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귀따가운 총소리만 들린지 6일이나 됐다. 이 미친 적군들은 어찌나 총을 갈겨 대던지 아직도 국군이 지역 탈환을 하지 못했다.


인터넷은 끊긴지 오래 됐고, 나에게 남은 것은 가족들의 마지막이 담긴 메시지와 정부의 시민안전 지침서 문자밖에 없다.


상황 종료가 이뤄질때까지 집 밖으로 나오면 안 된단다. 망할.


그나마 초기에는 새벽까지 총소리가 끊이질 않았는데, 지금은 너무 고요하다. 상황 정리도 다 안 된 것 같은데, 설마 국군이 지역 탈환에 실패한 것일까.


한 밤 중이다. 그런데 뭔가 심상치 않다.

갑자기 수많은 발소리가 들린다.

내 집은 10층인데, 아랫집부터 윗집으로 올라오며 문을 거세게 따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다가 한 번,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린 후 탕탕탕 하고 울려퍼진 총성에 묻혀 더 이상은 들리지 않았다. 3발이었다.


발소리는 점점 가까워진다. 딱 들어 봤을때는 10명은 족히 넘는 것 같아.


나는 너무 무서워 암전된 집안을 휘젓고 다니며 숨을 공간을 찾았다.

그리고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걸어잠그고 숨었다.




마침내 현관문이 열렸다.

아마 군인들이겠지. 이사람들, 집안을 막 뒤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화장실이 잠긴 것을 들켰다. 이것들, 내가 지금 있는 화장실 문을 막 들이받는다.

얼마 못 가 문이 박살났다. 결국 그놈들이랑 눈이 마주쳤다.


너무 무섭고 공포에 휩싸여 머리를 감싸매고 울부짖었다. 살려달라며 애원하기도 했고.


그 깜깜한 화장실 안에 있어서 이것들이 국군인지, 적군인지도 보이지 않았다. 피아식별하지 못하게 일부러 빛을 안 비추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가 결국 앞에 있는놈이 총구를 겨누며 질문 한 마디를 건넸다.





"귀하는 공산주의입니까, 민주주의입니까"




"대답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