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식사시간에 아빠가 내 거를 뺏어 먹었어.

 그건 진짜 치사한 일이었지.

 물론 우리 아빠가 아무리 애딸린 홀아비라지만, 그래서 성격이 좀 괴팍하더라도, 나랑 같이 살면 적당히 선은 지켜주셨어야지.

 홀아비 티내는 것도 아니고, 나 원 참. 이번엔 진짜 선 넘으셨다니까?

 평소처럼 즉흥적으로 정한 것도 아니고, 동생하고 새엄마가 생겼을 때부터 합의 했었는 데 이렇게 뒤통수를 치시다니.

 이건 진짜 너무 하셨어, 섭섭할 정도라고.

 그러니까 이번에는 그냥 안 넘어갈거야.

 나도 아빠 거를 뺏어먹을 거라고.

 아빠가 그토록 애지 중지 하는 거를. 아껴 먹으려고 그렇게나 공들인 게 뻔히 보이는 그런 거를.

 그래야 수지타산이 맞잖아? 나도 동생 바보라고 불릴 정도였다고.

 그니까, 애처가로 불릴 정도인 우리 아빠도 좀 당해봐야 하는 거야.

 나도 새엄마를 좋아하긴 했지만, 뭐, 이별은 자주 일어나니까. 나도 동생을 떠나 보냈으니 그냥 한 번에 끝나는 게 나을 지도 몰라.

 물론 이건 좀 너무한 걸지도 모르지.

 하지만 아빠가 먼저 시작했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동생은 내 거였으니까 나를 이해 해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