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소설) 행방불명 됐던 그녀와... (1) -

2화: 소설) 행방불명 됐던 그녀와... (2) (고어, 스압 주의)

3화: 소설) 행방불명 됐던 그녀와... (3) 

뭔가 오랜만에 여기에 소설 쓰네...

해당 소설은 대학다니면서 쓰던 건데 시간이 지나면서 과제가 몰리기도 하고 조별 과제도 해야하고 거기에 군대 훈련소까지 덮치면서 점차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고 있었음.

거기에 노피에도 소설 올리다보니까 더더욱이 그렇게 되버렸고.

솔직히 소설 여기에 안 쓴지 오래되서 내 소설을 더 이상 안 볼 것 같기도 해서 쓸 필요가 있나 생각했는데 어젠가 알람 왔길래 뭔가 싶었는데 거의 2년 다 된 전 화에 작가 언제 오냐고 댓글 달렸더라.

그래서 좀 감동이긴 하드라.

뭐, 잡소리가 길어지긴 했는데 결론은 지금은 다시 여유가 생기기도 했고 그래서 다시 소설 작성하기로 함.

근데 미리 말해두자면 지금까지 사용하던 ai툴도 사용 못하고 그림 무료 체험 기간도 끝나서 내가 지금 직접 그릴 수도 없는 판국이라 삽화는 아마 못 올릴 듯함.

그래도 내 소설 봐준다면 정말로 감사.

그리고 지금까지 다음 화 기다려준 사람들도 정말 감사요.

이상 작가의 시답지 않은 소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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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하ㅋㅋ 진짜 어이가 없네?

 뭐? 편히 뒤질 생각하지 말라고?

 이 쌍년이 날 뭘로 보고!"


착..!!


남자는 화가 단단히 났는지 윽박을 지르며 이라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리곤 있는 힘껏 손에 힘을 주어 이라의 어깨를 쥐어짜려 시도하였다.


얼마나 힘을 쎄게 주었는지 그의 손등과 목에는 핏줄이 서있는 것이 확연하게 보일 정도였다.


"......"


"끄으윽...!! 어떠냐...!!

  아주 그냥 아파서 찍소리도 못하겠지...?!"


그의 생각은 이러했다.


눈 앞에 있는 이라가 아무리 근육질의 몸매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근본은 여성이기에 자신의 힘에는 얄짤없이 굴복할 것이라고.


여성의 몸은 허술하고 열약하니까.


실제로 그는 지금까지 이런 방식으로 헌팅에 실패한 여성들을 무릎굽혔고 이라 또한 그리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그가 간과한 점이 한 가지 있었으니...


"어이..."


"아앙...?! 이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


"씨발, 지금 누구 허락맡고 내 몸에 함부로 손대고 지랄이냐?"


꽈직!!!


"끄아아아~~~~~~~앍?!?!?!?!?!?"


그건 바로 이라가 그 여성이라는 굴레에 포함되지 않는 존재라는 점이었다.


그걸 증명하듯 분명 방금까지 이라의 어깨를 붙들고 있었을 터인 그의 손목은 어느샌가 마치 이쑤시개라도 된 것 마냥 사람 주먹만큼의 크기가 움푹 패여들어가 있었고 피부는 완전히 퍼렇게 물들고 그곳에선 검붉은 색의 액체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그와 그의 일행은 패닉 상태에 빠졌고 잠시 뒤에 그 짓을 벌인 인물이 다름 아닌 자신들의 눈 앞에 있는 이라의 소행임을 그들은 직감했다.


"하... 젠장...

 모처럼 새로 장만한 수영복에 더러운 피 다 튀겼잖아...

 이거 어떡할건데, 어?"


그렇게 말하며 이라는 수영복에 묻은 피를 닦아낸다.


그런 그녀의 왼손은 붉은 액체로 뒤덮혀있었고 그 액체는 그녀의 손에서 시작해 손목, 팔까지 일직선을 그리고 있었다.


"끄아악...!! 끄악...!!

 야...!! 야 이 씨발년아!!

이게 지금...!! 뭐하는 짓거리야...!!"


"뭐하는 짓거리냐니... 당연히 내 남.자.건들인 쓰래기 새끼들 청소하는거잖아...

 응?"


"미친년...!!"


"그래... 난 뭐라고 하든 상관없어...

 씨발년이든 미친년이든 싸이코든 니들이 날 욕하고 지랄하는 건 상관없다고...

 근데..."


빠깍!!!


"으아~~~~~~~앍?!?!?!?!?!?!"


"내 남자를 건들이면 말이 달라지지...

 어디서 겁도 없이 내 남자를 건들어..."


남자의 일행이 이라를 향해 욕을 퍼붓는 순간, 남자의 두번째 비명과 함께 괴기한 소리가 해변에 울려퍼졌다.


남자의 일행이 비명 소리에 놀라 감았던 눈을 다시 뜨자 방금까지 깨끗했던 이라의 오른 다리가 피로 물들어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방금 들린 기괴한 소리의 정체는?


그는 공포에 휩싸이면서도 조심스래 자신의 일행이 있는 곳에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그 곳에는...


"내 팔!! 내 팔이!!"


"으, 으아아아아아?!"


팔이 완전히 반으로 접힌 채 대량의 피를 흘리고 있는 일행의 모습이 있었다.


비유같은 게 아니었다.


진짜, 진실로 그의 오른팔꿈치가 밖이 아닌 안쪽으로 이질적으로 들어가있었고 그것은 90도 같은 미지근한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180도 수준으로 팔이 꺾여 들어가 있었다.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한 피부와 근육은 완전히 갈기갈기 찢어져 원래는 보이지 말아야 할 근육이 훤히 보이고 있었고 화룡정점으로 끝 부분에는 하얀색의 막대기 하나가 돌출되어 모습을 들어내고 있었다.


그것이 뼈라는 것은 의학지식이 없는 그에게도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로써 강제로 맞춰지는 퍼즐.


그렇다.


지금 벌어진 이 상황은 이라가 발로 남자의 팔을 걷어차 완전히 걸레짝으로 만들어버린 상황인 것이다.


그것도 가장 단단한 부위 중 하나인 팔꿈치 부분을 말이다.


이를 이해한 남성은 그 자리에서 다리 힘이 풀려 주저 앉고 말았다.


그리고 떠올린다.


아까 분명 남성이 손에 힘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라의 표정이 단 0.0001mm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하... 이딴 새끼들이 좆대로 설치고 다니는 꼴이라니..."


뿌깍!!


"끄헑...?!?! 끄얽?!?!?!"


"역시 미리 택시 불러서 OO이 몰래 내 개인 해변으로 데리고 갔어야했나..."


'사, 살인자...!!'


이 후, 남자는 눈 앞에 펼쳐진 참극에 의해 온몸이 굳어 움직일 수 없었다.


그도 그럴게, 자신이 뻔히 보고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품을 물고 기절해있는 자신의 일행의 오른쪽 어깨, 왼쪽 어깨, 왼쪽 팔꿈치, 왼쪽 손목을 차례차례 박살을 내버렸으니까.


게다가 그런 끔찍한 행위를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죄책감은 커녕 아까 자신들이 건들인 남자의 이름으로 들리는 단어를 연발하며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는 이라의 모습은 그에게 있어 최악의 악마와 같이 보였을테지.


"일단 하나는 작업 다 끝났고..."


스윽...


"히, 히이이~~~익?!?!?!

 사람살려~~~~!!!!"


이라의 시선이 그의 일행과 마주치는 순간, 그는 온몸에 닭살이 돋음과 동시에 자리를 박차고 안전요원이 있는 방향을 향해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헤... 좀 치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발이 빠른 그를 보고 이라는 외마디의 감탄사를 내뱉었다.


지금은 해변에서 여자를 헌팅이나 하고 다니고 있지만 예전에 그는 육상선수로 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엔 신동이라 불리기까지 할 정도로 유망있는 선수였으나 그 당시 여자 문제로 선수 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그 후론 연습 따위 하진 않고 방금 걸레짝이 된 남자와 매일 같이 해변에 와 여자를 헌팅하는 생활을 보냈지만 그래도 실력은 녹슬지 않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 역시 무의미한 저항이었다...


"사, 사람 살...!!"


푸욱!!


"카핡...?! 카하...?!"


"뭐... 그 정도 스피드로는 나한테서 도망칠 수 없지만 말이야."


그의 시야에 안전요원이 보이고 도움을 부르려는 순간 그의 목에 강렬한 고통과 함께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뒤에서 들려오는 악마의 목소리...


그가 떨리는 눈동자로 아래를 내려다보니...


"쿨럭...!! 컥...!!"


원래는 목젖이 있어야 하는 곳에 사람 손가락 한 마디가 튀어나와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야, 설마 내가 너 같은 쓰레기를 못 따라잡을 줄 알았냐?"


"커헉... 픓..."


남자는 살기 위해 목숨 구걸을 하려 했다.


하지만 그것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가 말을 하려고 하면 할 수록 입에서 나오는 것은 그의 목소리가 아닌 붉은 빛의 핏덩어리들.


그리고 점점 그의 시야는 검게 물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이건 나도 거기서 많이 안 해본 기술이라 잘 될 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깔끔하게 들어갔네.

이거 잘못하면 애매하게 성대 빗겨나가서 소리 새어나가고 끝이니까."


도대체 무슨 개소리를 하는거야...


그것이 흐려져가는 의식 속에 남자가 생각할 수 있었던 마지막 생각이었다.


"그래... 차라리 의식이 없는 편이 좋겠지...

 그 편이 최소한 고통은 없을테니까...

 근데... 아까 말했지?

 애시당초 난 니들을 그렇게 죽일 생각이 없다는 거 말이야..."


그 말을 남긴 채, 이라는 자신의 손가락이 박힌 남자를 마치 A4 용지 한 장을 드는 것처럼 한 손으로 들어올리더니 유유히 사람의 시선이 닿지 않는 장소로 이동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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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으... 으으..."


부스럭...


"어라... 여기는..."


기절을 했던 내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내 시야에 있던 것은 푸른 바다가 아닌 하얀 천장이었다.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몸을 일으켜세우려고 하니 순간 팔에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아... 그러고 보니 나 해변에서 음료수 사다가 두 명한테 두들겨 맞았었지...


스윽


"응? 어라?"


나는 부러졌을거라 생각되는 오른팔을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보니 거기엔 완벽하게 처치가 되어 깁스에 팔걸이까지 하고 있는 나의 오른팔이 있었다.


에... 어째서?


아니아니아니...


뭔가 말이 안 되는데?


나 분명 해변에서 기절했잖아?


근데 왜 방 안에 누워있는거야?


그 전에 또 병원이 아니라 호텔 방 안인건데?


잠만? 호텔? 어? 나 호텔 잡은 적 없는데? 잉?


눈을 뜨자마자 덮쳐오는 내가 모르는 사실들에 내 머리 속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아니, 씨발 진짜 이게 뭔 일이냐...?


드르륵...


"아, OO아. 일어났어?"


내가 머리를 쥐어짜며 어떻게든 기억을 되짚어보려고 하던 그때, 방 문이 열리며 이라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나저나 여기 방 문 미닫이였구나...



"너 누워있는 동안 밑에 과일트럭 한 대 왔길래 사과 사왔거든?

 자, 아~ 해 봐."


"야, 내가 무슨 애냐?"


"지금은? 너 지금 한 쪽 팔 제대로 못 움직이잖아?

 거기에 왼손은 잘 사용하지도 못하고."


"으윽... 그렇긴 한데..."


"그러니까 잔말말고 아~해."


"ㅇ, 아..."


동갑인 여자애한테 애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상당히 쪽팔리는 상황이었으나 이라 말대로 팔이 온전히 못한 내가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나는 마지못해 이라가 주는 사과를 얌전히 받아먹을 수 밖에 없었다.


"음... 으음..."


"응, 잘 먹는 거 보니까 괜찮은 것 같네.

 그래도 당분간은 오른팔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을거래.

 의사 말로는 골절 자체는 그리 심하진 않은데 그 대신에 너무 많은 부위에 금이 가버려서 까딱 잘못하면 완전히 못 쓰게 되버릴 수도 있다고 하더라."


"아... 그래..."


나 그렇게 심각한 상태였구나...


아, 맞다,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이라야."


"응? 왜?"


"나 분명... 오늘 당일치기로 알고 호텔 같은 거 예약 안 했는데 말이야...

 근데 왜 우리 둘 다 호텔에 있는거야...?"


"......"


"게다가 니 이야기 들어보니까 병원 갔다온게 아니라 의사를 불렀던 것 같은데...

 그거 괜찮은 거 맞아?

 내가 알기론 의사 출장은 비용 꽤 비싼 걸로 아는데..."


나는 방금까지 내 머리 속에서 굴러다니던 의문들을 한 번에 이라에게 쏟아부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무책임하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나에게 질문 세례를 받은 이라는 잠시 입을 다물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뭐... 내가 생각해도 너무 한 번에 물어봐서 정리가 잘 안되는 탓이겠지...


"하... OO, 너...

 나랑 못 본 사이에 너무 걱정이 많아진 것 같다?"


"아니, 걱정이라기보단 너무나도 당연한 질문이라 생각하는데..."


"너무 걱정하진 마.

 여기 호텔 그렇게 비싼 곳 아니니까.

 그리고 의사는 내가 아는 누나한테 부탁해서 특별히 무료로 진료받은거야."


"에? 아는 누나라니?"


보통 여자가 자기보다 연상인 사람을 부를 땐 언니라고 부르지 않나...?


"호칭은 너무 신경쓰지 마.

 그 사람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자기 누나라고 부르라고 하는 사람이니까.

 나도 몇 번인가 언니라고 불렀다가 엄청 뭐라하길래 귀찮아서 누나라고 부르는거야."


아, 그 쪽이었구만.


근데 아는 사람이 의사라니...


이라... 못 본 사이에 뭔가 엄청 대단해진 것 같네...


그에 비해 난...


"이라야, 미안해.

 괜히 나 때문에 분위기 망쳐버렸네."


"에이~ 니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잘못은 그 새끼들이 먼저 했는데?

 그러니까 나한테 사과하지 마.

 우리가 뭐, 이런거로 사과하고 그럴 사이였나?"


그렇게 말하며 웃어보이는 그녀의 미소는 이전과 변함없이 정말 편안한 느낌이었다.


그 미소를 보고 나는 더 이상 이 일에 대해 묻지 않기로 하였다.


"그래, 그랬었지."


"응, 넌 그냥 너 그대로 있어주기만 하면 돼."


"뭐야, 그게."


"그냥. 내가 최근에 좋아하는 명언."


그 뒤론 나는 침대에 앉아서 이라는 그 옆에 의자를 가지고 와 앉아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단 둘이서 대화를 하는 것도 정말 오랜만인 기분이 든다.


지금까지 학교라든가 내가 알바를 하던 편의점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긴 했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난 3년 전과 너무 달라져버린 이라를 받아들이지 못하였기에 편하게 대화를 하는 느낌은 아니였다.


하지만 1학기가 끝이 나고 이렇게 단 둘이서 해변에 놀러오기도 하고 위기에 처한 나를 구해주기도 하고.


그런 이라의 모습을 보니 모습은 많이 달라지긴 했어도 내가 아는 이라가 맞구나란 생각이 들어 나의 마음의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것 같았다.


대화 주제는 딱히 없었다.


그저 의식의 흐름에 따라 순간순간 생각난 것들을 그저 내뱉는 수준의 대화.


하지만 그런 오락가락하는 주제의 대화 속에서 이라와 대화가 끊기는 일은 없었고 그 날은 자기 전까지 정말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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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시간은 참 오묘하다.


즐겁다고 생각되는 시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가면서 지루하다 생각되는 시간은 정말 느리게 간다.


어제까지만 해도 영원할 것 같던 여름방학은 어제 밤 12시를 기점으로 끝이 나버렸고 오늘부터는 다시 그 지옥 같은 학교에서의 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평소라면 한 발자국도 움직이기 싫은 현실이지만...


덜컥...


"여, OO~ 데리러 왔어♪"


"이라야, 좋은 아침."


그런 현실 속에서도 나에게 작은 안식처가 하나 생겨났다.


이라와 함께 해변에 놀러간 이후 제법 사이가 회복된 우리는 오랜만에 같이 학교에 등교를 하기로 했다.


예전에는 내가 자주 이라의 집에 찾아가 같이 학교 가자고 그랬었는데...


오늘은 그 때와는 정반대에 상황이다.


"그나저나 이라 너는 무슨 학교를 가는데 가방 하나 안 매고 가냐?

 게다가 복장은 츄리닝 차림이고."


"말했잖아? 우리 학교 364일 빠져도 졸업장 나오는 곳이라고.

 그런 곳에서 제대로 교육이나 하겠어?

 복장은커녕 담배 하나 안 잡는 곳인데."


야... 진짜 다시 생각해봐도 이 학교가 어떻게 강제 폐고를 안 당하고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지 미스테리하네...


나는 크게 한 숨을 내쉬었고 이라는 그런 나를 이해한다는 듯이 어깨동무를 해 왔다.


말이 어깨동무지, 내 키가 지금 173인 것에 비해 이라의 키가 189인 탓에 뒤에서 보면 이라가 내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듯한 모습일테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하는 것을 보면 이라도 나를 편하게 대해주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진 않다.


그렇게 이라와 학교에 거의 다 달았을 때


"응? 뭐야, 교문 앞에 사람들이 왜 몰려있는거야?"


어째선가 평소라면 사람은 커녕 개미 한 마리 지나가지도 않는 교문 앞에 수많은 사람들의 무리가 형성되어 있었다.


복장을 보아하니 우리 학교 학생들도 있는 것 같은데...


그런데 진짜 왜 학교 안에 안 들어가고 교문 앞에서 저러고 있는거야?


이러다 지각하겠네...


"이라야, 우리 뒷문으로 들어가..."


"야, 거기 너."


학교에 지각을 하고 싶지 않았던 나는 이라에게 뒷문으로 돌아가자 제안을 하려 했으나 이라는 이미 무리의 맨 뒤에 있는 우리 학교 학생 한 명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아니, 무슨 행동력이...


"응? 뭐야, 누님이셨습니까?"


누님...?


"야, 대체 무슨 일인데 아침댓바람부터 교문 앞에 사람들이 몰려있냐?"


"아니, 그게 말입니다?

 오늘 저희 학교에 전학온 새끼가 있거든요?"


"전학? 이 학교에? 왜?"


이라는 그의 입에서 나온 전학이라는 말에 굉장히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이었다.


근데 나도 이라 마음 이해하는게 이런 똥통학교에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애가 전학을 올 생각을 할 리가 없으니 말이다.


이미 소문날 때로 소문난 명불허전 똥통학교가 우리 학교인데 진짜 무슨 생각으로 전학을 왔대...


"왜긴 왜겠습니까.

 강(제)전(학)말고 이유가 있겠습니까?"


"아."


그 말을 듣고 나랑 이라는 바로 납득했다.


"근데 그거 가지고 이렇게 사람 무리가 생긴다고?"


"그럴리가요.

 그 전학생 말입니다? 학교 등교하자마자 아주 그냥 사고를 제대로 쳐버렸습니다.

 그래서 이리 사람이 모여있는거라고요."


"아니, 우리 학교에서 사건사고 일어나는 게 한두번인가...

 겨우 사고 하나 쳤다고 호들갑은..."


"아니, 그 사고라는게 말입죠..."


방금까지 자연스래 말을 하던 그가 갑자기 말을 멈추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아주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래 이야기를 하였다.


"(속닥)그 전학생 말입니다...

  저희 학교 담당 경찰 두 명을 아주 그냥 작살을 내버렸지 뭡니까?"


"하?! 경찰을?!"


이라는 그의 말이 굉장히 충격적이었는지 반사적으로 큰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하지만 그런 이라의 큰 소리가 묻힐만큼 주변 소리가 더욱 시끄러웠기에 다행히 우리 쪽으로 시선이 몰리진 않았다.


그나저나 아무리 그래도 경찰을 건드렸다고...?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뭐, 10분 전에 구급차가 와서 해당 경찰들을 실어갔으니 목숨에 지장을 없을 것 같습니다만...

 누님, 조심하십쇼."


"엥? 나?"


"네, 그도 그럴게...

 그 전학생, 아무래도..."


딱딱, 딱...


"자, 모두 조용히 해라.

  오늘부로 우리 반에 전학을 오게 된 전호련이다.

  다들 사고치지 말고 잘 대해줘라."


'누님이랑 같은 반인 모양이니까요.'


"씨발, 좆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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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만나서 반가워~♪ 전호련이라고 해♪

 모두 잘 부탁해?"


하... 씨발... 왜 하필 전학생이 우리 반인건데...


평소와 같은... 아니지, 평소와는 완전히 다르지,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아무튼 그런 아침조례 시간에 평소라면 아무도 없어야 할 반에 정말 기적적으로 모든 학생들이 자리에 착석해있는 풍경이 내 눈 앞에 펼쳐져있다.


정말 내가 이 학교 다니면서 반 애들이 조용히 자리에 앉아있는 걸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뭐, 당연하다면 당연한가...


여기 있는 애들 전부...


"헤헷♪"


저 박호련인가 하는 전학생 때문에 이러고 있는 걸테니까.


하... 원래라면 이 시간에 OO이 있는 반에 가야하는데 저 년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고...!!


아니, 무슨 강전 온 첫 날에 경찰을 건드리고 지랄이냐고...!!


아무리 여기가 개노답인 곳이라도 최소한 경찰은 건드리지 않는단 말이야...!!


게다가 복장은 또 왜 저런데?


저거 내 기억이 맞다면 분명 '엘프 공주가 마녀의 저주로 헬창 다크엘프가 되어버렸다?!'인가 하는 만화에서 나오는 그 다크엘프 복장이잖아...!!


저 유두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스포츠 브라도 그렇고...!!


저 속옷이 전혀 가려지지 않는 가죽 숏치마도 그렇고...!!


게다가 그 곳까지 전부 다 보여지는 시스루 T팬티까지...!!


누가 뭐래도 저건 그 다크엘프 복장이 틀림없어...!!


그와 별개로 저 년 무슨 운동을 하길래 저리 근육이 많냐?


나야 뭐... 거기서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아서 그렇다치지만 쟨 일반인 아닌가?


근데 일반인이 어떻게 나랑 거의 비슷한 수준의 근육을...


"자리는... 이라 옆자리가 비어있으니 저기 가서 앉거라."


"네~♪"


이런 씹?!


내가 그녀를 찬찬히 관찰을 하던 도중 제일 듣고 싶지 않았던 비보가 귀에 들려왔다.


아니, 왜 저 년이 내 바로 옆자리인건데!!


나는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담임한테 거부의 의사를 밝히며 저항했으나...


"캬하~♪ 잘 부탁해~♪"


"어...응..."


내 저항은 무의미하게 끝이 났다.


씨발... 학교 때려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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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터벅, 터벅, 터벅


"여기가 음악실이고, 저기 복도 끝에 있는게 과학실...

  그리고..."


"헤~ 여기 있을 건 다 있네~"


좀 닥치고 조용히 따라와라...!!


안 그래도 지금 OO한테 못 가서 짜증나니까...!!


아침 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나는 언제나처럼 OO이 있는 반으로 가 같이 밥을 먹으러 했으나 갑자기 호련한테 팔목을 붙잡혔다.


그리곤 그녀는 나에게 학교 안내를 해달라며 부탁을 해왔다.


당연히 나는 그녀의 제안을 거절하였다.


이 딴 년이랑 같이 있어봐야 좋을 것 하나 없고 애시당초 우리 학교는 거의 수업 자체가 교사 좆대로 운영이 되는 탓에 학교 설비 위치를 기억해놔봐야 아무런 쓸모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째선가 그녀는 아주 그냥 집요하게 나에게 학교 안내를 해달라며 귀찮게 굴었고 이 이상 거절해봐야 나만 귀찮아진다는 걸 직감한 나는 하는 수 없이 그녀에게 학교 안내를 시켜주게 되었다.


'하... 내가 왜 이런 짓거리를...'


"아, 이라야."


"아, OO"


아무 생각없이 그녀에게 학교 안내를 시키다보니 어느샌가 나는 OO의 반 앞에 와있었다.


아... 진짜 반갑다, OO아...


나 진짜 뒤질 것 같다...


"응? 얜 누구야?"


"내 소꿉친구"


"흐응~"


반응이 좀 시큰둥한 것 같지만 딱히 신경쓰이진 않는다.


애시당초 얘 좋으라고 소개시켜준 거 아니니까.


"이라, 니가 아무리 시간 지나도 안 오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서 나와봤어."


"아... 미안.

  오늘 전학 온 애 학교 안내해주고 있었거든."


"그렇구나. 알았어, 그럼 좀 있다 학교 끝나고 보자."


"그래, 그때 다시 보ㅈ..."


쪽...🖤


"......"


"헤... 생각했던 것보다 가드가 허술하네?"


"....?!?!?!"


씨발, 이 년 지금 뭐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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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