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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 04. 25.

식목일에 나무를 심으러 나왔더니 비가 와 묘목을 들고 집에 돌아가던 마을 주민.

마을 뒷산 속에서 비명소리가 들려 소리가 들리는 쪽엔 아무 것도 없어 민원을 넣었다.

그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80대 노인분들의 증언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비가 심하게 오는 날마다 비명 소리가 났다고 한다.

산림청에서 조사팀을 꾸려 조사 시작.

그러나 산림국에서 산림청으로 승격한지 4달밖에 되지 않은 터라 조사팀이 허술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하였다.

딱히 피해자도 없는 사건이라 묻혀버렸댄다.


1988. 09. 12.

시성산의 계곡 하류를 타고 내려온 부패한 신원불명의 6살 아이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부검 결과 심장 안쪽부터 번개에 맞은 듯한 심한 작열통을 느낀 흔적과

완전히 죽어버린 신경과 장기들의 현대의학과 과학으론 설명 할 수 없는 변이 외엔 아무 것도 알 수가 없었다.

사인은 커녕 그 아이가 어떻게, 왜 소름끼치게 웃는 모습으로 죽었는지 이유조차 알 수 없었다.

누구의 지문 조차 발견되지 않았고

그 아이의 DNA와 지문은 누구와도 일치하지 않은, 세상에 존재한 적 없었던 DNA와 지문 같았다.

결국 미제사건으로 사건 종결됐다고 했다.


2003. 03. 03.

심마니가 죽었다.

그 심마니는 30년 경력의 심마니였고 전국에서 안가본 산이 없을 정도의 베테랑이었다.

그랬던 심마니가 계곡 하류를 따라 내려온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부검 결과 심마니는 죽은 지 7일 정도 되었고, 온 몸이 동그란 광선으로 난도질 당한 듯 했다.

아무리 조사를 해도 사건의 실마리 단 하나도 발견 할 수 없었다.

알고 보니 시성산은 산 밑에 마을의 점쟁이가 하늘의 진노 운운 하면서

강력하게 시위를 하여 종교적 이유로 출입이 금지된 산이었다.

진짜 이유는 88년도에 일어난 살인사건 때문이겠지만.

용케도 심마니는 이런 산을 알아서 삼을 채취하려고 온갖 경고판을 피해 갔나보다.

이 산 밑의 마을 자체가 12가구밖에 살지 않는 마을이라 정보가 적었을 텐데 어떻게...

결국 이 사건도 미제사건으로 종결.


2014. 10. 04.

할머니 집에 간 손녀가 민원을 넣었다.

사유는 고성방가.

천둥같은 빗소리를 뚫고 나오는 비명소리가 너무 듣기 싫댄다.

할머니는 자기 어릴 때 부터 났던 소리라며

민원을 넣으려는 손녀를 극구 말렸지만 손녀는 결국 민원을 넣었다.


2014. 10. 08.

비오는 날, 행정안전부와 산림청에서 사람을 보내 확인해 보기로 했다.

나도 그자리에 있었는데, 사람에게 한번도 공개된 적 없는 산이라 굉장히 험한데다 비까지 와서 굉장히 힘들었다.

하지만 굉장히 특이한 것을 발견했는데, 나무 명패에 빨간 무언가로 쓰인 '하늘 유치원'이란 팻말을 발견하였다.

감식 결과 빨간 무언가는 피는 아니지만, 생명의 흔적이 느껴지는 무언가라고 했다.

세상에 존재하는게 아닌 것 같다는 충격적인 답변은 덤.

내가 이런 일에 연관되어도 되는지 모르겠다.


2014. 11. 06.

한달 뒤, 이번엔 일부러 비가 오지 않는 날을 골라

정부 측 사람들과 특수부대 인원들과 함께 그 산을 다시 찾아가 보기로 했다.

팀원은 나 포함 총 8명.

살인 사건 2건과

'하늘 유치원' 명패를 발견했던 그곳을 향해 가보았다.

그리고 우린 보았다.

눈에선 피를 흘리고 머리엔 노란색 면류관을 쓴 히스패닉 아이를.

정확히 똑같다.

내가 요청해서 받았던 그 88년의 아이 시체의 얼굴과.

우리 모두는 총 따위의 화기, 하다못해 테이저건이라도 바지 뒷 주머니에 있었다는 사실을 망각했다.

처음 본 것 치곤 꽤 끈끈했던 팀은

그 아이의 웃음을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쳐졌다.

처절하게 비탈길로 떨어진 한명은 즉사. 시체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우리 중 가장 강인해 보였던 특수부대원 팀장을 곁눈질로 살짝 보았다.

정말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그 아이의 품 안에 안겨

펑펑 울고 있었다.

잠깐 봤지만 알 수 있었다.

그 아이의 인자한 미소를.

모든게 다 괜찮다는 듯이 자신의 2배 정도 되보이는 팀장의 몸통을 감싸안아

그의 모든 인생을 위로해주는 토닥임을.

그리고 잠깐 본 걸 후회했다.

팀장의 몸이 천천히 부풀어 오르더니

터져버렸기 때문이다.

내 정신과 함께.

정신을 차렸을 땐 산 밑이었다.

팀원들의 표정은 모두 얼이 빠진 듯 했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갔다.

근데 팀원들 인원 수를 세보았더니

나 포함 8명이더라.

시발 나 어떻게 살아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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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pired by 자라자라쟌쟌쟌

첫 시리즈입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