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규칙서 괴담을 좋아하던 남자는 폰으로 재미난 규칙서 괴담이나 찾으면서 길을 가던 중에 오싹한 기분을 느꼈다.

무심결에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다 다시 앞을 보았더니 방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남자 앞에는 거대한 숲이 끝도 없이 이어졌고, 숲 앞에는 글씨가 빼곡히 적힌 나무 안내판이 세워져있었다.

안내판 뒤에는 보일듯 말듯이 나무로 된 탁자로 보이는 것이 있었다.

남자는 오싹했지만 수 개월간의 규칙서 괴담을 읽은 경험을 바탕으로 조심스레 안내판 앞에 서서 안내문을 읽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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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안내문을 읽고 계시다면 당신은 숲의 존재들의 계략에 당하신 것입니다.

하지만 진정하십시오. 아직은 살 수 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다 년 간의 실험과 희생을 통해 이 숲을 최소한의 피해만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루트를 구축하였습니다.

다음 사전 안내 문구를 읽으신 후 본 안내문 뒤에 비치된 규칙서를 지참하신 채로 숲에 입장하시기 바랍니다.

신체가 온전한 형태로 숲을 통과하고 싶으시다면 반드시 규칙서를 지참하신 채로 입장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이 숲은 입장한 입구로부터 시작하여 결국 나오는 곳 역시 이 입구입니다.

숲을 빠져나오셨다면 반드시 비치되었던 곳에 규칙서를 두고 가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행운을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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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입장 전 사전 규칙입니다.

0-1. 본 숲은 숲의 존재들이 당신이라는 존재를 탐식하고자 만들어낸 공간이자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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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앞서 언급했듯이 반드시 규칙서는 비치된 곳에 두고 가십시오.
이를 반복하여 강조하는 이유는 그 존재들은 규칙서라는 개념 자체를 어떻게든 당신의 머리에서 수시로 지우려고 하기 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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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 위 규칙들을 명심하신 후 본 안내문 뒷편에 비치된 규칙서를 반드시 지참해 가시기 바랍니다. 이는 계략에 빠진 당신을 위한 유일한 구원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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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문을 모두 읽은 남자는 규칙서를 가지러 가기 위해 안내문 뒷편으로 갔다.


그곳에 비치된 규칙서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