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로스트미디어  어릴 적 악몽의 원인을 찾았다
옹기장

추천 46  비추천 1  댓글 8  조회수 2052  작성일   수정일



제목 그대로 어릴 적 악몽의 원인을 어젯밤 찾았음.


우리 삼촌은 제법 큰 규모의 DVD방을 운영하셨는데


사업의 쇠퇴로 장사를 그만두셨고 그 덕분에 집에 미처 정리하지 못한 여러 가지 비디오테이프들이 있었음.


어렸을 적을 돌이켜보면 그 테이프들은 나에게 보물창고였고 혼자 있을 때 한 편씩 보는 게 삶의 낙이었음.


드래곤볼, 드래곤퀘스트, 그랑죠 등등... 지금 생각해도 좋았던 추억임.


그러다가 어떤 비디오테이프를 보게 되었는데 그 뒤로 꽤 오랜 기간 악몽에 시달렸음.



영상의 대략적 내용은 이러했음


1. 방송 녹화본으로 추정, 패널들이 있고 어떠한 화면 속 영상을 보며 분석하는 내용.


2. 패널들이 보던 영상은 현실 세계가 아님. 부자연스럽고 괴상하고 음침한, 요즘 용어로는 아날로그 호러, 리미널 스페이스 같은 느낌의 공간.


3. 조용한 분위기 속 카메라가 굉장히 불편한 시선으로 움직임. 카메라의 움직임을 따라 어떤 공간으로 들어감.


4. 공간의 끝 새빨갛게 피가 묻은 여자의 시체와 마주하며 패널들이 놀라 리액션을 함.



당연히 악몽의 원인은 4번으로 새빨간 옷을 입은 여자는 내가 가진 공포심의 근원과 같았음.


세월이 지나 당시의 비디오테이프들은 전부 유실되었고 (이후 컴퓨터에 빠져 관심을 잃음)


뒤늦게 악몽의 원인이 궁금해진 나는 해당 영상을 찾아보기 위해 노력했음.


오랜 기간에 걸쳐 영상을 알고 싶어 찾아봤는데 전부 허탕이었음. 당연히 삼촌도 기억이 안 나신다고 하고...


그러다 어제 드디어 악몽의 원인(!)에 접근하게 되었음.





혹시 여기에 상주하는 아재들이 있다면 해당 프로그램을 알 거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하자면 달려라 코바라고 해서 tv 프로그램인데


전화기로 원격조종을 해서 게임을 하는 지금 봐도 신박한 시스템이었음.


해당 프로그램을 봤던 기억은 딱히 없음.


궁금해서 나무위키에 해당 프로그램을 검색했는데 위키에서 딱 하나의 문장에 꽂힘.


달려라 코바는 SBS에서 방영했던 TV 프로그램이다. 동서게임채널이 게임을 제작하였다. 첫 방송 직전, 주말이었던 1994년 10월 15일 오후 1시 10분에 시범 방영을 했었다. 방영시기나 시간대나 KBS 2TV 게임천국의 경쟁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은 코가 큰 '코바'라는 캐릭터이다. 전화를 걸어서 연결된 시청자가 코바를 조종해서 게임을 클리어한다. 전화번호가 처음에는 02-368-1789였으나 중반 이후로는 02-368-1703으로 바뀌었다. 방송 전부터 전화가 두절될 정도로 인기있었다. 달랑 1명만 연결할 수 있는데 전국에서 전화가 걸려오다 보니 운 좋게 전화가 걸린 한 사람 빼고는 죄다 통화중으로 떴다.


kbs 2TV 게임천국.


위키를 눌려보면 이렇게 적혀있음.


1994년 10월 15일에서 1996년 3월 2일까지 매주 토요일 5시에 KBS에서 방영되었다. 방영 전에는 파일럿 프로그램[1]으로 동년 8월 14일 오후 4시 40분에 게임천국 TV-i를 방영했다. 초대 진행자는 파일럿 프로그램에서도 진행을 맡았던 손범수며 당시의 경쟁 TV프로그램은 SBS의 달려라 코바다.

또한 자사가 발매하는 게임잡지인 게임피아를 홍보했다.

진행방식은 시청자들이 방송국으로 전화를 걸며, 그 중에서 운좋게 연결된[2] 두 사람이 해당 게임을 플레이[3]하는 방식을 취했다. 세균전같은 게임은 2인 대전이 가능했고, 협력 플레이의 경우에는 점수를 더 많이 딴 사람이 승리. 80486 컴퓨터 등의 경품도 있었다.

초기에는 외주 제작사에 제작을 위탁한[4] 단순한 오리지널 미니게임으로 구성되었다.(푸얀 형태의 '화살쏘는 돼지', 컬럼스 형태의 '똑이와 순이', 펭귄군 워즈 형태의 '토끼와 거북이' 등) 그리고 그런 미니게임 중에서는 자체적으로 디자인한 것으로 여겨지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게임도 있었다.[5] 중반기부터는 실제로 상용으로 발매됐던 국산 PC게임들로 바뀌었다. 후반부에는 연예인들이 출연해 밀실에서 증거품들을 탐색하며 추리를 한다던지, 라면을 끓이는 등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을 플레이했다. 다만 이전 게임 포맷보다는 인기가 별로였다. 


연예인 출현. 밀실. 증거품 탐색. 추리.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단어들 하나 하나에 심장이 쿵쾅쿵쾅 뛰는 느낌이었음.


바로 관련영상들을 찾아봤고, 굉장히 유사한 영상들을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었음.






너무도 아쉬운 점은.


아무리 찾아봐도 영상이 몇 개 밖에 올라오지 않았다는 점. 


내 악몽의 원인과 관련된 영상을 확실하게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임.


그래도 나는 해당 프로그램이 악몽의 원인이라고 거의 확실함.


기법, 장소, 영상 등등이 내가 기억하는 느낌과 너무도 비슷하거든. 머리가 반응한달까.


원인이 된 프로그램을 찾았다는 것만 해도 지금으로서는 너무 만족스러움.


반가운 마음에 여기에 몇 자 주절주절 적어봤어.



 2024-02-14 19:51:05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다니 신기하네
 2024-02-14 19:53:18
달려라 코바 유명했지 ㅋㅋㅋㅋㅋㅋ
 2024-02-14 19:54:29
어릴때 보면서 게임개못하네! 만 했던 방송이었는데 나중엔 저런것도 했었구나 ㄷㄷ
 2024-02-14 20:12:18
아 저거 뒤에 그 밀실추리같은거 하나는 기억나는데 너무 트릭이 조잡한거라 아직도 기억나네

뻐꾸기 시계앞에 뭘 둬가지고 시계 열리면 그게 떨어져서 아래에 도자기였나 항아리 깨진거였는데ㅋㅋㅋㅋ
 2024-02-14 21:17:05
요즘보다 나 태어나기 전 TV 내용이 다양했네 신기하다

 2024-02-14 22:33:32

게임 진짜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생각해보니 그때 시절 전화기로 게임하는 거였으니 반응속도 느려서 못했던거 같음
 2024-02-14 23:44:55
*수정됨 
저거 pc통신에서 미리 사람뽑아서한 조작이라는 말이 있음
 2024-02-15 02:01:11
영상 소재 관리 센터에서 일하는데 관심 있으면 개인톡 줘. 주소 -









공포/로스트미디어  영상 드디어 확인했음
옹기장

추천 23  비추천 1  댓글 8  조회수 1258  작성일




kbs 2TV 게임천국 관련해서 글 썼던 사람임.


감사하게도 영상 소재 관리 센터에서 일하는 분하고 연락이 닿아서 어제 만나 뵙고 옴. (이 글을 빌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그분 사생활이 있으시니 다른 설명은 하지 않겠음.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있다면


대한민국에 생각보다 로스트미디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고 나처럼 찾아오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거임.


나 옆에 있는 사람도 이전에 공중파 방송에서 봤다던데


어느 여자가 서커스를 하다가 실수로 삐에로가 던진 칼에 맞아 죽는 장면이 안 잊혀져서 찾아왔다더라.


암튼 그 사람 먼저 일 끝내고 나도 게임천국 관련 영상들을 확인할 수 있었음.


결론만 말하자면 게임천국이 아니었나봐.


관련 영상들 전부 살펴봤는데도 칼 맞아서 죽는 여자 같은 건 없었음.


빨간 옷을 입은 여자(영상에 빨간 옷 입은 여성이 나오긴 하나 진짜 잠깐 스쳐 지나감)가 나오는 영상도 있긴 하던데 


아무리 봐도 반응이 없더라 ㅋㅋㅋ 이게 아니었나 봄.


솔직히 좀 맥 빠지던 차에 영상 센터 분이 이렇게 말해주시더라.


'그 시기에 영상을 본 건 맞을 수 있는데, 아마 다른 무언가와 합쳐졌을 가능성이 높다. 


나중에 정황을 따져보면 기억이 합쳐진 경우가 꽤 있더라'라고.


돌아가는 길에 계속 그 말이 생각나서 미치겠더라.


혹시 영상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있었던 건 아닌가.


밤늦은 시간인데도 잠이 안 와서 삼촌한테 전화해서 물어봤음.


혹시 그 시기에 무슨 일 있었냐고.


삼촌 당황하더니 다시 나한테 물어보더라.


진짜 기억 안 나냐고.


생각해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시기에 이사를 했었음.


그 바람에 테이프들도 거의 버렸고.


부모님이 컴퓨터도 사주고 게임기도 사주면서 나한테 엄청 잘해줬었음.


당시 집 주소를 찾아보고


대략 이사 시기가 언제쯤이었는지 다시 찾아봤음.


신문기사를 봤는데 당시 옆집에서 살인사건 일어났다더라.


그때 내 방에 tv가 놓여있었고


그 옆에 창문이 놓여 있었어.


내가 봤던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