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의 1층에 살면 층간 소음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정확히는 내가 어떤 소음을 내도 뭐라할 만한 이웃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주택의 1층은 꺼려지는 장소였다.

 따라서 나는 뭐라할 이웃 뿐만 아니라 이웃 그 자체가 별로 없었다.

 그 사실에, 일부러 방음벽까지 설치한 나는 약간 실망했다.

 물론, 그 몇 없는 이웃에게도 폐 끼치면 안 되니 아예 불필요했던 일은 아니었겠지만.


 집 값은 싼 편에 속했고, 내가 치고 있는 기타도 싼 중고기타에 불과했다.

 그래서일까, 그것을 잊고 싶었는 듯이 나는 언제나 기타를 열성적으로 연주했다.

 집 한 구석의 방이 기타 소리로 가득차도록, 그래서 아무런 소음도 듣지 않을 수 있게.

 나는 원래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을 삻어했으니까.


 두시간 뒤, 기타 연주를 끝낸 나는 거실의 의자에 가서 앉았다.

 이미 지칠대로 지쳐서 힘없이 의자에 늘어졌는 데, 팔 다리가 뭐 어떻게 되든 상관 없었다.

 그만큼이나 힘들었으니까.

 그런 것에 신경을 어떻게 쓸 수 있겠냐고.


 쾅, 쾅!


 쉬려고 했는 데, 벽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을 둘러보니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고 멀리서 두들겼다기에는 가까운 데서 나는 듯한 소리였으니까.

 역시나 환청을 들은 건가.

 이제는 짜증이 났다.

 그야, 나는 환청에 수시로 시달렸었으니까.


 이번에도 또 환청을 듣겠구나.

 따위의 체념.

 그런 것들이나 하다가, 나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소리는 명확하게 한 쪽 벽에서 나고 있었다.


 벽을 누군가 두드리고 있다.

 그 벽은 문이 난 벽이었으니까, 누군가 두들길 수 있는 벽이었다.

 그래서 나는 빨리 문 밖으로 나섰다.


 그러나 문 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거실로 돌아갔다.

 이건 전부 환청이다.

 환청이 더 심각해져서, 실제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이대로는 환각까지 보겠지.

 그 증거로, 이번엔 창문에서도 소리가 나고 있지 않은가.


똑. 똑똑, 똑.

똑똑똑똑똑.


 나는 창문으로 걸어간다.

 나는 거기에 가야만 한다.

 그야, 그곳에는 누군가가 있으니까.


 창문에 점점 가까워졌을 때, 나는 소리의 근원을 알아냈다.

 그 소리는 안 쪽에서 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내게 이웃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이웃은 옆 집이웃이다.

 나는 이웃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나는 기타 연주를 그만 두었다.

 그건 아무래도 이웃에게 큰 피해가 될 테니까.

 내 이웃은 나와 가까운 곳에 있으니 배려해야 한다.

 이 정도로까지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야 옆 집이웃은 내 옆에 있는 것이 당연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