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서 괴담을 보다가 발견한 한 문구



"...했다면 행복하세요"



처음엔 너무 어이가 없었다.

이따위 허술한 말로 상황을 설명하는 것도 그렇고, "행복하세요" 라니... 

행복이란 욕구 따위가 만족되어 괴로움이나 불안함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보통의 규칙서 괴담에서 "행복하세요" 라는 말이 나올 상황이라면,

그야말로 어떤 극단적인 상황을 앞둔, 미래를 점칠 수 없는 그런 상황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행복할 수가 있는 것인가?



어떤 이가 극단적인 상황 앞에 놓여있다고 했을 때

어떤 이가 행복을 느끼려고 한다면, 과연 어떤 것이 필요할까?

행복은 분명 욕구 따위가 만족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어떤 욕구가 필요할 것인가...

죽음마저 초월하여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욕구란....?



갑자기 기침을 토하듯 난데없이 '풋' 하고 웃음이 튀어나왔다.

이유 모를 웃음이 터져 나오면서 그대로 한참을 웃었다.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어있었고, 너무 웃는 바람에 가슴팍이 뻐근해졌다.

도대체가.... 행복하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웃음밖에 나질 않는다.

진정이 되지 않는다.

웃음이 멈추질 않는다.

웃음....

우...숨이.......












어느 날부터 사람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모두 얼굴에 기괴한 미소를 띤 채로 죽어있었고, 어떠한 타살이나 자살의 흔적도 없었다.

전대미문의 사태에 어떠한 이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내지 못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어떤 사이트의 괴담이 이 사태의 원인이라고 했다.

공식적으로는 이제 그 사이트는 폐쇄되어 찾을 수 없게 되었지만, 아카이브 따위나 다른 어딘가에 흔적이 남아있을 것이다.










...

"...했다면 행복하세요"



행복하세요....?

뭐라는 거야 이건

너무 어이가 없었다.

이렇게 끝낸다고?

이따위 허술한 말을 보기 위해 이 개고생을 했다니....

끝 없는 허무함과 무력감에 휩싸이려던 찰나



'풉'



난데없이 웃음이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