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좌에 앉은 드워프 왕은 심란한 표정으로 읽던 책을 소리내며 닫았다. 요염한 표정과 몸짓을 한 여러 마물들이 표지에 그려진 책은 왕의 황금 책상에 놓였고 알현실을 채운 불만스러운 고함 속에서 침묵을 유지하던 왕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원한의 필기판을 내오라!"


금으로 수놓아진 로브를 입은 늙은 드워프가 무거운 필기판을 들고 오자 그의 옆에 앉아있던 왕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남편이 조금 전까지 읽던 책에 그려진 유아에 가까운 모습이 아닌, 작더라도 어엿한 성인 여성의 비율을 갖추고 풍만하고 탄력있는 가슴을 뽐내는 드레스를 입은 왕비는 그녀의 부군이 붓을 든 모습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는 세상이 끝날 때까지 지워지지 않으리니, 나 카락 여섯 봉우리*의 왕, 단풍망치 가문의 소릭은 내 백성들의 이름으로, 내 이름에 맹세하며 어느 마물학자에 원한을 적노라. 그는 인간이며 유언비어의 죄를 지었도다. 그의 붓질에 모든 드워프들이 사바트를 숭배한다는 거짓을 세상에 널리 퍼트렸으니 복수와 배상을 부르짖노라. 죗값은 오로지 묵흑과 백탁**만으로 치뤄지리라. 나의 무신들과 백성들, 그리고 조상들의 혼백을 증인으로 하여 원한을 서약하노라."


* 육봉산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린다

** 드워프에 대한 내용을 고쳐 적은 도감을 출판하게 하며 동시에 착정해버리겠다는 뜻






마소도 세계가 중세에 가깝다고 하니 마물학자가 사바트 믿는 드워프 동네만 들려서 드워프는 죄다 페도라고 오해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