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계란?


지뢰계 (地雷系; Jirai Kei)는 2020년대의 일본 가부키초 (歌舞伎町; Kabukicho)에서 시작한 하위 문화 패션의 일종입니다. 지뢰계의 지뢰는 지뢰를 밟는 것과 비슷하게 숨겨진 폭력적 성향과 불안정한 정서를 가지고 있는 여성을 지칭하는 지뢰녀 (地雷女; Jirai Onna)에서 온 단어로, 이러한 지뢰녀들의 일반적인 패션을 지칭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조어입니다.


지뢰계는 고정된 패션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스타일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채도가 낮은 분홍과 검정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정 브랜드의 옷들과 쿠로미와 마이멜로디 같은 산리오 악세사리를 차용한 전형적인 지뢰계 패션이 있지만, 지뢰계 메이크업과 같이 입을 수 있는 옷들이라면 전부 지뢰계로 볼 수 있을 만큼 지뢰계의 범위는 넓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지뢰계의 기원과 역사


지뢰계는 2020년 3월부터 일본의 코로나 유행 기간 동안 가부키쵸에서 형성된 가출 청소년들, 일명 토요코 키즈 (トー横キッズ; Toyoko Kids)의 특징적인 패션에 대한 언급으로부터 대중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지뢰계는 새롭게 등장한 패션이기보다는, 이미 일본에서 어느정도 유행하는 패션에 지뢰녀의 생활 양식과 선호 주제가 결합되어서 나타난 패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뢰계의 원형적인 패션은 90년대부터 시작한 걸리 (ガーリー; Girly)패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걸리 패션은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소녀스러움을 강조하는 패션입니다. 걸리 패션은 많은 프릴과 리본, 레이스를 강조하며 종종 귀여운 프린트와 장식물들을 차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걸리 패션은 걸리 패션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1999년에 개업한 리즈 리사 (LIZ LISA; リズリサ)로부터 시작해 하나의 특징적인 패션 양식이 되었으며, 2010년대에는 하위 문화를 지향하는 일본 여성들에게서 많은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걸리 패션은 발달하면서 다양한 하위 양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걸리 패션에서 어떤 특성을 강조하느냐에 따라서 캐주얼 걸리 (カジュアルガーリー; カジュアルガーリー), 다크 걸리 (ダークガーリー; Dark Girly), 프렌치 걸리 (フレンチガーリー; French Girly), 내추럴 걸리 (ナチュラルガーリー; Natural Girly), 오토나 걸리 (大人ガーリー; Otona Girly), 레트로 걸리 (レトロガーリー; Retro Girly)와 같이 다른 스타일로 바뀔 수 있습니다. 가끔 이러한 걸리 양식들과 구분하기 위해, 정통적이고 핵심적인 걸리 패션을 스위트 걸리 (スウィートガーリー; Sweet Girly)라고 지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뢰계는 이 중에서 특히 다크 걸리 패션과 크게 연관이 되어있습니다.



또한 지뢰계에 영향을 준 패션으로는 2010년대 중반부터 유행한 야미 카와이 (病みかわいい; Yami Kawaii) 패션이 있습니다. 야미 카와이 패션은 귀여움을 크게 강조한 유메 카와이 (ゆめかわいい; Yume Kawaii) 패션을 차용하여, 거기에 멘헤라 (メンヘラ; Menhera)의 특성과 결합하여 나타난 패션입니다. 귀여움과 동시에 정서적으로 불안하며 어두운 면을 강조하는 야미 카와이 패션은 지뢰계 및 지뢰녀의 핵심적 가치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가끔 야미 카와이 패션이 반대로 펑크 지뢰계 (パンク地雷系; Punk Jirai Kei)라는 이름으로 지뢰계의 하위 패션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뢰계와 연관된 패션으로는 2020년대부터 시작된 텐시 카이와이 (天使界隈; Tenshi Kaiwai) 패션이 있습니다. 텐시 카이와이 패션은 2010년대 중반부터 나타난 미즈이로 (水色; Mizuiro) 패션에 90년대의 하라주쿠로부터 시작된 사이버 (サイバー; Cyber) 패션의 형식을 차용하여 탄생한 패션입니다. 미즈이로 패션은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저지 메이드 (ジャージメイド; Jersey Maid) 패션을 차용하여, 특유의 남회색 색조와 더불어 오타쿠 (オタク; Otaku) 문화의 수용으로 탄생한 패션입니다. 텐시 카이와이 패션은 과장된 크기의 푸른색 계열의 옷을 지향하며, 병약 메이크업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지뢰계와 비슷한 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텐시 카이와이 패션도 야미 카와이 패션과 마찬가지로 서브컬쳐 지뢰계 (サブカル地雷系; Subculture Jirai Kei)라는 이름으로 지뢰계의 하위 양식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