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친애하는 참가자분.


저는 이 게임동안 당신을 도와드릴 파트너 ■■입니다.


거두절미하고 일단 축하부터 드리겠습니다. 참가자분은 70억분의 1확률을 뚫고 저와의 게임을 즐길 자격을 얻게되셨습니다.


다른 어느곳에서도 경험해볼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을 아무런 조건없이 즐길 수 있다 이말입니다.


싫다고요? 왜 그런 섭한말씀을. 어디에서도 즐겨보지 못한 특별하고 이색적인 게임을 오직 당신만이 즐길 수 있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싫다고요? 저런. 유감스럽게도 참가자분께선 선택지가 없습니다. 게임에 응하시지 않는다면 참가자분께 주어지는것은 죽음뿐이니까요.


네네. 죽음이요. 흔히 자신의 목숨을 걸고 진행하는 게임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과 같습니다. 성공하면 살고, 실패하면 죽는.


그러니 참가자분께서 하실 일은 이제부터 진행되는 다섯가지 게임의 규칙을 전부 듣고 게임을 진행하시면 됩니다.


어때요? 어렵지 않죠?


자. 그럼 첫번째 게임입니다.


1.원래 첫번째 게임은 연습게임이 하나의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죠.


이는 저와의 게임에서도 공통되는 사항입니다.


하는법도 매우 간단합니다.


당신은 이제부터 당신의 방안에서 깨어날겁니다.


밖은 시간을 알 수 없는 암흑뿐일테고, 당신의 방 밖으로 당신은 나갈 수 없을것이며, 원래 당신의 방이 어떠하였든 바깥의 시간을 알 수 있는 일체의 물건은 존재하지 않을겁니다.


이상황에서 당신이 해야할일은 간단합니다. 그저 기다리십시요.


당신이 깨어난 시간을 00시로 잡고, 다음날 00시가 되기 전 무작위 순간에 방문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올것입니다.


그때 현재 시각을 당신이 맞추어 주시면 됩니다.


시간도 정확히 맞추실 필요 없습니다. 그저 시간만 맞추시면 됩니다. 지금이 한시다, 두시다. 13시나 오후 1시다. 뭐 이런식으로요.


성공하시면 다음 게임을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 두번째 게임으로 넘어가볼까요??


2.두번째 게임은 달리는 기차에서 시작하게 될겁니다.


기차는 시속 200km로 전속력을 다해 선로로 달리고 있고, 이 기차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상태입니다.


그리고 기차로부터 200km앞에 당신이 내려야할 기차역이 있습니다. 


당신이 이제부터 하셔야할 일은 간단합니다. 어떠한 방법을 사용하시든 상관없이 기차역에 살아있는채로 도착하십시요.


기차를 멈추든, 달리는 기차에서 떨어져 살아남든 어떻게하든 말입니다.


당신이 기차역에 도착한 시점에서 어떤 부상을 입었든 살아만 있다면 성공입니다.


3.세번째 게임은 난이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당신은 정신을 차리시면 어느 거대하고도 고풍스러운 저택 내부에 있는 방문앞에 서 계실겁니다.


그 안에 있는 살아있는 생명체는 한명의 아이가 전부입니다. 당신께서 하셔야할 일은 그 아이와 함께 8시간동안 함께 놀아주는것입니다.


아이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로 보이는 존재로 남자아이는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다소 소극적인 성격을, 여자아이로 보이는 존재는 일반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활발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그 옆에 앉아있는 그 아이의 어머니로 보이는 존재는 굉장히 따뜻하고 너그로우며 고풍스러운 귀부인으로 보일것입니다.


여기까지만 들으시면 난이도가 굉장히 쉽다고 생각하실수도 있겠군요.


허나 주의하십시요. 이 아이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 현실조작이라고 하는 능력입니다. 정확히는 상상하는것을 현실로 만드는 능력입니다.


말로만 들었을때는 무슨 느낌인지 모르시겠죠. 조금 더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제가 아까 처음에 살아있는 생명체는 아이 한명이 전부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 뒤에는 여자아이와 어머니를 덧붙였죠. 이건 실수가 아닙니다.


그 여자아이로 보이는 무언가와 어머니로 보이는 무언가는 그 아이가 만들어낸 환상입니다.


뿐만 아니라 당신과 그 아이가 머물고 있는 이 저택과 그 내부를 구성하고 있는 장난감이나 가구 등등은 모두 그 아이가 상상을 통해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런 아이를 상대로 당신은 8시간을 무사히 함께 보내시면 됩니다.


아이가 당신에게 싫증을 느끼거나 분노를 느끼지 않도록 적당히 잘 챙겨주되, 당신이 영원히 이곳에 남아주었으면 할 정도로 마음에 들지도 않게 말이죠.


어때요. 이제 좀 어렵게 느껴지십니까??


4.네번째 게임은 다섯가지 게임중 가장 쉬운 게임이 될겁니다.


혹시 게임과 게임 사이 쉬어가는 시간을 좋아하십니까?


아. 좋아하시는 모양이군요 다행입니다.


이번 게임은 참가자분께서 좋아하시는 쉬어가는 시간입니다.


난이도도 매우 쉽죠.


당신은 정신을 차리면 어느 병원의 정문앞에 있을것입니다.


병원 정문안으로 들어가면 어떤 한 인물이 보일텐데


그 인물을 목 졸라 죽이십시요.


고작 정신병자일 뿐입니다.


그 인물은 저항조차 하지 않고 죽음을 받아들일겁니다.


그 인물이 완전히 죽고나면 성공입니다.


5.다섯번째 게임은 역할극입니다. 혹시, 역할극을 좋아하십니까??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이곳에서 당신을 위협하는 직접적인 물리적 요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당신을 위협하는것은 단 하나죠. 사형.


다섯번째 게임이 시작되면 당신은 19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시기로 돌아갑니다.


당신은 정신을 차리면 어느 재판장에 피고인석에서 정신을 차리게 될것입니다. 그곳에서 당신은 ■■이라는 이름을 가진 노숙자의 가족을 죽인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될것입니다.


그 사건에서 죽은 사람은 남성이며 당신의 죄목은 살인죄입니다. 당신이 죄인이라고 증언할 증인이 셋에 증거물은 이미 차고 넘칩니다. 당연히 판결은 사형이 예정되어있죠.


이게임에서 당신의 성공조건은 간단합니다. 이 살인사건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 됩니다.


당신이 교묘한 빈틈을 파고들든, 자신은 아니라고 잡아떼든, 고작 노숙자 한명일 뿐이라며 배심원과 판사를 설득하든 상관없습니다.


성공시 당신을 원래세계로 돌려보내드리겠습니다.







............







축하드립니다. 모든 게임을 성공하셨군요.


게임을 하시면서 느낀점이 있으십니까?


저런. 딱히 없으셨다니 유감입니다.


탈출이요?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요. 그래도 제 게임을 성공적으로 끝마치셨는데 제 이야기라도 들어주시죠.


제가 이번 게임을 참가자분께 제공해드리기 위해 얼마나 많이 공을 들였는지 모릅니다.


그중 가장 힘들었던것은 참가자분을 기다리는것이였죠.


참가자분과 함께 어떻게하면 가장 완벽한 상태로 이 모든 일들을 끝마칠 수 있는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저런. 재미가 없으셨던 모양이군요.


좋습니다. 그럼 다른 이야기를 하도록 하죠.


이번에 진행하신 다섯가지 게임은 어느 한 인물과 인물간의 비극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습니다.


어느 노숙자 아버지와 망상장애에 걸린 아들에게 벌어진 끔찍하고도 비극적인 이야기말입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해당 게임들과 비슷했습니다.


없는 형편에 있는 돈 없는 돈을 모아 믿고 맡길 수 있는 가정교사를 무려 200km나 떨어진 시골에서부터 불렀습니다.


그 아이는 이미 죽어버린 어머니와 자신의 가족을 잊지 못해 병이 걸려버린 상태였죠. 그런데 믿고 맡길 수 있다던 가정교사는 일을 하는듯 마는듯 그저 시간만 떼울뿐이였습니다.


결국 아이의 장애는 점점 심해졌고 이젠 병원에 입원시키지 않으면 일상생활조차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도 그 가정교사는 불안했나봅니다. 자신의 커리어에 문제라도 생길것이라 생각했나보죠.


자신이 맡았던 손님이 병원에 갔다고 자신이 손가락질 받을까봐.


고작 그따위 이유 하나때문에.


그 어린 아이는 병원에서 쓸쓸히 눈을 감았던겁니다.


그 이야기를 보며 전 생각했습니다.


만약 그 가정교사라는 자가 약속한 날 제 시간을 지키지 못했더라면.


만약 그 가정교사가 내려야할 기차역에서 내리지 못했더라면.


만약 그 가정교사가 노숙자 아버지가 한눈에 보기에도 형편없을 수준이였거나 진심으로 아이에게 잘 해주었더라면.


그 가정교사가 그 아이를 죽일때 한번만 더 생각해주었더라면.


..........


뭐 그런 이야깁니다. 흔하디 흔한 이야기죠.


그러나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섯번째 게임에서 참가자분은 재판장에서 무죄를 이끌어냈지만, 사실 이 이야기 속 가정교사는 무죄를 받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어린아이를 죽인 가정교사에게 내려진 재판결과는 사형. 


그리고 그 재판의 사형집행일은.....공교롭게도 오늘이네요.


앞으로 몇시간뒤면 약속된 시간이 되어 사형이 집행될 예정입니다.


사형방식은 교수대에 목이 메여 질식사.....이 이야기속 아이와 똑같은 방식이네요.


적어도 아이 혼자 쓸쓸하지는 않겠네요. 그렇죠 참가자분?


자. 그러면 길고도 길었던 게임을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부디 아이를 죽인 그 가정교사가 지옥에서 영원히 불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