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붕이는 밤 중에 산에서 길을 잃었다.


시골에 사는 몬붕이는 밤에 산을 가고 싶었다. 어렸을 까닭일까. 


몬붕이의 부모님은 밤에 산을 가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충분히 조언했을 터인데.


몬붕이는 자신의 용기있는 행동을 몸소 보이며 산 속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분명, 그 오만한 행동이 지금 상황을 만들었다.



물론 몬붕이도 길을 잃고 싶어서 잃은 게 아니다. 산 입구는 희미하지만 밝은 가로등이 있었고, 학교가 끝나면 뒷산에서 많이 놀았기 떄문에 길을 잃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처음에는 천천히 산을 나아가다가, 금방 고개를 돌려 가로등을 봤다. 그러다 친구들과 항상 놀았던 장소를 보고 밤에는 꽤 무섭다고 생각했다.


단지 그 장소에서는 가로등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괜찮았다. 산 밑에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이 보였다. 축제가 열려서 꽤나 시끌벅적한 것이, 몰래 빠져나온 걸 들키지 않은 것 같다.


보고있으니 마음이 편해졌고, 몬붕이는 자기 주위가 깜깜하다고 생각됬다. 집에 돌아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산 입구의 가로등을 찾지 못했을 뿐이다. 그렇게 길을 잃었다.


위를 바라보니 구름이 껴서 달이 보이지 않았다. 주위의 나무들은 몬붕이를 바라보는 것만 같았다. 어째서인지 그렇게 시끄럽던 축제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간간히 새의 울음소리와 바스락대는 소리가 들렸다.


몬붕이가 이제 영원히 길을 잃은 건가 포기하고 나무에 기댔을 때, 등 뒤에서 어꺠를 건드리는 느낌을 받았다.


"길을 잃었니?"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몬붕이는 뒤를 돌아봤다. 전통 옷같은 걸 입은 여성이 있었다. 눈동자가 빨개서 정말 이뻐보였다. 이제와서 정정하자면 그저 머리 긴 무언가였을 텐데, 듣기 좋은 여자목소리 때문에 여자라 생각했다.


"저런, 밤에 산을 맘대로 돌아다니면 괴물이 나타나서 잡아먹는다고 부모님이 말 안해줬니?"


"하, 그런 거짓말은 아무도 안 믿을 걸."


"그런가.. 벌써 아무도 안 믿을 떄가 됬구나. 내가 퍼트린 건데. 산은 위험해서 이렇게 말해야 안 들어오더라고."


"별로."


"그럼 내가 산 입구로 데려다 줄테니, 사람들에게 밤에 함부로 산 들어오지 말라고 겁을 줄래?"


"알겠어."


그리고 그 여자는 몬붕이를 산 입구로, 정확히는 가로등이 보이는 곳까지 몬붕이를 데려다줬다. 빛을 보고 몸을 떠는 게 여간 빛을 못 본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 여자는 다왔다고 말하고는.


"나중에 어른이 되면 이 산으로 와줄래?"


"그래."


아마 대답도 다 듣지 않고 사라졌다. 


그 뒤로는 아무 일도 없었다. 계획대로 부모님꼐 들키지 않았고, 나는 학교에서 산에서 있었던 일을 말해주며 용감한 아이라고 들었다. 물론 그 여자에 관해서는 말을 해주지 않았다. 몬붕이 혼자만 알고 싶은, 특별한 기억이기 때문일 터이다.


산이 위험하니 가지 말라고도 했다. 그 말을 듣고 안 갈리가 없겠지. 분명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도 밤에 산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몬붕이와는 다르게 입구근처에 있다가 돌아오거나, 어른이 되서도 산에 찾아오지 않았곘지. 지금은 거의 다 도시로 갔을테니. 설령 그 여자에게 구조되었어도, 까먹고 잘 살고 있을 것이다.


몬붕이는 어른이 되서 도시로 나가 회사원이 되었다. 평범한 일상을 지내다가 고향 생각이 들어 고향으로 돌아와서 부모님께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밤에 산으로 향헀다. 어렸을 적 구해준 수수께끼의 여성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 구해줘서 반했다.


다시보면 기억이나 해줄까 하는 마음에 산에서 길을 잃었다.


어른이라 산에서 길을 찾을 수 있을리가 없다. 그래서 위험한 것이다. 


몬붕이는 그 여자를 찾겠다고 필사적으로 돌아다녔지만,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당연히 산속에서 길을 잃었다.


그리고 지쳐서 나무에 기댔을때 쯤에, 어깨를 건드리는 느낌이 났다.


그 여자인가 싶어서 고개를 돌리니, 무언가가 있었다. 똑같은 옷이였지만, 몬붕이의 직감이 말해줬다. 저건. 괴물이라고.


"어른이 되서.. 와 줬구나..?"


'그거'는 여성인 척 말을 걸었다. 기분나쁘다. 생리적으로 무리다. 나무에 손톱을 박고, 사족보행이 어중간하게 인간을 흉내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얼굴이, 눈에 띄던 빨간 눈동자는 몬붕이를 흘기고 있었고, 기쁨에 몸서리치며 큰 입을 벌렸다.


"잘 먹겠습니.."


도망쳤다. 저건 괴물이다. 어떻게든, 기어서라도 도망쳐야한다. 멈추면 죽는다. 지금도 쫓아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나뭇잎이 밟히고,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절대로 뒤를 돌아보고 싶지 않았다.


"어렸을 때는 먹을 게 없지만, 어른이 되니까 정말 크게 자라네? 그리고.. 맛있을 것 같아♡"


어쩌면 몬붕이는 눈치채고 있었을 수도 있다. 

어렸을 떄 부모님꼐서 어쨰서 그렇게 당부를 했는지.

어째서 이 마을에 젊은 사람이 그렇게 적은지. 

왜 그렇게 "이사갔다." 라고 말해주며 이사간 집에는 아무런 정리도 되어 있지않았는지.


그리고, 어째서 이사를 갈 때마다 축제를 여는지, 점포도 없고, 그저 엄숙하게 북과 꽹가리를 치며 마을을 돌아다녔는지.


도망치면서 몬붕이는 꺠달았다. 난, 이사를 가겠구나.


몬붕이는 소리를 들었다. 새들의 울음소리, 그리고 주위에 부시럭대는 소리.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부모님의 말을 이해한 듯 싶었다. 그들은 이사간 몬붕이를 위해 오늘도 축제를 열었다.



어렸을때는 애들 구해주다가 어른이 되서 잡아먹는데 시골이라 어른이 되면 전부 떠나서 웬만해선 못 잡아먹고, 간혹가다 잡아먹히면 사람들이 축제를 하는 게 쓰고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