도중, 갑자기 뒤에서 등을 톡톡 두드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 바로 뒤를 돌아본다.




나쵸네코였다.


"너 아직까지 안 자고 있던 거야? 난 상관 없으니까 너 먼저 자"



그러나 나쵸네코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나쵸네코라도 먼저 재우려는 생각으로 그 작은 체구를 가볍게 들어올려 품에 안은 채 침대에 눕히려고 하였다. 그러나 나쵸네코는 나의 팔 사이로 스르륵 미끄러지듯 빠져나가 내 방으로 도망치듯 뛰어갔다.


"뭐야... 저 녀석"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은 안경을 낀 나쵸네코였다. 아무래도 내 서랍에 있던 안경인듯 하였다. 알없는 안경을 끼는 행위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쵸네코는 그저 신나보이는 표정이었다.



이윽고, 나쵸네코는 내 필통속에 남은 연필 한 자루를 쥐며 이쪽을 바라봤다.


"어...? 설마 너... 내 과제를 같이 도와주겠다는 거야?"



나쵸네코는 해맑게 끄덕였다.



나쵸네코와 5년간 같이 지낸 내가 알기론, 녀석은 그렇게 똑똑한 편이 아니다. 더군다나 나름 스스로의 머리가 좋다고 자부하는 나조차도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다. 이녀석에게 맡겨봤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게 분명하다. 종이에 낙서만 안 하면 다행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추측일 뿐이다.

나는 나쵸네코에게 언어를 가르쳐 준 적이 없지만, 녀석은 평소 내 말을 모두 듣고 이해하는 듯했다. 비록 말은 못하지만, 인간의 말을 전부 알아들을 수 있는 나쵸네코는 다른 고양이들보다는 확실히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어쩌면 나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높은 수준의 지능을 가진 미지의 생명체일지도 모른다.


잦은 과제로 인해 많이 지친 상태인 만큼, 나쵸네코에게 이번 과제를 전부 맡겨버리고 나는 숙면을 취할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마다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다. 그렇게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나면 다음 주부터 다시 수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1. 나쵸네코에게 과제를 모두 맡기고 자러간다.

2. 나쵸네코를 재우고 혼자 밤새서 과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