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


A. 안녕하십니까.

Q. 동화책에 대해서 알고 있니?

A. 그렇습니다. 동화책은 어린아이들이 읽을 

만한 이야기를 기록해놓은 책입니다.

Q. 동화책의 결말은, 항상 비슷한거 같지 않아?

대부분, 착한 주인공은 행복하게 사는 걸로 끝나고,

나쁜 악당은 죽거나 다른걸로 변해버리잖아?

어쩐지 진부하고 재미없다고나 할까.

A.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독자들이 어린아이들인 측면을 고려하여 보면,

그들에게 권선징악의 교훈을 주기 위한 목적

으로 결말을 그렇게 설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마음에 안 드는 점은 그 뿐만이 아니야.

결말의 마지막 문장은 대부분 "영원히 행복

하게 살았습니다." 로 끝나는데, 영원한 행복

이라는 것이 존재할 리가 없잖아? 우리는 영

원히 살 수 없으니까.

A. "영원한 행복"의 의미를 쓰여진 그대로 받아

들인다면 어색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다만, 그것을

"살아있는 동안에 대체로 행복하다가 죽었다."

라고 해석한다면 적절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그렇지만 등장인물에게 영원히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굴레가 씌워진 거라고 해석할

수도 있잖아? 그럼 차라리 죽어 없어진 악당이

나을 수도 있는거 아니야? 행복해야만 하는 게

얼마나 큰 악몽인지 모르는 것은 아니잖아?

A. 제시하신 의견은 그다지 적절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모든 기록은 운명이고, 그것을 따라

살아가는 이들은 그 존재를 인지할 수도, 

그것에 반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Q. 네 말은 완전히 틀렸어. 만약 네 말이

맞다면, 내가 종이에 "나는 20년 전에 

죽었다." 라고 쓰는 순간 지난 20년 간의

내 존재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야 한다고.

A. 모래 위에 나뭇가지로 쓴 "영원"이라는 글씨는

영원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또한, 돌은 깨져서

작은 조각으로 흩어져도 영원히 돌이지 않습니까?

Q. 어째서 내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는 거야?

질문에 대한 답변은 질문이 될 수 없어.

A. 죄송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세계만으로 또 다른

세계를 이해하는 데에는 귀납이 가장 효과적이라

판단했습니다. 제 무례를 용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동화책 뿐만 아니라, 모든 책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신이 맡은 배역이 있고, 그 배역을

충실히 수행하여야 그 세계를 유지시킬 수 있어.

Q는 Q여야 하고, A는 A여야 되는 것처럼 말이야.

A. 죄송합니다.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말씀하시는 바에 대한 보충 설명을 요청

해도 되겠습니까? 만약 그래주신다면,

질문하시는 대상에 대해 보다 잘

 설명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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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은 거짓말이다."