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내용이 어떠하든 현실적인것은 현실적임. 그러나 그것은 '현실성'이란게 단순함을 의미하는게 아님. 현실성은 일차적인 자연을 담은 현실성이 아니라, 정신을 통한 이차적인 자연을 담은 현실성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성의 내용은 구체적인 역사적 맥락에 의해 바뀔 수 있음. 다시 말해 서사 By 서사, 시대 By 시대라는 것인데, 가령 그리스 서사시를 보고 현대에 현실적이라고 평하진 않지만, 개인이 곧 전체였던 그리스 사회에서는 현실적인 것으로 간주되었음. 현대는 고대 그리스와는 달리 세계와 인간이 단절된 시대임. 이는 세계는 인간으로부터 멀어진 자연적인 것으로(상상력의 배제), 인간은 세계로부터 고립된 외로운 것으로 표현되는것이 곧 현실적인 것으로 간주된다는 뜻. 이게 현대의 본질이고, 곧 '현실성'임.
동화(전통 민속 문예)가 현실적이란 네 말도 맞음. 이전에는 동화 역시 현실적인 것이였기 때문. 한 시대 예술의 현실성은 그 시대의 세계관(즉 배경)을 반영할 수 밖에 없음. 그러나 시대가 역사적으로 교체됨에 따라 살고 죽듯이 예술 역시 살고 죽음. 현실성은 그 맥락에 따라 계속 이동하고. 아까 말했듯 그리스 서사시는 현대적 관점으론 비현실적이지만 그리스적 관점에선 현실적임. 똑같이 동화같은 고전 문예도 고전적인 관점에선 현실적이지만 현대 관점에선 현실성이 죽은 예술일 수 밖에 없음. 그러니 객관적으로 보면 고전 예술은 비현실적인게 아니라 당시 시대상을 현실적으로 반영한거임. 그러나 현대적 시대상에는 맞지 않다는 것.
이차적 자연이라는것은 우리가 보는 현실, 정신에 의해 재해석된 자연을 의미하는거임.
삶이 곧 현실 속에 있기 때문에 이야기의 배경과 무관하게 경험과 삶을 녹여낼 수는 없음. 현대적인 내용을 일부 가지더라도 서사 형식이 현대적이지 않으면 그것은 현대에 대한 비유, 현실과 유사한 것이지 결코 현실적인 것은 아님. 형식과 내용은 개별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형식과 내용이 통일되어 일치하여야지만 현실적인 것이 될 수 있음. 이는 현실적인 형식 내용이 정해져있다는 뜻이기도 한데, 그 장르적 형식을 사실주의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