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그 이는 어디간거야."


땅거미가 스멀스멀 지기 시작한 해질녘, 한 나는 부엌에서 칼을 쥔채 중얼거리고 있있어. 평소라면 그가 돌아왔을 시간이었지만, 어째 집에 들어오니 쥐죽은듯 집 안은 조용했지. 강도가 든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어.


"설마? 또 그 데몬 부장한테 술쳐먹여지고 헤롱거리고 있는거야??"


내가 시로헤비중에서도 걱정이 지나친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생각은 누구나 하잖아. 사랑하는 그가 걱정된 나는 회사 앞 술집으로 달려갔지. 술집엔 늘 그렇듯이 환한 불이 켜져있었어.


"저기...혹시...그 사람 있나요?"


"스읍. 이 여자 또 왔네. 저리가. 양대리라면 여기 없어. 썩 나가."


내가 수줍게 들어가 묻자, 술 취한 데몬이 언성을 높이며 날 내쫓았어. 당장에라도 손가락과 날개를 찢고 싶었지만 참았어.


"그나저나 그 이도 참, 집에 오지도 않고 어딜간거야. 설마 얼마전에 똥개 한 마리 내쫓았다고 삐진거야?"


삐져하는 그의 얼굴을 상상하며 그가 갔을만한 장소, 예컨대 찜질방이 있었지. 하지만 애통하게도 난 이미 거기 출입금지였지. 뭐, 그래도 상관없어. 사랑앞에선 뭐든게 용서될거 아냐? 당장에 난 그곳으로 향했지. 아니나 다를까 주인이 날 괴물보듯이 보더라고. 전에 한 번 그가 씼는 모습을 볼려한게 그리 큰 잘못인지.


"저리가! 이 괴물아. 네가 찾는 그 친구 없어! 여기 없다고!"


한 30대쯤 돼보이는 남자가 날 가로막았어. 정말이지 겁도 없는 사람이었지.


"흐음...그치만 그 이는 여기 아니면 없을거란 말예요? 만약 있으면 어쩌실거에요?"


"없어! 절대 없어! 그러니 나가!!"


남자가 총을 든채로 말했지. 참 안타까워. 곧바로 난 꼬리로 그 남자의 발목을 붙잡았지. 당황하는 남자의 얼굴이 얼마나 웃겼던지 말야.


"아저씨. 저는 말이죠...그이가 어딨는지 알 수 있거든요?."

남탕 내부에선 그의 진한 향기가 풍겨오고 있었어. 그래, 그이는 분명 여깄을거야.


"아저씨, 사랑을 하면 알게 되는게 있어요. 전 아저씨가 참 슬프네요."


내가 말하는 동안 아저씨는 마치 차갑고 소름끼치는 무언갈 보는 표정을 짓고 있었지. 그런 그가 괘씸했지만, 그래도 사랑을 모르는건 불쌍하니깐 그를 여탕을 향해 던져줬어. 그리곤 난 천천히 남탕의 문을 열어젖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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