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저기!


저번에 신간으로 나왔던 유리나라고 해. 


봉사 서클의.


혹시 같은 학부였어? 


아, 우연이네, 뭔가 기쁘네


수강신청은 벌써 끝났어? 


아직 안 했구나, 그럼 이것도 인연이니까 


어떤 학점을 받으면 좋을지 내가 알려줄게,


맡겨줘, 너 지금부터 시간 있어? 


OK, 


그럼 동아리방으로 가자, 


저기 활동 없는 날에도 쓸 수 있으니까 


활동 없는 날은 소란스러워서 평소에는 안 가는데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서 


자, 따라와 이쪽으로 와요


하이~ 


오늘은 이 아이랑 잠깐 얘기하고 싶어서 온 거니까 


신경쓰지 말라는 건지 너희들은 방해하지 말고 중요한 얘기니까 


저기 구석에 있는 테이블로 가자


그럼 바로 이 종이를 보고 이 학점을 꼭 받아야 하는데 


반대로 이건 힘든데도 불구하고 


학점이 적어서 별로 추천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아, 이제 이런 시간에 알바 가야해서 미안해, 


내가 먼저 초대해놓고 


지금 말한 것처럼 조금만 고민해봐 


내일 다시 결과 알려주고 


내일 같은 시간에 나도 올테니까 


고맙다는 말은 필요없어. 


바빠서 미안해, 또 만나요


하이~


수업 피곤해 아아아아~ 너 먼저 왔었네, 


그 뒤로 어떻게 됐어?


등록이 끝났구나, 


다행이네 다행이네, 뭐야 이 분위기 뭐야, 


너희들 도대체 뭐 하러 들렀냐고 


이 후에 둘러싸고 뭐 하러 왔냐고 물어보는데 


신입생인데도 불구하고 유리나 공주에게 친해졌으니까 


좀 놀려준 거지 장난치지 마 


이 아이는 그런 애가 아니니까 


후배를 챙기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 


아니면 마음대로 빌붙는 거 그만둬, 


내가 너희들의 공주가 된 기억이 없는데 


부끄럽지 않아? 


저번 신간 때에도 술에 취했다고 


약자 괴롭히기 같은 짓을 하고 


앞으로도 그런 짓을 한다면 우리 


이 서클에서 탈퇴할 테니까 알았어? 


알았냐고


알았다면 어디론가 가버려 


너희들처럼 술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한테는 쓸모없으니까 


괜찮아? 다치거나 하진 않았어? 


아픈 일 당하지 않았어? 그래 다행이네, 미안해, 


나 때문에...


멋있었어? 


그래? 화가 나서 말투가 거칠어졌을 수도 있는데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해줘서 다행이야, 


내가 너를 도와줄 수 있었어 


그럼 다행이네 


그래 이제 더 이상 싫은 소리 안 할게 


우리 둘이서 봉사동아리 새로 만들어서 


제대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자


앞으로도 괜찮을 테니까 


내 눈이 검은 동안은 


절대 너한테 싫은 소리 안 할게 


조금 귀찮게 했나봐 미안해, 


오늘은 돌아가자


공원이라도 들르고 싶어? 


응, 괜찮아, 그럼 가자, 


바람도 좋네~


왜 갑자기 공원에 가자고 해서 


산책이라도 하고 싶었어? 


얘기할 게 있어, 


뭐야뭐야~


아까 수업에 대한 얘기든 뭐든 상관없어, 


뭐든 상관없어, 그냥 아무거나 말해봐, 


미안해, 잘 못 들었어... 사기라고? 


갑자기 무슨 사기? 


사귀자고? 갑자기 무슨 일이야? 


놀란건 아니야, 일단 진정하고


사귀자는 건 나랑 연인이 되고 싶다는 거지? 


어? 왜 나랑...


그런가... 


멋지고 착하고 귀여워서 좋아하게 된 건가... 


그런가...


아니, 고마워요... 


엄청 기쁘네...


하지만 미안해요... 너랑 사귀면 안 될 것 같아... 


아니, 나도 너를 좋아해...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건 연애감정이 아니라 


남동생 같은 친애하는 마음이야... 


같이 자고 싶다는 것도... 


그런 마음은 없었는데 


오해하게 만들었다면 정말 미안해 


이건 내가 잘못한 거네 미안해 


너한테 설레거나 그런 건 안 할 것 같아서 


그러니 연인으로서 사귀지는 못해도 


그래도 너는 나한테는 굉장히 말하기 쉬운 존재고 


정말 귀여운 후배라고 생각하니까 괜찮아. 


앞으로 같이 서클이라든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야 배 괴로워?


손이 부딪힌 건가 괜찮아 괜찮아


신경쓰지 말고 


기다려 


혹시 내 배를 때리는...


거짓말이야 그런 거 잠깐만 기다려봐 


폭력은 너라도 이런 데서 누군가 보면 안 돼


기다려봐 일단 기다려봐 


냉정하게 얘기하자 


숨이 안 쉬어져요, 


못 일어서겠어 미안해요, 


사과할 테니까 용서해줘


갑자기 왜 이렇게 당황해? 


내가 무슨 짓을 했냐니... 


이제와서...


괜찮아 괜찮으니까 


조금만 시간 좀 줘 괜찮아 


이제 일어설 수 있을 것 같아 


괜찮아 


내가 잘못한거니까 


오해하게 만드는 짓을 했으니까 


그리고 그 사람들한테 나에 대해 여러 가지 말을 듣고 억눌려서 


스트레스가 쌓였겠지 


그것도 원래대로 하면 내 잘못이니까 괜찮아 


지금 일은 없었던 일로 해줄게


아니야 전에 말했잖아 


나 나중에 카운슬러가 돼고 싶다고 


그런 억압된 폭력성 같은 것도 고쳐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이번 일은 내 잘못이니까 괜찮아,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그렇죠? 


하지만 폭력은 정말 안 되니까 


여자애의 배를 때리는 건 정말 나쁜 짓이야. 


여자애들에게 배는 중요한 곳이니까. 


더 이상 그러지 마


그 대신, 싫은 일이 있으면 뭐든지 말해줘. 


알겠지?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어. 


고백을 거부한 내 마음이지만, 


너를 걱정하고 있는 건 사실이야. 


그럼 오늘은 이만 가볼까? 


그래, 그래, 여기서는 여기 이론으로. 


응, 그래, 그런 느낌이야.


아, 하이~ 어제에 이어 오랜만이네. 


무슨 일이야? 


무슨 볼일 있어? 


둘이서 얘기하고 싶어..


알았어. 금방 갈게. 


아, 그래. 그럼 그렇게 해봐. 


또 모르겠으면 말해. 


나, 잠깐 이 아이랑 같이 갈게. 


또 보자. 


미안, 미안. 기다리게 했네. 그래서, 무슨 일이야? 


어, 아까 그 남자? 아, 같은 학년 친구야. 


공부 좀 봐줬을 뿐이야. 


아니, 누구에게나 친절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야. 


왜 그래?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응? 지난번의 고마움과 어제의 사과를 겸해서 


맛있는 케이크를 준비했으니 집에 와줬으면 좋겠어. 


그런 거 괜찮은데.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응, 알았어. 모처럼의 정성이니까요. 고맙게 받을게. 


마침 내일 쉬는 날이니, 


지금부터 방문해야겠네 


좋아, 가자, 가자. 어, 여기가 네 집이구나. 


제법 깨끗하게 잘 정리되어 있네.  


아니, 아니, 남자아이의 집 치고는 충분히 깨끗하다고 생각해?


아, 케이크! 이거 유명한 가게에서 파는 거잖아


먹어도 돼? 먹어도 돼? 


와~ 먹겠습니다! 


뭐야? 


저번 일이라면 이제 신경 쓰지 않아. 


아, 맛있었어, 


서둘러 먹어 버려서 미안해, 


그 일은 괜찮아,


네가 마음을 고쳐먹고 


성장한 건 중요한 일이니까, 


네가 나를 돌봐줬다고 생각해서 


보답해줘서 고마워


지난번 일이 마음에 들지 않을 필요는 없으니까 


고마워. 


자자 배를 봐


남김없이 먹었으니까


방금 먹은 케이크 때문에 배가 빵빵해졌을지도 몰라 부끄러워, 


미안해, 미안해, 


거짓말, 


잠깐만 기다려


괴로워...


왜 아까 다른 남자한테 잘해주는 거 보고 질투했어?


그건 그냥 같은 과 친구일 뿐이야


그리고 고백 거절했잖아 남자친구가 아니야


그러니 질투하지는 마


그리고 이제 이런 거 그만하라고 했잖아 


더 이상 더 이상...


하면 진짜로 경찰에 신고할 거니까 


잠깐만요, 잠깐만요, 


그만해, 정말 그만해, 


미안해, 알았어, 


내가 잘못했으니까 케이크 나와..


아까 먹은 케이크 다 나오니까...


죄송..죄송해요...


용서해주세요...


죄송해요


살려줘..


엄마...


싫어 더이상은 싫어...


안돼 아픈건 더 안돼


죄송해요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