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명절은 안만나는 분위기라 올해도 얼렁뚱땅 넘어가려 그랬는데 명절 일주일전에 갑자기 집에서 전화옴


갑자기 남의 애를 그것도 인간도 아닌걸 키운다고 집안 돈 끌어다썼으니 무슨 꼬락서니 하고 사는지 궁금하셨나봄


그냥 얼굴만 비추고 취직 했고 자리잡았다고 얼렁뚱땅 보고하고 호다닥 내려오려 했었는데 가시가 명절에 부모님 보러 가는데 왜 자기 안데려가냐고 가족 아니냐고 울부짖기 시작해서 어쩔 수 없었음


가시가 한번 땡깡부리기 시작하면 우당탕 하다가 뭐 하나 부서지는거 일도 아니고 또 꼴에 뒤끝도 길어가지고 이거 걸고 넘어지면서 일주일 넘게 침울해져 있을게 분명하기 때문임



아무튼 준비하고 뭐하고 하는거 귀찮아서 그냥 평상시 그대로 가거나 집에 있는 옷 암거나 입혀서 가려그랬는데 이런건 첫인상이 중요하다면서 가시가 옷 하나 맞춰가자고 하는거임


그것도 핸-복을 입고가겠단거임;; 아무리 명절이라도 누가 매번 성가시게 그걸 입고감;; 어디서 또 이상한거 보고온게 틀림없음;;;


하다못해 대여 아무거나 입고가면 안되냐니까 지한테 대여복중에 맞는게 어딨을거냐고 하는데 생각해보니 맞는말임;;


그래서 전에 가시 외투 맞췄던 마트에 있던 매장에 데려갔음


거기 드럽게 비싸긴 한데 전서협에서 보조금 나온다는거 알게된 뒤로는 좀 씀씀이가 과감해진듯;;


결정적인건 거기 주인 거미녀도 서큐버스년들 골탕먹인답시고 매번 주문할때마다 원단부터 시작해서 죄다 최고옵으로 권유해서 좀 눈치보였는데


막상 보조금 받으려고 영수증 들고 가니까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줘서 좀 놀랐음


들어보니까 걔네도 거기 바가지 심하고 자기네들 안좋아하는건 아는데 그건 그거고 적어도 품질로 장난치지는데는 아니라 자기네들도 기성복 안맞는 얘들은 종종 이용한다고 함


일주일 정도밖에 없어서 주문이 좀 빠듯하긴 했는데 그런대로 때는 맞춰줘서 연휴 첫날 늦게나마 출발할수 있었음


근데 명절 끝나고 영수증 갖다주니까 나름 전통복에 맞춤복이라고 옵션질도 심하게 들어간데다 마감도 빡빡하다고 평소 이상으로 바가지를 심하게 넣었나봄


액수 제대로 안봤는데 접수원이 나보고 이건 심하지 않냐면서 뭐라 하길래 봤더니 시발;;;;뭔 400 G 가까이 청구해놨음;;;미친년이;;;;;



아무튼 어찌저찌 프로 불효게이머라 한동안 못가본 본가 오랫만에 갔음


진짜 가는 길 내내 가시 얘를 어떻게 설명해야하나 남의 집 아니 사람새끼도 아닌걸 딸이랍시고 키우고 있단걸 그 꼬장꼬장한 으르신들한테 어떻게 설명할지 생각만해도 가슴이 웅장해서 한숨만 푹푹쉬었었음


근데 의외로 별 말은 안하셔서 좀 안심했음


집에 다른 친척들 없는건 그렇다쳐도 뭐 요즘 취직했다더니 일은 잘 하고 있냐 적응 잘 하고 있냐 그런 수준의 얘기만 들어서 참 다행이었음


그렇다고 아무 일도 없었단건 아님;;


아버지는 가시 처음 보고 움찔 놀라긴 하셨는데 그냥 평범하게 손녀 대하듯이 세뱃돈 주시고 그냥 적당히 거리를 두셨는데


문제는 어머니임;;


가시 보고' 아유 우리 색시가 이렇게 작아서 언제쯤 제대로 커서 손주 보려나~'라거나 '그렇게 손톱 발톱이 날카로워서 애는 제대로 키울수 있을라나?"라고 하시는데 자리에서 바로 졸도할뻔함


딸이라고 했는데 뭔 색시임;;; 것도 저 쪼만한 땅꼬맹이를;;;


가시도 가시인게 그걸 또 맞받아친다고 '지금도 잘 낳을 수 있어요!', '애기 다루는건 제가 어머님보다 더 잘할걸요?' 이딴 소리를 대답이랍시고 하는데 미쳤노??? 듣고 공중제비 6947번 돌뻔함


바로 어머니 데리고 방에 들어가서 그게 애한테 할말이냐고 딸이라고 했는데 뭔 이상한 소리를 하시냐고 뭐라 그랬음


근데 여기서 오히려 역으로 어머니께서 완전히 야마도시더니 바로 오열+등짝스매싱 5연타 하시면서 일갈하시는거임ㅋㅋㅋㅋㅋ


어미가 되어서 직접 낳은 손주 손녀 보고싶어하는게 무슨 죄냐고 서큐버스 데리고 산다면 당연히 색시로 삼으려고 데리고 온거 아니냐면서


아무리 인간 아니고 손발톱 날카롭고 등뒤에 이상한 뼉다귀 달고다니는 년이라도 큰맘먹고 며늘아기로 받아주려고 했는데 니가 그딴소리를 하면 쓰냐면서 울부짖으셨음;;;


아무래도 사람새끼도 아닌 내다놓은 자식이 갑자기 애 키운다면서 취직하고 건실하게 살기 시작하니까 거는 기대가 크셨나봄;;;


거기다 꼬장꼬장한 옛날 사람 치고는 그래도 나름 열린 마음 가지고 이해해주려고 하셨잖음


단지 그 애키우겠다는 말을 가시를 키우겠다는게 아니라 가시가 낳을 애를 키울거라고 알아듣고 기대하신게 문제임;;



그와중에 문앞에서 엿듣고 있던 가시가지딴에 도와준답시고 문벌컥 열고 들어와서 '걱정 마세요! 금방 커서 좋은 며느리가 될께요. 약속이에요!' ㅇㅈㄹ을 하는데 또 어머니 통곡하면서 울고계시는거 위로하고 있는거라 암말도 못하고 본가있는 내내 싱숭생숭해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하룻밤을 보냈음


물론 다음날 또 이상한 소리 들을까봐 헐레벌떡 집 나와서 바로 말썽쟁이 서큐버스 핵꿀밤 500배 했음


ㅁㅌ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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