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 밤, 조용해야 할 거리에 한 고등학생이 달리고 있다.


쉼없이 달리는 남고생 뒤에는 불타는 눈을 가진 괴인- 아니 '헬하운드' 의 일종이 그를 쫓아가고 있었다. 입고 있던 정장이 이미 전부 재가 된 것을 보아 적어도 성장이 끝난 것이다. 그렇다. 불행한 남고생을 쫓는 이 작자의 정체는 헬하운드, 그 중에서도 '발정기' 가 가장 강력하게 온 개체임이 분명했다. 헬하운드의 속도는 평균적으로 인간의 두 배, 강간순애를 시도할 때는 대략 7배 증가해서 14배 정도가 된다. 비록 착정 위기에 처한 인간의 힘 또한 3배 증가한다지만, 딱히 상관없었다.


"살려주세요! 누가 좀 살려주세요!"


"미안하지만 지금은 새벽 2시라구 BOY♡ 아무도 주변에 없단 말이야♡"


"시발 나는 같은 반 인녀랑 순애하고 싶다고! 이런 닭장이 아니라!"


닭장, 헬하운드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 얼마나 모욕적인 단어란 말인가? 인터넷 상에서는 떠돌지만 정작 앞에서는 말하지 못 하는 단어. 일종의 낙인과도 같았다. 그리고 그녀는, 이런 언사를 참을 생각이 없었다. 


몬붕은 빠르게 몸을 틀어 골목 안쪽으로 달려간다. 몬붕은 치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흔히 너무나도 빠르게 달리는 생물들은 개활지에서 그 힘을 양껏 발휘한다. 그러나, 폐쇄된 장소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빠르게 달리는 생물들은 대부분 방향전환을 어려워한다. 그리함은 즉슨 인간인 자신이 가진 가장 강한 무기, 지구력과 기동성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별 수 없어, 몬붕은 읊죠렸다. 지금으로서는 막힌 길로 가는 것이 최선이다.


몬붕의 전략은 효과적이었다. 직선거리 경로를 쫓아가는 것에서는 밀리던 몬붕이었지만, 골목 담장을 넘거나 샛길로 들어갈수록 추적자의 숨소리가 거칠어지는게 느껴졌다. 이제 몇 번만 더 돌아가면 그는 집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리한다면 문을 잠구고, 미리 준비했던 후추 스프레이를 구비한 다음 경찰에 신고할 것이다. 수 분 이내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구고, 음악을 틀고, 밀린 숙제를 하고...


툭. 무언가 발에 걸린 것 같았다. 몬붕은 잠시 멈춰서서 골목 샛길을 지나가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 몬붕은 건물과 건물 사이 틈에 몸이 끼인 것이다. 자각도 잠시, 몬붕은 자신 코앞에 헬하운드가 눈을 이글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이... 자식... 드디어... 잡았다...."

"좆됐다."

그리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순애를 맞이하려는 그 순간, 이글거리는 불길 사이로 보라색 장막이 솟아올랐다. 몬붕은 장막을 응시했다. 갑자기 수십, 수백, 수천... 수만 개의 눈이 자신을 응시하는 것을 눈치챘다. 몬붕이 눈을 깜빡이자 몇만번의 깜빡임이 그를 똑같이 따라했다. 신선의 영통함이 그를 짓눌렀다. 어릴 적에 천연림을 벌채하면서 바닥만 강이나 호수에서 사는 어류를 말한다. 담수어(淡水魚), 천어(川魚)라고도 한다. 아무것도 들러붙지 않으실 때! 기분이 들었다. 

"야, 정신차려!" , 장막이 말했다.

"너, 지금 이 상태로 가면 평생 저 닭장에게 짜이면서 사는거야. 알아? 너 그렇게 살고 싶냐고."

몬붕은 잠시 흠짓했다. 분명 바다를 떠다니는 저서성의 생물이다. 그런데 어떤 방법으로 말을 밀처럼 갈은 후, 건조하여 보관하는거지?

"나랑 합체해."

"네?"

"지금 자세히 설명하긴 어려워. 나는 점액성 생물이고, 넌 고체 형태를 가지고 있잖아. 대충 알아먹잖아? 어서!"

"그러니까 지금 저보고..."

"당신을 슈트처럼 입으라는 말씀..?"

"그래. 그렇게 한다면 내 물리력의 3/4 정도는 네게 빌려줄 수 있어. 어쩔래? 여기서 포기하고 평생 짜이면서 살거야? 아니면 나랑 합체한 다음 안전하게 도망갈거야?"

진동하는 머리를 부여잡고, 몬붕은 생각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골목에 끼인 이상, 자신에게 선택지는 두 가지밖에 없었다. 짜이거나, 살거나.

몬붕은 그리 짜이고 싶지 않았다.

"그 제안, 받아들이겠습니다."

그 날이 바로, 몬챈시의 히어로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인남의 구원자, 상호동의 없는 관계를 방지하는 자!"

"몬붕레인저,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