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서 괴담을 많이 접해봤다면
알 수 없는 위험한 공간에 떨어져
그곳을 탈출할 방법이 적혀있는
유일한 탈출서를 얻어 도움을 받는 건 클리셰다.
나도 이 반짝반짝한 명함쪼가리와
그 옆에 있는 종이뭉치를 발견할 때까진
도움을 얻어 탈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했다.
근데 그 탈출서에
우리말이 적혀있을거란
당연한 기대가 무너져버렸다.
¥€**£$&@¥£#%
명함에 적혀있는 특수문자들
알아볼 수 없는 글자들
나는 이 종이뭉치에서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고
여기가 어딘지도 모른채로
어떻게 나가야할지 감도 잡지 못한 채
그저 멍하니 앉아 있을 뿐이다.
정신을 차리자
저런 종이따위 없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다보면
운 좋게 탈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하지 않는가
그렇게 내가 필사적으로 노력해서 알 수 있는 건
내가 갇혀있는 공간이
그저 넓은 하얗고 네모난 공간이라는 것
그리고 눈 앞에 문이 하나 있다는 것
여기서 할 수 있는 건 딱히 없는 것 같다
저 문을 열고 앞으로 나가는 것 외에는..
우선 알아볼 수 없는 명함과 종이는 챙겨뒀다
나중에 어떻게 쓰일지도 모르고
두고 갔다가 후회할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눈 앞에 보이는 문을 열고 들어서자
또다시 하얗고 네모난 방이 나왔다
다만 이번에는 커다란 곰돌이 인형이
문을 막은 채로 서있었다.
저걸 치워야 지나갈 수 있을 거 같은데..
내가 인형 근처로 가자
갑자기 인형이 움직이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첫번째 테스트입니다.
당신의 이름을 말하세요.]
테스트라고?
나는 순간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희망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
첫번째라는 걸 보면 이후로도 테스트가 있을 것 같지만
그걸 전부 통과한다면
나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는 나의
이름
성별
나이
혈액형
사는 곳
가족 관계를 답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변이 생긴건 7번째 방에 도착해서
고양이 인형이 말하기 시작했을 때였다.
[일곱&째 테스¥ 입니다.
좋아₩는 동물£ 말하%요]
인형의 목소리에 노이즈가 낀 것 처럼
중간중간이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들렸다.
이게 무슨 소리지
문득 든 생각은 그나마 신뢰할 수 있던 인형이란 희망이
언제 갑자기 등을 돌릴 지도 모른다는 것
지금은 그래도 대부분 알아들을 수 있지만
앞으로 점점 더 못 알아듣게 된다면?
망할 명함쪼가리와 종이뭉치처럼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말을 걸어온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의식적으로 내가 깨어난 곳에서 들고 온
명함을 바라보았다.
당신**£$&자격£#%
숨이 턱 막혔다.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이 생겼잖은가
분명 테스트를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록
명함에 있는 글자를 알아볼 수 있게 될 수록
탈출에 좀 더 가까워지는게 틀림없다
나는 곧바로 ‘토끼’ 라고 좋아하는 동물을 얘기한 뒤
물러서는 고양이 인형을 뒤로 한 채
다음 방으로 건너갔다
[여덟&₩ 테@¥ 입니다.
당신•손톱 £$*%]
나는 내 손톱을 뽑아 원숭이 인형이 들고 있는 쟁반에 올렸다
[아^&₩ 테@¥입니*.
눈 앞• 물‰¥£¿]
나는 박쥐 인형이 들고 있는 물을 뺏아 마셨다
…
[$£¥•#¥*£]¥!
############################]
이번이 몇번째 방이지
이젠 인형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고릴라 인형이 주먹을 치켜들길래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막았는데
아무래도 이번 게임은 가위바위보였나보다
고릴라 인형이 순순히 비켜준다.
게임?
내가 왜 게임을 하고 있더라
아
아아.. 이건 게임이 아니라 테스트다
다음방에 들어서며
나는 아주 오랜만에
알 수 없는 문자가 적혀있는 명함을 바라봤다
당신은 우리와 함께 할 자격이 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지
나는 분명 이 명함을 다 읽을 수 있게 되면..
다 읽을 수 있게 되면..
눈 앞에 토끼인형탈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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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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