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듬이 멈추질 않자 점점 말이 없어지던 그녀는 내가 쓰다듬는 걸 멈추자 내 손을 붙잡고는 다시 머리 위에 얹었다.


그렇게 쓰다듬고 멈추고 쓰다듬고 멈추고를 서로 말 없이 반복하다 장난기가 오른 나는 조금씩 머리에서 손을 내려 볼을 쓰다듬고, 목을 타고 내려가 어깨를 쓰다듬는다.


그녀도 눈치 챈 표정이지만, 애써 모른척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과 쓸어내리면서 민감한 부위를 스쳐지나갈 때마다 핏 핏 쫑긋거리는 귀와 살랑거리는 걸 넘어, 여우가 개과라는 걸 증명하듯이 마구 움직이는 꼬리를 자각 못하는 그녀의 모습을 즐긴다.



팔뚝을 쓰다듬고 있을 때 위치상 자연스레 스치는 옆가슴과 겨드랑이 부분을 파고들어, 그녀가 스스로 팔을 들게끔 유도한다.


그녀가 팔을 들어올린 순간을 놓치지 않고 옆가슴에 손을 끼워넣는다.


당황한 그녀는 들어올린 팔뚝을 다시 내려서 손을 감싸지만, 이미 손은 밑가슴이라는 방공호에 자리를 잡아 직접 손을 쓰지 않고선 빼낼 수가 없다.


뾰루퉁한 얼굴을 하는 그녀에게 싫으면 뺄까? 라며 도발하듯 말해도 그저 나를 노려보더니 나지막하게 중얼거린다.



" 할 거면… 확실하게 하도록…. "


그렇게 말하곤 가슴을 까 우윳빛 피부에서 유달리 돋보이는 다홍색으로 물든 꽃잎과 작은 열매가 자그맣게 피어있는 것을 드러낸다.


분부대로. 생크림 처럼 새하얀 우유통을 정성껏 마사지하면서 밸브를 잠구지 않았는지 우유가 망울거리는 꼭지를 비틀어 잠군다.


꼭지가 녹슬어서 그런가 어디서 히으읏- 하는 소리가 나길래 확실하게 잠기도록 몇 번 풀었다 잠궜다를 반복한다.


히윽- 흐읏- 하는 소리가 커지는 것을 봐선 아무래도 밸브가 문제가 아니라 다른 쪽 파이프에 이상이 있는 것 같았다.


우유통은 내버려두고 손이 탄탄한 근육과 지방층이 적절히 자리잡은 뱃살을 타고 스르르 미끄러져 내려간다.



" 아…. "


손이 골반 주위를 둘러 둔덕한 둔덕, 어여쁘게 둥그스름한 모양새를 하는 쌍둥이 언덕을 등산한다.


트램펄린 마냥 통통 튕기는 맛이 좋아 한 줌 콱 쥐면서 좌우로 쭉 당겨본다.


" 부, 부끄럽다…. "


톽. 갈라진 언덕을 놓으니 서로 부딪히며 통, 하고 찰진 울림이 울려퍼진다.



둔덕 부근을 마사지하고 있어서인지 꼬리가 긴장한 채 뻣뻣한 모습이길래, 분위기 전환 겸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손가락이 골짜기를 타고 올라 천추뼈 부근을 꾹 누른다.


" …――♥ ♥ ♥ !!!!! "


분명 여우는 개과일텐데, 어째선지 천추뼈 부근을 만져주면 좋아한다. 실제로 그러냐고? 몰라.


근육이 긴장되어서 오돌토돌한 굴곡이 느껴지는 부위를 꾹꾹 눌러주면서, 그럴 때마다 털을 곤두세우고 팍팍 솟구치는 꼬리가 재미있다.


" 아…♥ 아앗…♥ "


눈을 크게 뜨고, 입은 비틀린 모양새로 크게 헐떡이면서, 귀는 최대한 위를 향해 꼿꼿이 솟는다.


근육이 이완되는 것을 느끼며 다음으로 넘어가기 위해 마지막으로 꼬리뼈 부근을 세게 꾹 누른다.


" 흐으으으읏―――♥♥♥!!!!! "


자극이 끝나자 귀며 꼬리며 파르르 떨다가 추욱 늘어진다. 동공은 반쯤 풀려 이슬이 송글송글 맺혔으며, 입가는 산소가 부족한지 가파르게 헐떡였다.



잠시 그녀가 숨을 돌리는 것을 지켜보다가, 그녀의 몸에 손을 대자 손가락이 차가웠는가 몸을 흠칫 떤다.


허리에 얹은 손을 쓸면서 가랑이 사이의 균열을 어루만진다.


" 읏…. "


균열은 물을 담아두기 위한 댐에 금이라도 갔는지 물이 흥건하게 새어나와있었고, 관리가 소홀했음이 부끄러이 여긴 관리자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홍수가 난 이곳을 보수해야 한다며 비부의 균열을 비집고 들어간 손가락이 최우선 사항으로 보수해야할 곳을 찾는다.


댐의 안쪽 중 건축학 구조상 무게 부하가 가장 많이 쏠리는 곳, Gravity-SPOT을 탐지한다.


움찔. 손가락이 쓸고 지나가면서 벽이 꿈틀대는 것을 확인하고선, 재빠르게 보수작업을 시작했다.



스파파팍―!!!


" 흐이으으윽――♥♥♥♥♥!?!?!? "


관리자는 G-SPOT을 잽싸게 수리하는 내 모습이 어찌나 현란하고 노련하게 보였는가 기이한 소리를 내며 감탄사를 금치 못했다.


내 기술에 반했는지 눈동자에선 하트가 떠올라, 턱이 빠질세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 앗♥♥ 아아아♥♥♥ 흐아아아아♥♥♥♥♥ "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콘크리트는 굳는데에 시간이 들기 때문에 빠르게 하지 못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균열이 더 커질 수 있으니 전력을 다해 문지른다.


" 히아아아아아아아♥♥♥♥♥♥♥♥♥!!!!!!!!! "


바쁜 와중에 관리자가 내 팔에 매달리듯이 달라붙어 조금 고생하긴 했으나, 반대쪽 손으로 허리를 붙잡아 고정해 작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막 보수한 균열에서 물이 피슉피슉 뿜어져 나오긴 했지만 이 정도는 문제 없을 것이다.



" 하아…♥ 하아…♥ "


감탄을 금치 못했던 관리자는 감탄사를 연발하다 지친 모습으로 다리가 후들거렸다.


보수가 끝났으니 앞으로 관리 잘 하란 의미에서 머리를 쓰다듬는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관리자는 후들거리던 다리가 더는 지탱하지 못하고 바닥에 드러앉는다.





" ………다음에도 쓰다듬어 주겠나…? "


뭐어… 원하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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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꼴리게 쓰는 건 못하는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