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환자분, 들어오세요."


앳된 외모를 가진 소년이 총총거리며 들어왔다. 소년의 볼은 제철 사과처럼 빨갛게 익어 있었다.


"어떤 증상으로 오셨나요?"


"저... 저..."


"부끄럽겠지만 똑바로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치료할 수 있어요."


소년은 눈을 질끈 감고는 온 힘을 다해 기어들어가려는 목소릴를 밖으로 끄집어 냈다.


"...거기가... 자꾸 가렵고 따끔거리고 그래요."


"잠은 잘 주무시고요?"


"...아뇨..."


소년은 고개를 푹 숙였다. 달아오른 이마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금방 치익 소리를 낼 것 같았다.


"확인할께요. 바지 좀 벗어주세요."


"네...네?"


"말씀하신 것은 아주 흔한 증상이라 직접 봐야 어떤 병인지 알 수 있어요."


"네에..."


소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새하얀 두 다리가 후들거렸다. 떨리는 두 손으로 바지를 벗었다. 이내 그곳이 밖으로 나왔다. 외모랑은 상반되는 크기였다.


"귀두가 포피에 가려 안보이네요. 혹시 벗겨주실 수 있나요?"


"네? 네에...."


소년은 손을 바르르 떨며 조심스럽게 포피를 잡아당겼다. 귀두는 밖에 나와 본 것이 처음이었는지 새빨갛게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보통은 선명한 분홍색일 텐데 말이다.


"혹시 결혼하셨어요?"


"네에...."


소년은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안 보였는데...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스물다섯이요."


누군진 모르겠는데 부인은 땡잡았군.


"아내분 종족이 어떻게 되세요?"


"다크 슬라임이요."


그럼 그렇지.


"성관계를 일주일에 보통 몇 번 정도 하세요?"


"네? 갑자기 그건 왜...."


"정확한 진단을 위해 꼭 필요한 정보입니다."


"....일주일에 14번 정도요."


소년(?)은 그 말을 끝으로 다시 한 번 고개를 푹 숙였다. 나는 깨끗이 소독된 솜에 소염제를 뭍혔다.


"살짝 따끔할 수 있습니다. 참으세요."


"...하읏?"


환자의 귀두에 소염제를 정성껏 펴 발랐다. 솜이 움직이는대로 환자가 몸을 부르르 떠는 걸 보니 기분이 묘했다.


"....흐아..."


"부부습진이라고요, 성기가 젖어 있을 때 거기에 세균이 증식해서 염증이 생기는 거거든요. 환자분 같은 경우는 안 그래도 축축한 종족인 슬라임이랑 자주 성관계를 맺다 보니 성기가 마를 새도 없었고, 그래서 감염된 것 같네요."


"ㄴ...녜에...."


"다음부터는 성관계 후에 바로 잠들지 마시고 5분간 귀두를 꼭 말리시고요, 약 처방해드릴께요. 음쇼섹산이라고 복용방식이 특이하니까 설명 잘 들으셔야 해요."


환자는 주섬주섬 바지를 추켜올렸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설명을 이어갔다.


"알약인데 먹는 게 아니고 바르는 거에요. 그냥 물에 녹여서 발라도 되고요, 그런데 제일 효과 좋은 방법은 부인분이랑 성관계 하시기 전에 부인분 성기에 알약을 넣으세요. 한 3분이면 다 녹거든요? 그러면 이제 평소처럼 성관계 하시면 됩니다."


"네. 의사선생님. 감사합니다."


"네. 안녕히 가세요."


환자는 들어왔을 때처럼 다시 총총거리며 진료실 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